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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트래블룰’ D-7…5대 거래소, 솔루션 연동 합의 완료

박현영


[디지털데일리 박현영기자] 가상자산 ‘트래블룰’ 시행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원화마켓을 운영하거나 운영할 예정인 ‘5대 거래소’는 트래블룰 솔루션 연동에 합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빗썸, 코인원, 코빗 3사와 업비트가 쓰는 트래블룰 솔루션이 달라 원활한 정보 교환이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으나, 최근 솔루션 개발사들끼리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막판 합의에 도달한 것이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빗썸, 코인원, 코빗의 합작법인인 ‘코드(CODE)’와 업비트에 트래블룰 솔루션을 공급하는 람다256은 솔루션 연동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다만 이전부터 솔루션 연동을 지속적으로 논의해온 만큼, 여러 분야에서 제휴를 약속하는 일반적인 MOU가 아니라 연동에 대한 합의에 가깝다.

트래블룰이란 가상자산 전송 시 가상자산사업자가 송수신자 정보를 수집해야 하는 룰로,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의 권고사항이다. 국내에서는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에 따라 오는 25일부터 시행된다.

트래블룰 준수의 필요조건은 거래소 간 정보 공유 시스템이다. 한 거래소에서 다른 거래소로 자산을 보낼 경우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정보를 모두 수집해야 하므로 거래소 간 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 즉, 협업을 약속한 거래소들 간 자산 이동만 가능하다는 의미다. 때문에 솔루션 개발사들은 각각의 고객사를 확보해야 했다.

국내 트래블룰 솔루션은 크게 두 진영으로 나뉜다. 우선 두나무의 블록체인 기술 자회사 람다256이 개발한 ‘베리파이바스프(VerifyVASP)’가 있다. 두나무가 업비트 운영사이므로 베리파이바스프를 쓰는 대표적인 거래소는 업비트다. 한빗코, 코어닥스, 프로비트, 플라이빗, 포블게이트 등 중형급 국내 거래소들도 베리파이바스프를 쓰기로 했다.

베리파이바스프 외에는 ‘코드(CODE)’가 있다. 코드는 ‘4대 거래소’ 중 업비트를 제외한 빗썸, 코인원, 코빗이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개발한 솔루션이다. 코드를 쓰는 대표적인 거래소도 해당 3곳이다.

최근 은행으로부터 실명확인 입출금계정(실명계좌)을 발급받으며 원화마켓 거래소 대열에 합류한 고팍스의 경우 베리파이바스프와 코드, 두 솔루션을 모두 채택했다.

지난 14일 고팍스가 공지한 내용.
지난 14일 고팍스가 공지한 내용.
고팍스 관계자는 “공지에서는 베리파이바스프를 사용하는 사업자로 가상자산을 입출금할 수 있다고 안내했으나,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코드도 채택했다”며 “최근에는 해외 솔루션인 쿨빗엑스의 ‘시그나 허브’ 솔루션을 도입하는 등 여러 솔루션을 도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업비트의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긴 하나, 두 진영 모두 대형 거래소들이 중심 참여사다. 따라서 국내 거래소 간 원활한 자금 이동을 위해선 두 솔루션의 연동이 반드시 필요하다. 양 진영이 솔루션 연동에 합의하게 된 배경이다.

다만 연동이 쉽지는 않다. 코드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솔루션인 반면 베리파이바스프는 그렇지 않아서다. 연동 합의에 이르기까지 진통이 이어졌던 것도 이 때문이다.

코드는 각 사업자가 노드(블록체인 네트워크 참여자)를 구성하고, 노드끼리 가상자산 송수신자 관련 정보를 주고받는 구조다. 반면 람다256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지 않고, 거래 한 건마다 일회성 암호화 키를 발행해 정보를 주고받는 방식이다.

코드 관계자는 “기술적으로 연동이 쉽지 않은 만큼, 트래블룰이 시행되는 25일까지 연동이 완료된다고 단언할 순 없다”면서도 “최대한 빠른 연동을 위해 노력할 예정이며, 한동안은 블록체인‧비(非) 블록체인의 ‘투트랙’ 전략으로 갈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박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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