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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오해와 진실]② 5G 기지국, LTE보다 적은 이유

강소현

5G가 상용화된지 벌써 3년이다. 초기 서비스 품질 논란이 컸지만 이동통신사들의 적극적인 투자에 힘입어 품질 개선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여전히 LTE 대비 20배 빠르다고 선전했던 5G 속도와 관련한 논란은 지속되고 있다. 디지털데일리는 창간 17주년을 맞이해 아직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속도 및 품질 논란과 관련한 사실관계와 실제 이통사들의 투자 노력 등을 분석해 본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5G 서비스가 상용화 4년차에 접어들었지만, 통신3사에 대한 소비자 불만은 여전하다. 고액의 요금제로 막대한 수익을 거두면서도, 서비스 품질과 직결되는 기지국 구축에는 소홀하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하지만 통신사는 억울하다. 장비의 비용 등 LTE 기지국을 구축할 때와는 달라진 상황들이 고려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5G 전파는 도달거리가 짧아 LTE보다 더욱 촘촘하게 기지국을 구축해야 한다. 5G가 LTE와 같은 수준의 커버리지를 확보하려면 전국망 기준 1.5배 이상의 기지국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작 5G 기지국의 증설수준은 LTE와 비교해 미흡한 실정이다. 최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황보승희 의원(국민의힘)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올 2월 기준 통신3사가 구축한 5G 기지국 수는 총 20만2903개로, LTE 기지국 수의 23% 수준에 불과하다.

5G가 올해로 서비스 도입 4년차가 된 점을 고려해도 LTE와 비교해 5G 기지국의 구축 속도는 더디다. LTE 상용화 4년차인 2014년 기준 당시 미래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3사가 구축한 LTE 기지국 수는 총 44만5839개로, 현재 5G 기지국 수의 2배를 훌쩍 넘기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설비투자비용(CAPEX)는 이미 감소세다. 통신3사의 합산 CAPEX는 5G가 처음 상용화된 해인 2019년 9조5965억원을 기록한 뒤 2년 연속 감소했다. 2020년 3사 합산 CAPEX는 총 8조2758억원, 2021년은 8조2024억원이다.

익명을 요구한 통신업계 전문가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LTE와 5G의 의무 구축 기지국의 수를 다르게 설정한 것은 파장의 길이 차이 때문”이라며 “주파수 대역이 올라갈수록 전파 도달거리도 짧아지기 때문에 전국망 기준 5G는 15만개, LTE는 10만6000개의 기지국을 의무 구축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어 “가입자가 많아지면 데이터 증가로 망이 과부하가 걸리는데 이 경우 보조망을 증설해 서비스 효율을 높인다. 전국망이 어느정도 구축돼야 보조망으로 사용할 주파수 대역 할당을 시작한다”며 “상용화 4년차에 이미 보조망을 구축하기 시작한 LTE와 달리, 5G의 경우 정부가 정해준 의무 이행구축 기준만을 간신히 맞추면서 전국망 구축마저 지체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통신업계 입장에서 억울한 측면도 있다. 단순 기지국의 숫자만 두고 비교하기엔 5G는 전국망 구축이 한창이지만, LTE는 이미 구축을 완료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특히 주파수 대역별로 비슷한 규모의 기지국을 구축했다고 가정하면 LTE의 기지국 수는 산술적으로 5G의 기지국 수와 4배 가까이 차이나게 된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LTE의 경우 각사가 3~4개의 주파수 대역을 가지고 있다”며 “대역폭을 할당받을 때 마다 새로운 기지국들을 구축하다보니 LTE라는 동일서비스를 함에도 실제 기지국 수가 많이 집계된 경향이 있다”고 귀띔했다.

LTE와 비교해 설비투자비용의 부담이 크다는 점도 통신업계가 기지국 구축에서 겪는 애로사항이다. 이런 비용 부담은 통신장비의 차이에서 발생한다. 기지국 하나가 360도 반경을 커버하는데 장비 1대가 필요한 LTE와 달리, 5G는 무려 2~3대의 장비 설치가 요구되기 때문이다. 어느 업체의 장비를 사용하냐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하나의 기지국을 구축하는 데 드는 비용이 5G가 LTE의 3배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신호 커버리지는 장비와 연결되는 안테나로 결정되는데, 안테나 1개는 통상 120도를 커버한다”며 “장비 하나에 여러 개의 안테나를 연결하는 LTE의 경우 360도를 커버하기 위해 안테나만 추가 연결하면 되지만, 5G 장비는 안테나와 일체화된 형태로 필요한 안테나의 수 만큼 장비도 같이 설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통신업계는 소비자 불만 해소를 위해 CAPEX를 보다 효율적으로 집행하면서도 서비스 품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방안들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농어촌 공동망 구축도 그 일환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5G의 특성을 고려한다면 단순하게 기지국이나 장비를 많이 설치하는 것만이 답이 아니다”라며 “사용자가 체감하는 속도 등 품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기술 개발에 집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강소현
ksh@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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