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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물단지로 전락한 마스크 사업··· 한컴, 1분기 영업이익 47.3%↓

이종현

[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한글과컴퓨터(이하 한컴)이 2022년 1분기 실적을 공시했다. 매출은 소폭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크게 줄었다. 안전장비 자회사의 부진이 그룹 전체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13일 한컴은 연결기준 매출액 900억원, 영업이익 69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은 0.4% 늘었고 영업이익은 47.3% 줄었다.

한컴 본사는 성공적인 한해를 보냈다. 매출액 315억원, 영업이익 1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5.2%, 8.7%씩 성장했다. 최근 공공분야의 클라우드 전환이 본격화되면서 웹오피스 매출이 증가한 데 더해 B2B 신규고객도 늘어난 영향이라는 것이 한컴의 설명이다. 영업이익률은 32.1%에 달한다.

반면 자회사의 실적은 크게 부진했다. 특히 코로나19 유행 이후 한컴그룹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던 안전장비 자회사 한컴라이프케어의 부진이 심상치 않다.

한컴라이프케어는 1분기 매출액 150억원, 영업이익 –1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매출 224억원, 영업이익 33억원에서 급감했는데, 이는 회사 주가에도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작년 8월 17일 공모가 1만3700원으로 코스피에 상장한 한컴라이프케어는 주가 하락을 반복, 현재는 공모가 대비 절반에도 못미친다. 지난 13일 종가 기준 6000원이다.

매각 의사를 밝힌 한컴MDS의 실적은 개선됐다. 매출액 415억원, 영억이익 2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1.9%, 5.3% 증가했다. 회사 측은 사업 포트폴리오 개편으로 수익성을 개선한 결과라고 전했다. 그룹의 매출 절반 가까이가 한컴MDS에서 발생했는데, 매각이 이뤄질 경우 큰 폭의 매출 하락이 예견된다.

지난 몇 년간 한컴은 공격적인 인수합병으로 규모를 키워왔으나 최근에는 그 정책이 빛을 보지 못했다. 인수 기업 중 사업적인 성과를 내는 기업이 많지 않은 데다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가 적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한컴이 추진 중인 신사업 중 다수에도 의문부호가 붙는다. 한컴은 지난 3월 아로와나토큰(ARW)을 미국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렉스에 상장하는 등 블록체인 사업을 펼치고 있으나 ARW의 가격은 지속 하락 중이다. 최근에는 한국산 스테이블코인 ‘테라’가 위기를 맞이함에 따라 덩달아 폭락을 경험했다.

내달 1일 지구 관측용 인공위성 ‘세종1호’를 발사하는 등, 우주 산업에도 관심을 드러내고 있으나 2020년 인수한 한컴인스페이스의 사업인 만큼 한컴의 본래 사업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간 한컴이 숱한 기업을 인수했으나 그룹사에서 시너지를 발휘하며 기업을 성장시킨 예는 드물다.

5월 '싸이타운'으로 리브랜딩을 선언한 '싸이월드 한컴타운'.
5월 '싸이타운'으로 리브랜딩을 선언한 '싸이월드 한컴타운'.

싸이월드와 손잡고 준비한 메타버스 사업도 진행이 매끄럽지 못하다. 작년 12월 싸이월드와 함께 오픈할 예정이었던 ‘싸이월드 한컴타운’이 싸이월드의 애플리케이션(앱) 출시 연기로 싸이월드 한컴타운만 먼저 출시됐다. 지난 5월 9일에는 싸이월드 한컴타운의 명칭을 싸이타운으로 변경한다고 발표했는데, 사업성은 불투명하다.

또 다수 인수 기업이 한컴MDS의 자회사로 묶인 상태에서 한컴MDS와 함께 패키지로 매각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오는 중이다. 한컴케어링크(구 케어링크), 한컴프론티스(구 프론티스)의 경우 2021년 인수한 기업이다. 인수된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매각설에 휘말렸다.

작년 8월부터 한컴그룹의 지휘봉을 잡은 1983년생 김연수 대표의 경영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다소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만큼 특단의 결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데, 그 시발점이 한컴MDS 매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컴 측은 올해 그룹사들과의 사업포트폴리오를 재편해 수익성을 제고하고 신사업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한컴 관계자는 “상반기 내에 NHN과 함께 한컴두레이를 통한 클라우드 협업플랫폼 성과를 가시화하고 메타버스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라며 “하반기에는 한컴오피스의 구독서비스 전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사업 강화 등을 통해 한컴의 새로운 기조를 더욱 공고히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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