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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수수료 인상에 PG사들 행동 나서나?, “카드사 계약 해지 검토”

이상일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전문 PG(Payment Gateway)사들로 구성된 전자지급결제협회(이하 PG협회) 소속 회원사들이 최근 카드사의 가맹점 수수료 인상에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카드사들은 지난 1월 말 영세·중소 가맹점에 대해 카드수수료를 인하한 직후 2월 초 PG사들에 가맹점 수수료 대폭 인상을 통보, 3월 1일부터 인상된 수수료를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카드사들이 영세·중소 가맹점에 대한 카드수수료 인하와 맞물려 PG사에 부담을 전가하는 것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PG사는 카드사와 직접 온라인 중개 시스템 구축 및 계약을 체결할 수 없는 대다수 온라인 쇼핑몰에 대해서 카드사를 대신해 시스템 제공과 가맹점 계약을 제공하는 '대표가맹점'이다.

카드사를 대신해 국내외 수십만 가맹점을 직접 관리하며, ▲가맹점 계약 심사 ▲정산금 지급 ▲금지업종·사업자 부실 여부와 같은 가맹점 계약조건 점검 및 관리 등 카드사의 요구 업무를 대행한다. 고객 민원이나 가맹점 배상 책임에 대한 위험관리도 맡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카드사의 PG사 가맹점 수수료 인상은 영세·중소 가맹점 수수료 인하 손실분을 PG사를 통해 만회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는 것이 협회의 설명이다.

협회는 "PG사 가맹점 수수료가 인상되면 PG사의 신용카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일반 온라인 쇼핑몰에 카드수수료를 인상하는 조치로서 온라인 쇼핑몰의 수익성 악화로 귀결될 수 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온라인 쇼핑몰의 판매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최종적으로 소비자에게 피해가 돌아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고 밝혔다.

카드사의 일방적인 손실 떠넘기기에 따른 가맹점 수수료 인상이 국내 이커머스 시장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주장이다.

한편 카드사들은 중소형 마트에 대한 수수료율 인하에 맞춰 중견 마트에 대한 수수료율 인상으로 대응하는 등 지속적으로 비용 부담 전가에 대한 논란에 휩싸여 왔다.

이에 따라 PG협회는 지난 2월 16일 주요 7개 카드사에 가맹점 수수료 인상 통보에 대한 수용 불가 의견을 밝히며 가맹점 수수료 산정 근거인 원가자료의 공개를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적격비용이 객관적으로 공정,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근거자료를 바탕으로 산정됐는지, 해당 적격비용만이 가맹점 수수료에 반영된 것인지 검증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PG사들은 실제 적격비용 산정의 근거가 되는 조달금리, 마케팅비용, 부가가치사업망(VAN)사 지급비용 등이 적격비용 재산정 실적기간 동안 인하 또는 축소돼 원가 인하 요인만이 발생했으며, 이에 따라 적격비용은 물론 적격비용을 토대로 산정되는 가맹점수수료 또한 인하되는 것이 정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협회에 따르면 현재 카드사에서는 회신이 없는 상태로, PG사들은 PG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하위 쇼핑몰들에게 개별 안내를 통해 카드사의 일방적인 수수료 인상이 쇼핑몰 사업자의 부담을 가중하고, 결국은 소비자 피해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를 표하며 공동대응 차원의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일부 PG사는 온라인 쇼핑몰, 즉 하위 가맹점들이 원하는 카드사만 선택해서 계약할 수 있도록 관련 프로세스를 개편하기로 하고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관측된다. 하위 가맹점들이 수수료가 낮은 카드사만 선택해 PG사와 계약을 하면 PG사 또한 하위 가맹점의 수수료를 낮게 적용하는 방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카드사의 수수료 인상폭은 도저히 일반 온라인 쇼핑몰들과 상생이 불가능한 수준”이라며 “영세·중소 가맹점 수수료 인하는 어려운 소상공인을 위한 제도인데 카드사가 PG사 및 여타 일반 쇼핑몰들에 손실을 떠넘기면서 시장 전반의 위기를 야기하는 등 본 취지가 왜곡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또 “카드사들이 수십만 가맹점을 대표하고 업무를 대행하는 PG사의 역할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단순히 일개 가맹점으로서 역할로만 인식하고 있는 것이 가장 근본적인 문제”라며 “각 플레이어들이 갑을 관계를 벗어나 시장 내 역할을 오롯이 인정받고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PG협회 회원사를 주축으로 오는 15일 오전 신한카드 본사 앞을 시작으로 카드수수료 인상 반대 집회가 예정돼 있다. 이들은 차후 협상에 미온적인 카드사에 대해서는 가맹점 계약 해지 등을 검토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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