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루션

AI기술 잡아라…네이버·LG가 해외에 AI거점 마련하는 까닭

박세아

[디지털데일리 박세아 기자] 인공지능(이하 AI) 기술력 확보에 국내 기업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각 기업은 AI 헤드쿼터(이하 HQ)를 새로 신설하거나 기존 AI연구센터에 힘을 실으며 AI 기술확보에 그룹 미래를 걸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미 국내 AI리딩 기업들은 해외에 AI연구 거점을 만들고, 유수 석학들과 공동 연구에 힘을 쏟으면서 기술 트렌드를 따라가기 위해 애쓰고 있다.

최근 포스코ICT는 미래성장 동력을 AI로 삼고 IAR(ndustrial AI Research)이라는 AI전문조직을 출범시켰다. IAR은 현대차 로보틱스랩에서 로봇지능팀을 이끈 윤일용 상무를 영입하면서 조직 체계 마련에 시동을 걸었다.

IAR은 5개 전문랩을 통해 회사만의 자체 기술을 개발하고, 산업 현장에 빠르게 적용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그동안 접점이 없던 연구 인력을 하나의 컨트롤 타워 하에서 관리하면서 연구 관련 산출물을 공동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AI센터를 통해 그룹 사업 이외에도 산업에서 전반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AI플랫폼 구축에 집중하겠다는 복안이다.

CJ도 AI 연구개발 조직인 'CJ AI센터'를 빠르면 다음달 공식 출범시킨다. 초대 센터장에는 메타(구 페이스북)에서 머신 러닝 리더를 맡았던 이치훈씨를 영입했다. 이 센터장은 애플, 야후, 페이팔 등 글로벌 기업에서 머신 러닝 분야를 연구한 AI전문가로 알려져있다. CJ는 현재 대외적으로 센터 구성과 시스템 등을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지는 않다.

카카오 AI연구 주축인 카카오브레인은 올해 실제 산업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이 실제 카카오 사업과 맞물려 접목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공동체 내 역할 비중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기자간담회를 통해 카카오 남궁훈 대표이사 내정자는 메타버스 오픈채팅 서비스에 카카오브레인 AI기술을 적용할 것임을 시사했다. 아직까지 브레인 기술이 본격적으로 상업화 된적이 없다는 것을 감안하면 그동안 김일두 대표가 예고해왔던 헬스케어 사업 분야로의 진출과 함께 기대되는 부분이다.

30일 업계 관계자는 "최근 각 그룹의 대표가 AI를 미래 먹거리를 위한 필수 기술로 여기면서, 그룹차원에서 많은 투자가 이뤄지는 추세다. 많은 기업이 AI 연구가 산업계와 학계를 구분하는 것보다 공동으로 연구하며 시너지 효과를 내기위해 해외로 AI연구를 위한 거점을 넓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 트렌드 잡아라!국내 벗어나려는 기업들=국내 AI 기술을 리드하는 업체들의 해외 진출도 가속화되고 있다. 연구 시너지 효과와 함께 AI 분야 특성상 인재가 중요하다는 점도 AI연구를 선도하는 기업들이 해외로 진출을 서두르는 이유다. AI는 특성상 빠른 속도로 연구가 진행되기 때문에 트렌드를 끌고 가려는 석학들의 맨파워를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해외거점이 기술연구에 있어 중요할 수밖에 없다.

특히 북미의 경우 명문 대학을 중심으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경우가 많아, 활발한 공동 연구 수행을 위해 최근 국내에서 이미 AI연구원을 통해 기술 개발을 해왔던 기업들이 거점으로 선택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AI분야에서 트렌드로 떠오른 '초거대AI' 연구에 집중하고 있는 LG는 최근 북미 연구 거점, LG AI 리서치 센터(앤아버)를 신설하며 조금 더 심도있는 AI연구 출발을 알렸다. LG는 AI연구원을 통해 초거대AI 모델 '엑사원'을 중심으로 디자이너 '틸다' 등 기술을 구현하고 있다.

LG관계자는 "북미 유명 AI 대학들과 공동 연구 및 우수 인재 유치를 위해 해외 연구거점을 만들었다. 미시간대의 경우 북미/세계에서 탑10 안에 들어오는 AI 분야 명문대학이다. 특히 CSAI(최고AI과학자)인 이홍락 교수가 있어 공동 연구를 수행하기에 유리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LG는 미시간대를 시작으로 북미 명문 대학들과 협업도 확대할 계획이다.

최근 하이퍼클로바 미래를 엔비디아 GTC에서 공유한 네이버도 북미지역으로도 연구개발 조직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올해는 검색AI센터인 '네이버 서치 US'를 출범하고, 현지 연구인력 영입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네이버는 몇년 전부터 세계 각국과 연구벨트를 구축하는 행보를 보여왔다. 지난 2017년 유럽 최대 AI연구소 제록스리서치센터 유럽을 인수하고, '네이버랩스유럽'을 시작으로, 2019년 국내와 일본, 프랑스, 동남아를 잇는 글로벌AI 연구벨트 구축을 본격화한 것이다.

지난해에는 독일 AI연구대학인 튀빙겐대학교 AI센터 내에 공동연구소 설립을 위한 협약을 맺고 '신뢰할 수 있는 AI'연구개발을 위한 협력에 돌입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글로벌 AI연구 벨트를 통해 전세계 우수한 연구진과 혁신적 AI 기술을 연구하며 미·중 중심 AI 기술 패권 경쟁 사이에서 새로운 글로벌 기술 트렌드를 이끌며, 제3의 글로벌 AI 리더십을 확보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중소AI 업체는 지금=대기업이 세계 AI기술 트렌드를 따라가기 위해 각종 외국 기관과 합종연횡 하는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대기업처럼 장시간 개발에 몰두하기 힘든 중소AI 업체에도 관심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존재한다.

중소AI 업계에서는 국가에서 기업 AI기술 역량 개발과 기술 해외 수출을 위한 지원책이 확대돼야 한다는 요구의 목소리가 들린다. 대기업은 탄탄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AI기술 개발에 속도를 높이는 상황이지만, 중소AI업체들은 현실적으로 해외 진출 등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 바우처 사업 등 실용적인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은 세계 연구 트렌드를 따라잡기 위해 석학들과 연대를 강화하는 등 대세를 주도하고자 한다. 하지만, 중소업체는 당장 부족한 AI개발자 인력부터 걱정이다. 이런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국가적인 AI인재 양성책이 마련돼야 한다. 궁극적으로 국내 활용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으로 AI기술 활용 범위를 넓혀가야 하는 만큼, 해외 수출을 위한 국내 레퍼런스 확보를 위해 공공에서 나서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세아
seeall@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