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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s톡] ‘KT클라우드’ 분사에도 주가 순항 중…“잠재력 큰 클라우드·IDC”

백지영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최근 클라우드·인터넷데이터센터(IDC) 사업을 분리, ‘KT클라우드’ 신설 법인 설립 계획을 밝힌 KT의 주가가 순항하고 있다. 15일 분사 발표 이후 3만2000원 수준이었던 주가는 외국인·기관의 매수가 늘면서 꾸준히 증가해 17일엔 3만24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18일 오후 2시 기준 3만250원에 거래 중이다.

이번 ‘KT클라우드’ 분사는 관련분야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선 독립법인으로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전세계적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전환) 열풍으로 클라우드 및 IDC는 성장 잠재력이 높은 분야다. 디지털 전환을 위해 클라우드 도입은 필수로 여겨진다. 클라우드는 인공지능(AI)이나 빅데이터 등 주요 기술의 핵심 인프라다. 또, 클라우드 시장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국내에서도 IDC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클라우드 시장이 커지면서 관련 사업 부문을 별도 자회사로 분사하는 것도 최근 추세다. 이미 국내 기업 가운데 네이버와 카카오가 각각 네이버클라우드,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등 자회사를 통해 클라우드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NHN도 4월 중 클라우드 독립 법인인 ‘NHN클라우드’를 출범할 예정이다.

때문에 KT의 이번 클라우드 사업 분사 역시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자연스런 수순으로 여겨진다. 더군다나 KT는 지난 2010년 ‘클라우드 추진본부’를 설립하며 국내 기업 가운데 가장 먼저 클라우드 시장에 뛰어든 역사가 있다.

사업 실적도 KT ‘디지코’ 분야 가운데 가장 좋다. 지난해 KT 클라우드·IDC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16.6% 증가한 4559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별도기준 매출의 약 2.5%에 불과한 만큼, 성장세는 높지만 그룹 내에서 존재감이 미미한 것도 사실이다. KT는 이번 분사를 통해 클라우드 산업 특성에 맞는 신속하고 유연한 의사결정이 가능한 체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분사 이후 AI 클라우드를 위한 인프라 투자 및 8000억원 규모 공공 클라우드 전환 사업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오는 2025년까지 행정·공공기관 정보시스템 1만여개를 클라우드 전환할 계획을 발표한 만큼 관련 시장의 높은 성장세가 예상된다. 사업성장을 위한 제휴와 투자에도 적극적으로 임하겠다는 전략이다. KT는 분사 발표와 함께 국내 최대 클라우드 매니지드 서비스 업체(MSP)인 메가존클라우드에 1300억원 투자를 밝히기도 했다.

무엇보다 KT는 클라우드 사업을 분리하면서 물적분할 대신 현물출자 방식을 택하면서 주주들의 우려를 불식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물출자는 동산, 부동산, 채권, 유가증권, 특허권 등 금전 이외의 재산에 의한 출자형태이며, 물적분할은 모회사의 특정사업부를 신설회사로 만들고, 지분을 100% 소유해 지배권을 행사하는 기업분할 방식이다.

최근 LG에너지솔루션 물적분할 이후 모회사였던 LG화학의 주가가 하락하면서 주주들의 불만이 고조되는 등 ‘쪼개기 상장’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는 만큼, KT가 믈적분할 대신 현물출자 방식을 선택한 것은 긍정적이란 평가다. 최근 여야 대선주자들까지 물적분할 자회사 상장을 금지하거나 자회사 상장 시 모회사 주주에게 신주인수권을 부여하는 등의 공약을 내놓고 있다.

KT는 오는 4월 1일자로 클라우드·IDC 사업부와 분당·강남·목동1·목동2·용산 등 수도권 5개 IDC 등의 부동산과 시설 및 설비와 채권 등 1조6212억원의 현물출자와 1500억원의 현금출자 방식으로 신설법인의 주식을 취득할 방침이다. KT에서 KT클라우드로 넘어가는 자산 장부가액은 약 8038억원이다. KT클라우드로 이관되는 인력은 약 430명 규모다. 향후 700~800명 수준으로 인원을 늘릴 계획이다.

이와 함께 KT는 주주가치 보호를 위해 내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자회사 주식을 현물배당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정관개정도 추진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앞서 지난 9월 KT는 2021년 실적을 발표하면서 주당배당금을 전년 대비 41.5% 늘린 1910원으로 책정했다.

이번 분사 결정에 증권가 반응도 긍정적이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들의 클라우드 수요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공공 기관도 2025년까지 클라우드로 전환하겠다고 밝히는 등 당분간 공급보다 수요가 더 크게 늘어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국내외 다수의 업체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독립적인 경영 체제와 빠른 의사결정이 필요하고 이에 따라 KT클라우드의 분사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클라우드·IDC사업 부문은 KT 전체 매출(연결기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8%에 불과해 분할로 인해 기업 가치가 훼손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 “오히려 3월 주총에서 자회사 주식을 현물 배당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정관을 개정하는 등 투자자 보호까지 사전적으로 챙기는 우수한 사례”라고 힘을 보탰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도 “신규 설립되는 법인 상장 시 주주가치 보호 방안을 마련했다는 점이 특징적”이라며 “별도 법인화는 우수인력 영입 및 다양한 사업자 제휴 등 유연한 대응으로 성장성 가속화에 이점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지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번 결정이 주주가치를 충분히 고려한 분할이라는 점에서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중립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지영
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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