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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산일로 접어든 '협업툴' 시장…대어 '슬랙' 도 '환영'

박세아

[디지털데일리 박세아 기자] 최근 국내 기업에서 하이브리드 업무 환경에 대비하기 위해 신경 쓰는 부분이 있다. 반드시 회사로 출근하지 않아도, 공간 제약 없이 출근한 것과 같은 업무 성과와 효율을 얻을 수 있는 '협업 솔루션' 도입이다.

대면과 비대면 업무가 혼합되는 시기를 맞아, 기업은 직원 간 또는 협력사 간 끊기지 않는 의사소통과 쉬운 일처리를 위해 협업 솔루션 도입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가운데 메신저형 또는 화상형 협업 솔루션 시장은 이제 막 개화하기 시작했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전세계 기업용 협업툴 시장은 지난해 474억달러에서 오는 2026년 858억달러(약 103조5000억원) 규모로 연평균 12.7%씩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외산 협업솔루션, 한국시장 본격 공략

국내보다 클라우드 기반 협업 솔루션 사용에 익숙했던 해외에 비해, 상대적으로 국내 협업툴 개발은 뒤늦게 이뤄졌다. 해외에서 노션, 슬랙 등 협업툴 사용이 활성화되고 있을 때, 국내에서는 그 개념조차 생소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다행스럽게도 최근 이름을 오르내리고 있는 국내 협업툴 중 토스랩의 잔디, NHN두레이, 네이버클라우드의 네이버웍스,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카카오웍스 등이 대기업부터 공공기관 또는 작은업체까지 협업툴 유용성을 알리며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국산 협업툴 업계는 디지털전환을 위한 필수 솔루션임을 강조하며 각종 마케팅으로 협업툴 시장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네이버클라우드도 최근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는 곳 중 하나다. 지난달 2월 '네이버웍스' 옥외광고를 선보이면서 자사 협업툴 이미지 제고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공공 시장에 진출한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최근 전국 초·중·고등학교에 협업툴 '카카오워크'를 무료로 제공하기로 하면서 역시 인지도 제고에 힘쓰는 모습이다.

이 가운데 최근 눈에 띄는 것은 협업툴 업계 대어 슬랙까지 국내 시장 저변 확대를 위해 시동을 걸고 있다는 점이다. 슬랙은 2년 전 국내에 상륙했지만, 지사나 큰 마케팅은 없었다. 하지만, 최근 국내 첫 웨비나인 '슬랙 투어 2022코리아'를 개최하면서 슬랙을 활용하고 있는 국내 유명 기업 성과를 공유하는 자리를 통해 자사 솔루션 장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와 같은 슬랙의 적극적 행보는 국내 시장에서의 협업툴 도입 가능성이 과거보다 커졌다는 의미로도 해석이 가능한 지점이다.

슬랙은 현재 국내에서 롯데ON, 우아한형제들 등 주요 기업을 고객으로 보유하고 있다. 2021년에는 세일즈포스에 인수됐으며, 현재 포춘 100대 기업 중 절반 이상의 기업이 슬랙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슬랙 관계자는 "슬랙은 2년 전인 2020년 10월 한국 론칭 전부터 국내 고객들 사랑을 받아왔지만, 한국 시장에 맞춤화된 노력을 통해 국내 고객들이 이전보다 슬랙을 더욱 폭넓게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슬랙은 뛰어난 확장성과 안전한 환경에서 간편하고 신뢰할 수 있는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국내 앱을 포함한 2500개 이상 앱과 통합할 수 있기 때문에 모든 비즈니스에 적합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 앞으로도 하나의 채널에서 최대 250개 기업과 연결할 수 있는 슬랙 커넥트를 통해 더 많은 기업 과 고객이 슬랙을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해외 협업툴, 국내 시장 공략? "환영"

그렇다면 해외 협업 솔루션의 국내 시장 공략 가시화가 국내 협업툴 업계에는 어떻게 다가올까. 일단 경쟁사지만 협업 시장을 함께 키워가는 부분에 있어 긍정적 요인이 존재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먼저 토스랩 관계자는 "현재 국내 협업툴 시장은 성숙기가 아닌 성장기 초입이다. 여전히 국내 기업 90%가 개인 메신저로 업무 소통을 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협업툴 시장 내에서 파이를 나눠 갖는 것보다는 지금보다 더 많은 기업이 협업툴을 경험해보고 효율적인 업무 환경을 마련할 수 있도록 파이 전체 크기를 키우는 게 중요한 시기"라고 견해를 밝혔다. 오히려 지금은 여러 협업 솔루션이 나와 출혈 경쟁하는 관점이 아니라, 고객 경험이 커지는 데 의의를 둬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어 "여러 글로벌 협업툴이 국내에 진출하면서 다양한 마케팅에 투자했지만, 여전히 개인용 메신저로 일하는 기업이 많아 협업툴에 대한 인식 변화가 더 필요한 상황이다. 각 협업툴마다 가진 장점이 있기 때문에 기업이 가장 적합합 협업툴을 선택해 일하는 새로운 방식을 경험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현장 협업툴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샤플은 "국내 기업들이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생각보다 길어지고, 디지털 전환 움직임을 본격화 하면서 마케팅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현재 잔디처럼 국내 메신저형 기반의 협업툴들이 자리를 잘 잡아가고 있기 때문에, 해외 협업툴이 국내에 진출함으로써 국내 메신저형 협업툴 시장의 경쟁과 마케팅이 활성화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특히 슬랙이 지향하는 디지털 본사라는 단어가 디지털 전환에 관심 있는 기업이라면 솔깃한 콘셉트일 수 있는 만큼, 향후 각 사는 자사 툴 콘셉트나 특징을 명확하게 하려는 움직임이 있을 수 있다는 예측을 했다. 또 슬랙을 비롯해 국내외 협업툴이 아직 사무직에 최적화돼 있는 상태지만, 향후 현장까지 범위를 확장하는 순서를 밟게 될 수 있다고 미래를 그렸다.

협업툴 업계 관계자는 "각사는 자사 협업툴의 각기 다른 강점을 기반으로 꾸준히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며 저변을 확대하는 데 치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요한 것은 모두 단순한 협업툴로써가 아닌, 하나의 플랫폼으로 거듭나고 싶어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슬랙이 '디지털 본사'를, 토스랩이 '일을 잘하게 도와주는 플랫폼'으로서 기치를 내걸고 있는 것은 업무의 보조수단이 아닌 디지털 전환을 가능케 하는 중요한 플랫폼으로써 거듭나고자 하는 열망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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