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냐 검열이냐…여야 대선주자까지 'N번방 방지법' 공방
[디지털데일리 임재현기자] N번방 방지법(디지털 성범죄물 유통 방지를 위한 전기통신사업법)을 두고 여야가 팽팽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모든 자유에는 한계가 있다"며 옹호한 반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통신 비밀 침해 소지가 있다"며 재개정 필요성을 피력했다.
지난 11일 이재명 후보는 금오공과대학교 간담회에서 "N번방 방지법은 사전검열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이재명 후보는 "표현·언론의 자유는 좋지만 모든 자유와 권리엔 한계가 있다. 합의했으면 합의에 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12일 경북 추풍령휴게소 인근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도 N번방 방지법이 여야 합의로 만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재명 후보는 "여야가 합의한 법인데도 국민의힘은 남 탓을 한다"며 "유예기간 노력해 보고 도저히 안 된다 싶으면 재개정 절차를 밟으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같은 날 윤석열 후보는 고양이 동영상 논란을 언급하며 해당 법안을 비판했다. 윤석열 후보는 "디지털 성범죄는 원천 차단하고 강도 높게 처벌해야 한다"면서도 "귀여운 고양이, 사랑하는 가족의 동영상도 검열의 대상이 된다면 그런 나라가 어떻게 자유의 나라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범죄도 차단하고 통신 비밀 침해도 막을 방안을 마련하겠다"며 재개정을 추진할 것을 예고했다.
대선 후보뿐만 아니라 여당·야당 역시 같은 문제로 공방을 벌이고 있다. 정춘숙 의원(더불어민주당)은 "고양이 동영상이 검열 대상이 되는 것처럼 호도하지 말기 바란다"며 "N번방 방지법은 디지털 성범죄를 방지하기 위해 불법 촬영물을 제한하는 조치"라며 윤석열 후보를 저격했다.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법안이 적용된다고 해도 국민 프라이버시가 침해되는 사태는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만일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민주당은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여야가 해야 할 일은 책임 공방이 아닌 디지털 성범죄를 사회에서 근절하겠다는 의지를 명확하게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혜영 의원(정의당)도 "N번방 방지법이 논의된 지난 2020년 5월20일, 법사위 회의록을 뒤져봐도 누구 하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나 윤석열 후보가 말하는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며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후보가 남초 커뮤니티 여론을 등에 업고 선동정치에 나섰다"고 비난했다.
이에 야당 의원은 13일 '온라인사전검열법 긴급토론회'를 열어 해당 법안에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토론회를 주최한 하태경 의원(국민의힘)은 "N번방 방지법은 온라인에 게시되는 모든 콘텐츠에 문제가 있다는 시각을 깔고 시행되는 법"이라며 모든 콘텐츠가 사전 검열받는 법은 전 세계에 유례가 없다. 반드시 개정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준석 대표는 N번방 방지법으로 성실한 기업이 검열 불안감에 휩싸여 사업지를 이전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준석 대표는 "직장인 커뮤니티 앱 블라인드의 경우 본사가 샌프란시스코에 있다. 트래픽 순위 6위까지 오른 나무위키도 마찬가지로 파라과이에 본사를 둔 것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필터링 방식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이준석 대표는 "N번방 방지법의 맹점은 시각적 정보만 검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불법 성 착취물을 암호화 파일로 전송하면, 암호화를 깨지 않는 한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법안 적용 대상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N번방 방지법이 적용되는 대상은 연 매출 10억원 이상 또는 하루평균 이용자 10만 명 이상인 인터넷 사업자다. 이영 의원(국민의힘)은 "연 매출 10억이면 한 달 기준 1억도 되지 않는 것이며, 실제 이익으로 치면 1000만원이나 될지 의문이다. 작은 콘텐츠 서비스 업체까지 적용받는 것"이라며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불태우는 격이다. 지금이라도 정상화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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