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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인공지능은 혼자 사는 어르신에게 전화를 걸까?

최민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코로나19 장기화 속 독거 어르신 우울증과 고독사는 사회문제로 부상했다. 비대면 생활이 이어지는 가운데 홀로 사는 어르신이 느끼는 외로움이 극대화되면서 ‘감정 돌봄’에 대한 필요성 또한 늘어나고 있다. 전국 주요 지자체들이 고독사를 예방하기 위해 안부 전화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이유다.

이와 관련 주요 IT기업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독거 어르신을 돌보는 ‘케어콜’ 서비스에 나섰다. 독거 어르신 돌봄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생활 지원사 부족으로 발생하는 돌봄 공백을 정보통신기술(ICT)‧AI 기술로 메우겠다는 취지다.

네이버와 SK텔레콤 등이 선보인 케어콜은 AI가 직접 대상자에게 전화를 거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대상자가 전화를 받으면 대화를 이어갈 수 있다. 식사는 했는지, 잠은 잘 잤는지, 불편한 곳은 없는지 등 대상자 안부를 확인한다. 비록, AI지만 때에 따라 가족보다 더 알뜰히 대상자를 살피며 대상자와 상호작용을 한다. 이를 통해 대상자 건강뿐 아니라 정서 건강까지 케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네이버는 29일 ‘클로바 케어콜(CLOVA CareCall)’을 출시하고, 부산 해운대구에서 베타 서비스를 시작하기로 했다. 클로바 케어콜은 말벗 기능에 특화된 만큼, 친구처럼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도록 초대규모 AI ‘하이퍼클로바’ 기술을 적용했다. 하이퍼클로바 기반 음성인식 ‘NEST’ 엔진도 도입됐다.

이에 클로바 케어콜은 독거 어르신에게 전화를 걸어 식사, 수면, 건강 등 주제로 어르신 상태를 확인하고 답변에 따라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다. 맞장구를 치거나, 추임새도 넣는다. 통화 종료 후에는 통화 결과 리포트를 지자체 담당자에게 전달해, 필요한 경우 후속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했다.

SK텔레콤은 지난 1일 독거 어르신에게 전화를 걸어 안부를 확인하는 ‘누구(NUGU) 돌봄 케어콜’ 서비스를 출시했다. SK텔레콤 경상남도를 시작으로 누구 돌봄 케어콜 서비스를 시작했다. SK텔레콤도 네이버처럼 대상자에게 전화를 걸어 안부를 확인하고, 통화 결과를 지자체에 공유한다. 누구 돌봄 케어콜은 ‘누구 인터렉티브(NUGU interactive)’ 기술을 통해 구현됐다. 누구 인터렉티브는 AI가 자연스러운 대화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기술이다.

앞서, SK텔레콤은 AI스피커를 보급하는 누구 돌봄 서비스를 전개해 왔다. 전국 지자체 등과 협력한 누구 돌봄 서비스의 경우, 긴급SOS 호출 때 ADT캡스 관제센터를 통해 119와 응급실로 연계하는 기능을 포함했다. 이를 통해 위험한 순간을 넘긴 어르신 사례도 종종 있었다. 이에 일반 고객 사이에서 부모님을 위한 서비스로 출시해달라는 요구가 있어 ‘누구 오팔 안심’ 상품으로 지난 3월 출시되기도 했다.

하지만, 독거 어르신의 경우 AI스피커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수가 상당하다. 옆에서 하나하나 알려줄 가족조차 없는 분들도 많다. 이에 AI스피커 사용법을 안내하고, 이를 관리하기 위한 별도 인력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AI스피커와 스마트폰이 없어도 전화로 어르신 마음을 달래고, 돌봄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는 AI 케어콜이 등장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한편, 네이버와 SK텔레콤은 AI케어콜 서비스 대상 지역을 향후 전국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최민지
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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