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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SK하이닉스가 내 고집 꺾었다” 비화 공개

임재현

[디지털데일리 임재현기자] 120조원이 투자되는 SK하이닉스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 결정 과정에서 이재명 후보가 자신의 고집을 꺾을 수밖에 없었던 일화를 소개했다.

불도저처럼 강하게 밀어부칠 것 같은 이재명 후보의 평소 이미지를 고려하면 반전이다.

이 후보는 “지역균형 발전이라는 정치적 목적과 기업 투자 효율성이 충돌할 때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하는지 현장을 경험한 사람만이 여러 지역의 갈등을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재명 후보는 8일, SNS에 올린 ‘120조원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조성의 경험을 가지고, 대한민국 곳곳을 기업이 투자하고 싶은 지역으로 만들어내겠습니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용인 반도체 클러스트 입지선정 과정에서 SK하이닉스와의 밀고 당기기, 이천 등 여타 지역과의 갈등 중재 과정을 공개했다.

먼저, 이 후보는 “정치를 하다 보면 신념과 가치, 현실적 선택 사이에서 고민할 때가 있는데, 경기도지사 시절 추진한 사업 중 가장 큰 규모였던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사업이 그랬다”고 서두를 꺼냈다.

이 후보는 당초 SK하이닉스가 천문학적 규모의 반도체공장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경기 북부에 이를 유치하려 했다고 밝혔다.

상대적으로 낙후된 경기 북부의 지역경제를 살리고, 균형 발전에도 좋은 기회일 것이라는 판단과 함께 미군 공여지 등 몇 군데를 후보지로 선정하고 유치 활동을 시작하는 등 전폭적인 지원을 SK하이닉스에 약속했다는 것.

그러나 SK하이닉스는 완강했다. 이 후보에 따르면, 이천·청주 SK하이닉스와의 시너지 효과, 그리고 용인, 화성, 평택 삼성반도체 공장과 협력업체를 고려하면 경기 남부가 적합지라는 입장이 확고했다. “전문 인력 구인을 위해서도, 경기 남부가 아니면 해외로 가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이 후보는 “정치의 관점에서는 균형 발전이 중요하지만, 기업 입장에선 경제성과 효율성이 첫 번째 고려사항이라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결국 SK하이닉스가 원하는 경기도 지역 어디라도 지속적이고 확고하게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뒷얘기를 공개했다.

물론 이후에도 구미, 청주, 이천이 사활을 걸고 SK하이닉스 유치를 추진했고 정부도 균형 발전과 지역경제를 고려하며 많이 어려워했지만, 당·정·청이 나서서 어려운 이해관계 조정을 대신했고 결국 기업이 원하는 대로 결론이 났다고 설명했다.

2018년 12월에 산업통상자원부가 대통령 업무보고에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포함하며 10년간 총 120조원이 투자되는 대규모 사업이 시작됐고, 경기도에 이천-용인-평택-화성을 연결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가 완성됐다.

이 후보는 “대선 때가 되면 모든 후보가 균형 발전을 얘기하지만,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사례에서 알 수 있듯 정치적 의지만으로 되는 일이 아니”라며 “시행착오를 겪으며 실제 현장에서 지역 불균형 과제를 해결해온 사람만이, 나아가 여러 지역의 갈등을 조정하며 기업 유치 문제를 해결해온 정치세력만이 해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지사는 “경기도지사로서 경기도민의 이익을 최우선에 놓고 결정했듯, 이제 대한민국 전체의 국익을 최우선에 두고 구미와 청주, 경기 북부는 물론 대한민국 지역 곳곳을 기업이 앞다퉈 투자하고 싶은 지역으로 만들겠다”고 끝을 맺었다.

임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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