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이재명, 과학기술 혁신 부총리제 도입 필요성 강조...탈원전 정책엔 "있는 건 쓰자"

강소현

[디지털데일리 강소현기자] ”2만7000명이 넘는 동학 혁명군들이 우금치 고개에서 2000여명에 불과한 일본 관군에게 전멸당했다. 과학기술의 차이 때문이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19일 한국과학기술회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과학기술인이 묻고, 이재명이 답하다’의 기조연설에서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정책 토론회에 초청된 이 후보는 “과학기술 혁신 전략을 국정과제의 맨 앞줄에 배치하고 대한민국을 5대 강국으로 발돋움시키겠다”며 과학기술 공약에 대한 자신의 비전을 공유했다.

이 후보는 과학기술 공약으로 ▲과학기술 혁신 부총리제 도입 ▲미래 국가 전략 기술 확보 ▲우주강국 시대 선도 ▲사회문제 해결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과학기술 연구 확대 ▲지역 자율 기술개발(R&D) 예산 1조원 확보 ▲연구자 중심의 과학기술 연구환경 조성 ▲과학기술 인력 양성 등 7가지를 내세웠다.

먼저 이 후보는 과학기술 혁신 전략을 주도하는 ‘과학기술 혁신 부총리제’를 도입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과학기술 혁신 부총리에 기획과 예산 권한을 대폭 부여하겠다”며 “그동안 정부가 주도해온 국가 연구개발(R&D) 체계를 추격형에서 선도형으로, 단기 성과중심에서 중장기형으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또 인공지능(AI)·우주항공·스마트모빌리티·양자기술·차세대전지·시스템지능형반도체·바이오헬스·차세대네트워크·탄소자원화·사이버보안 등 10개 분야를 미래 국가 전략 기술로 선정하고, 관련한 프로젝트 진행 상황을 직접 보고 받고 챙길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우주항공 기술 개발을 위한 대통령 직속 부서를 설치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2030년까지 우주탐사의 시작인 달 착륙 프로젝트를 완성시켜 대한민국을 세계 7위권의 우주강국으로 도약시키겠다”며 “그 일환으로 우주개발 전략 수립과 목표 달성을 위한 우주정책 집행 기구인 ‘우주전략본부’를 설치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패널들은 이런 이 후보의 정책에 공감하면서도 정부 기조 변화에 따라 연구의 연속성과 안정성이 위협 받을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노성열 문화일보 기자는 “과학기술 정책을 추진할 컨트롤타워와 관련해, 현재 장관급인 과학기술 정책 담당자를 부총리급으로 격상하고 대통령 직속 우주전략본부를 신설하겠다고 말하셨다”며 “각 분야에서 절실한 공약들이지만 당선 후에 그 약속이 무산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만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달 착륙 프로젝트와 같이 대통령 임기인 5년을 훨씬 뛰어넘는 긴 기간이 소요되는 프로젝트를 어떻게 다뤄야 한다고 생각하냐”고 질문했다.

이에 이 후보는 기획재정부 등 일부 부처가 우월적 지위를 남용하는 상황에서 과학기술 분야에 예산 집행 권한을 가지는 컨트롤타워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답했다. 또 지속적인 연구개발이 가능하도록 충분한 예산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후보는 ”시스템보다는 지휘자의 역량이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에 정부 부처 개편은 최소화하려고 한다“라면서도 ”그럼에도 우주전략본부 설치 등 정부 부처 개편과 관련해 이야기 한 건 전 부처를 관통하는 사업을 해낼려면 집행 기능을 가지고 있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서다“라고 말했다.

이어 ”부총리의 위상을 가지는 과학기술혁신 부총리가 필요하다는 것도 현재는 기재부가 예산 집행 권한을 가지고 있어 관련 정책 담당자가 이의 제기가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후보는 이날 탈원전 정책과 관련한 의견도 밝혔다. “최근 논란이 되는 원전 문제와 관련 ‘공포가 과학을 이긴다’는 자조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하실 건지 말해달라”는 질문에 이 후보는 체르노빌, 후쿠시마의 사례를 들며 “원자력의 위험성은 단순히 공포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이 후보는 “우리나라 에너지 수급현황을 생각해보면 무조건 원전을 없애자고 할 순 없다”며 “이에 실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본다. 있는 건 쓰고, 건설하던 건 건설하자, 또 가능하면 재생에너지로 전환하자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강소현
ksh@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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