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인터뷰] 구찌‧SM도 택한 메타버스 ‘더 샌드박스’, 한국 사업 속도 내는 이유는?

박현영

세바스티앙 보르제 더 샌드박스 대표.
세바스티앙 보르제 더 샌드박스 대표.

[디지털데일리 박현영기자] 최근 게임사, 엔터테인먼트사는 물론 패션 브랜드까지 대체불가능한 토큰(Non-Fungible Token, 이하 NFT) 산업에 뛰어드는 가운데, 유명 기업들은 자체 NFT를 제작하고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사용하게끔 하고 있다.

이 때 기업들이 많이 사용하는 블록체인 기반 메타버스 플랫폼이 있다. 명품 브랜드 구찌도, 국내 최대 엔터테인먼트사 SM엔터테인먼트도 ‘더 샌드박스’에 메타버스 타운을 조성하기로 한 것이다. 더 샌드박스 안에 전용 메타버스를 만들고 구찌 NFT를, SM NFT를 사용하게끔 하는 식이다.

이처럼 더 샌드박스는 블록체인 기반 메타버스의 대표주자로 자리 잡았다. NFT를 제작하는 기업 모두가 자체 메타버스 플랫폼을 만들 필요는 없으므로, 더 샌드박스 내에 NFT 사용처를 마련하는 추세다.

대세에 힘입어 더 샌드박스는 한국에서의 사업도 본격화하기로 했다. 지난해 ‘더 샌드박스 코리아’를 세우고 인력을 확충한 더 샌드박스는 올해 국내 유명기업들과의 제휴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한국 제휴 본격화…진출 국가 중 두 번째로 규모 커

세바스티앙 보르제 더 샌드박스 대표는 최근 한국을 방문해 제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 첫 단추로 SM엔터테인먼트 계열사인 SM브랜드마케팅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기도 했다.

지난 25일 <디지털데일리>를 비롯한 일부 매체들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그는 “한국을 7번째 방문하고 있다”며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더 샌드박스가 진출한 국가 중 두 번째로 시장이 크다”며 “블록체인 산업 면에서도, 가상자산 시장 면에서도 규모가 큰 시장이라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뽀로로, K리그 등 한국에서 체결한 로컬(지역) 파트너십도 다수 있고, 이번 SM엔터와의 파트너십은 SM엔터 최초의 메타버스 파트너십이기 때문에 의미가 깊다”고 강조했다.

한국 지사를 설립한 만큼 한국 규제 상황도 꾸준히 지켜보는 중이다. 현재 국내 당국은 사행성을 이유로 NFT를 사용한 ‘플레이 투 언(Play to Earn)’ 게임을 규제하고 있다. 더 샌드박스도 메타버스 안에서 게임을 만들고, 그 게임에서 NFT를 얻거나 사용하면서 수익화할 수 있는 모델이 적용돼 있다.

이에 대해 보르제 대표는 “사행성 관련 규제 등을 지켜보며 현지사업화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게임물관리위원회 등 규제당국이 사행성을 유의깊게 보고 있으므로 최대한 국내 규제에 맞춰 운영하겠다는 설명이다.

◆더 샌드박스만의 강점은? “사용자 진입장벽 낮췄다”

그렇다면 NFT가 적용된 블록체인 기반 메타버스 플랫폼들이 여럿 존재함에도 불구, 구찌, SM엔터 등 굵직한 대기업들이 더 샌드박스를 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보르제 대표는 더 샌드박스만의 강점을 크게 네 가지로 소개했다. ▲비디오 게임 분야 경력을 자춘 팀 멤버들로 구성된 점 ▲전 세계 전반에 지사를 두는 브랜드 전략 ▲복스에딧, 게임메이커 등 사용자 진입장벽을 낮추는 도구(툴)들 ▲부트캠프를 비롯한 사용자 교육 프로그램 등이다.

그는 “지난 10년 간 비디오 게임 분야에서 경력을 쌓은 팀 멤버들로 구성돼, 메타버스 플랫폼이지만 게임 요소가 많이 들어가있다”고 강조했다. 퀘스트, 대결 등 게임 요소에 일반적인 메타버스 플랫폼의 특성이 결합된 구조라 활용 영역이 넓다는 설명이다.

또 보르제 대표는 “한국을 비롯해 다양한 국가에 지사를 두는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 글로벌 사용자 유치에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사용자의 진입장벽을 낮출 수 있는 도구를 개발해둔 것도 그가 강조한 강점이다. 사용자가 직접 아바타를 만들 수 있는 복스에딧, 게임을 설계할 수 있는 게임메이커 등이 있어 메타버스 내에서 콘텐츠를 제작하고 싶은 크리에이터들이 쉽게 진입할 수 있다. 보르제 대표는 이를 유저생성콘텐츠(User Genereted Contents, UGC)라 칭하며 UGC가 더 샌드박스 플랫폼을 견인한다고 강조했다.

◆콘텐츠 제작에 ‘랜드’ 필요없어…UGC 가능성 키운다

더 샌드박스는 앞으로도 사용자 진입장벽을 크게 낮춰 플랫폼을 활성화할 예정이다. 더 많은 사용자들이 UGC를 제작하고, 더 샌드박스 플랫폼 내에서 사용하게 하는 게 최대 목표다.

보르제 대표는 “UGC의 가치가 더 커질 수 있도록 상호운용성을 통해 더 샌드박스 밖 플랫폼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랜드도 다양한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랜드는 더 샌드박스 내 부동산으로, 랜드 하나 하나가 모두 NFT다.

일례로 더 샌드박스 내에서 NFT를 다수 보유하고 있는 사용자들은 랜드에서 전시회를 열 수 있다. 또 더 샌드박스 내 NFT를 다른 소셜미디어에서 프로필사진(PFP)으로 지정할 수 있다. 랜드 보유자라면 랜드에 이미지를 삽입하고 게이밍 요소를 넣으며 다른 사용자에게 홍보를 하는 것도 가능하다. 보르제 대표는 이같은 사례를 제시하며 “UGC를 통해 더 큰 가능성을 창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랜드 한 평 당 가격은 지난해 11월 1700만원대에 거래됐다.
랜드 한 평 당 가격은 지난해 11월 1700만원대에 거래됐다.
랜드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UGC를 만드는 데 랜드가 필요한 건 아니”라고 답했다. 보르제 대표는 “크리에이터에게 지원하는 랜드도 있어 상위 크리에이터라면 콘텐츠 제작을 위해 돈을 쓰지 않아도 된다”며 “공식 랜드 세일(판매) 때는 가격이 고정돼있고, 다른 플랫폼에서 게임을 만드는 데 더 많은 비용이 드는 점을 고려하면 비싸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또 랜드를 보유함으로써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랜드를 쪼개서 개인 사용자에게 리셀하는 경우도 봤고, 랜드 내에 콘텐츠를 생성해 사용자들을 유치하면 또 다른 수익도 창출할 수 있다”며 “서울 강남에서 빌딩 임대를 하는 데에 돈이 많이 들지만 임대 후 사업적으로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박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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