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

ISP-CP 망사용료 갈등, “네트워크 정책 대전환 필요”

최민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망 사용료를 놓고 인터넷제공사업자(ISP)와 콘텐츠제공사업자(CP) 간 갈등을 해결하려면, 정부 규제 방향을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는 의견이 개진됐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22일 ‘새 정부에 바란다! 대한민국 디지털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네트워크 정책제안 발표회’를 개최했다.

이날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김민호 교수<사진>는 ISP를 일컫는 기간통신사업자, CP에 해당하는 부가통신사업자 법적 정의부터 재정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민호 교수는 “부가통신사업자에게 공통 적용되는 법적 규제는 신고라는 진입 규제뿐인데 앱마켓 사업자 또는 특수한 유형의 부가통신역무 등과 같은 새로운 유형 사업자를 별도로 정의했다”며 “해당 역무 관할권을 억지로 유지하려는 부처 이기주의 결과”라고 비판했다.

이에 김 교수는 전기통신회선설비를 ‘설치’하는 사업자를 기간통신설비사업자로, 전기통신회선설비를 ‘이용’하는 사업자를 기간통신제공사업자로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 교수는 “특허사업자인 기간통신사업자에 공익적 의무를 부과하고 정부는 특권과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며 “정부는 통신요금 완전 신고제 전환과 함께 네트워크 고도화 및 보편적 서비스 비용을 지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1계위 국제통신망 사업자 육성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 외교적 노력도 필요한 것으로 보았다. 그는 “접속료가 낮아 글로벌 사업자 서버를 많이 유치한 싱가포르와 홍콩도 1계위 국제통신망 사업자가 있다”며 “기간통신사업자 정의를 새로 해 국가가 직접 책임과 투자를 부담하는 네트워크 정책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부가통신사업자의 경우 별도로 정의해야 할 법적 실익이 없기 때문에 부가통신사업에 대한 분류를 폐지하고 정의를 삭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김현경 서울과학기술대학교 IT정책전문대학원 교수는 ISP와 CP 간 갈등 이유 중 하나로 상호접속고시 문제점을 지적했다.

예를 들어 KT는 SK브로드밴드와 상호접속 때 무정산 구간을 넘어갈 경우, 접속료를 부담해야 한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같은 1계위 사업자인 만큼 무정산을 원칙으로 한다는 설명이다. 해외와 다른 정부 규제 원칙이 해외 CP와 국내 ISP 간 갈등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김현경 교수는 “상호접속 고시가 무정산에서 정산 방식으로 바뀌면서 페이스북 캐시서버를 설치한 KT가 오히려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에 접속료를 지불해야 했다. 페이스북이 홍콩으로 우회하게 된 배경엔 이러한 이유도 있다”며 “상호접속고시 비판이 제기되자, 정부는 1:1.5에서 1:1.8로 무정산 구간을 완화하면서 개선했다. 실질적으로는 무정산이지만, 원칙은 상호정산으로 이해할 수 없다”고 전했다.
최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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