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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의 영리한 선택, AI기술 '인슈어테크'…뭐가 좋길래

박세아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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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박세아 기자] 자동차 제조 기업이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다면 과연 어디일까. 흔히 자동차에 적용되는 AI라고 한다면, 자율주행과 연관짓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최근 '보험' 영역에서 AI적용 움직임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운전자 주행습관 데이터를 분석해 보험료를 산정하는 'BBI(Behavior-Based Insurance)' 상품 개발 시장에 글로벌 자동차 기업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BBI보험은 성별이나 나이, 사고 이력 등이 아닌 오로지 운전습관을 기준으로 보험료를 산정한다.

이미 미국에서 BBI보험 시장은 보험사와 운전자 만족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장점을 바탕으로 저변을 넓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더 많은 자동차를 팔기 위해 결국 고객 보험료 문제까지도 효율적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이들을 BBI시장 진출로 이끌었다.

미국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의 경우 보험 관련 자회사를 만들고 지난해 10월 텍사스주를 시작으로 일부 지역에서 자사 고객을 대상으로 BBI개념 상품을 선보였다.

테슬라는 현재 텍사스 외에 캘리포니아, 오하이오, 일리노이, 애리조나 등 미국 5개주에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 말까지는 미국 전역에 진출할 계획이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 역시 올해 1분기 안으로 BBI 상품을 내놓겠다고 밝힌 바 있다. 테슬라는 자사 BBI보험 이용 고객이 안전수준에 따라 기존 대비 20%~60%까지 보험료가 낮아질 수 있다고 보고있다.

이들이 이렇게 적극적인 이유는 BBI보험이 주는 효율성 때문이다. 안전점수가 높은 운전자에게는 보험료 할인혜택을 주고, 이렇게 함으로써 보험사는 손해부담을 낮출 수 있다. 다만, 아직 국내 보험업계에서는 이와 같은 움직임이 특별히 감지되고 있지는 않다. 특히 테슬라와 GM이 내놓은 보험은 미국 현지에서 해당 브랜드 고객에게만 제공돼 국내 운전자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자동차 업계에서 BBI상품을 판매한다는 것은 아직 있을 수 없는 일이기도 하지만, 보험업계 역시 변화와 쇄신에 있어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는 시장"이라며 "아직까지 보험사에서의 AI적용이라고 한다면, 대부분 플랫폼 앱을 통한 보험 추천과 비교서비스나 보험 약관을 딥러닝시켜 소비자상담을 하는 영역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정도로 여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 보험산업에 AI기술을 적용하는 인슈어테크 기업이 없는 것은 아니다. 카비와 같은 AI스타트업은 자체적으로 개발한 비전AI 기술을 통해 BBI 상품에 적합한 솔루션을 가지고 있다. 카비 관계자는 "아직 국내에서 BBI상품 개발에 적극적인 움직임은 없다"며 "하지만, 국내 다섯손가락 안에 드는 보험사와 도입을 한창 논의중"이라고 귀띔했다.

카비측은 비전AI 기술을 통해 운전자 습관 등을 분석해 점수를 부여하고, 이에 따라 보험사가 보험가입 여부와 보험료를 산정하고, 운전자는 운전 습관 개선과 보험료 절약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카비는 이 기술을 통해 즉각적 사고 대응이 가능하다는 점을 큰 강점으로 꼽았다. 교통사고 발생시 FNOL(First Notice Of Loss) 시스템을 통해 운전자나 목격자 신고 없이도 고객 정보와 사고 발생 위치, 사고영상 등을 담은 데이터가 보험 사고처리 담당자에게 자동 전송된다. 이는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자동 전송된 사고 영상을 객관적 증거로 활용할 수 있다.

특히 교통사고 전후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고 상황을 시각적으로 재구성하는 AR(Accident Reconstruction) 시스템을 활용해 3D로 사건현장을 볼 수 있다. 이 밖에 운행 중 공회전, 흡연, 음주, 장비 탈거 등을 감지해 관리자에게 실시간 알림을 전송하는 기능도 사용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업계에서도 AI기술의 유용성을 시험해보고 싶을 것"이라며 "하지만, 누가 먼저 하느냐를 두고 서로 눈치를 보는 상태여서, 대형 보험사가 BBI상품을 서비스한다면 그 이후 봇물 터지듯 서비스가 확산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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