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통신3사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할 전망이다. 설비투자비(CAPEX) 증가로 영업이익이 하락한 지난해 4분기 실적에서 1개분기 만에 반등한 것이다. 5G 가입자 증가와 마케팅 경쟁 둔화로 올해도 견조한 성장이 예상된다.
9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오는 10일, KT는 12일, LG유플러스는 13일에 각각 2022년 1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통신3사의 올해 1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총 1조1541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4.1% 증가한 수치다.
통신3사는 지난해 1분기 당시 14개분기 만에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했으나 그해 4분기 들어 영업이익이 7500억원대로 하락했다. 통상 4분기에 몰리는 CAPEX 증가 영향이다. 증권가 전망에 따르면 3사는 1개분기 만에 다시 1조원대 영업이익을 회복하게 된다.
통신사별로 SK텔레콤은 1분기 매출 4조2722억원, 영업이익 398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전년동기보다 매출은 10.6%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2.6% 증가한 수치다. KT는 매출 6조2826억원, 영업이익 4891억원을 올릴 전망이다. 전년동기 대비 각각 4.2%, 10.1% 증가했다. LG유플러스는 매출 3조5460억원, 영업이익 2661억원이 예상된다. 매출은 3.8%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3.4% 줄었다.
대체로 호실적이다. 5G 가입자 확대에 따른 무선 가입자당평균매출(ARPU) 개선과 마케팅 비용 및 전분기 대비 CAPEX 축소 영향으로 분석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지난 3월말 기준 국내 5G 가입자는 2290만명을 기록했다. 5G 가입자는 작년 11월 첫 2000만명을 달성한 가운데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반대로 마케팅 비용은 감소세다. 통신3사는 5G 상용화 초기만 해도 신규 가입자 유치를 위해 적극적으로 보조금 경쟁을 벌였지만, 최근에는 마케팅 지출을 줄이고 있다. 출혈경쟁 대신 수익개선에 나서면서 전략적 휴전을 했다는 평가다. 지난 4분기 대비 CAPEX도 소폭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호실적에는 이 같은 비용 절감 영향이 크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동전화 매출액 성장이 이어지고 감가상각비 하향 안정세로의 진입이 예상되며, 무엇보다 마케팅비용이 2021년 1분기 수준에 머물 전망”이라고 봤다. 또한 “2분기에는 신정부 출범과 더불어 연말 5G 기지국 구축 목표가 확정되고 LTE 주파수 관련 비용이 정해지며 추가 비용 감축이 기대된다”고 했다.
향후에도 이 같은 실적 성장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5G 중간요금제 출시가 검토되고 있어 변수로 지목된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과학기술교육분과는 네트워크 분야 국정과제 중 하나로 ‘5G 요금제 다양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 후보자도 중간요금제 필요성에 공감했다.
5G 중간요금제 공백에 대한 문제제기는 꾸준히 있어왔다.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통신3사가 출시한 46개 5G 요금제 가운데 15~100GB 데이터를 제공하는 요금제는 하나도 없었다. 정작 과기정통부 무선데이터트래픽 통계상으로 잡히는 1인당 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작년 말 기준 26.2GB다.
요금설계는 통신사 ARPU와 직결된다. 그동안 통신사들이 5G 중간요금제 출시에 소극적이었던 이유는 가입자들의 선택권을 좁혀 ARPU가 높은 대용량 고가 요금제로 유도하기 위함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5G 중간요금제가 출시되면 선택지가 없었던 가입자들이 대거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 사업자 입장에선 ARPU 하락이 염려되는 지점이다.
무선 매출 대신 신사업 매출을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도 있다. 통신3사는 탈통신 기조 아래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메타버스 등 통신 인프라 기반 신사업에 사업역량을 쏟아붓는 중이다. KT의 경우 비통신 분야 신사업 성장이 실적을 견인할 것이란 분석이다. LG유플러스는 초고속인터넷과 IPTV, B2B 부문 호조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