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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게이트 “HDD 제조 기업? No··· 종합 스토리지 솔루션 기업”

이종현
[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정보통신기술(ICT) 트렌드는 메인프레임, 클라이언트, 모바일-클라우드를 넘어 엣지(Edge)까지 확장됐습니다. 스마트시티, 스마트팩토리, 자율주행차 등이 엣지의 예라고 볼 수 있는데요. 각 엣지에서 막대한 데이터가 생성·처리되는 상황에서 스토리지 시장 역시 다변화되는 중입니다.”(씨게이트 코리아 김정균 부장)

15일 스토리지 제조기업 씨게이트(Seagate) 코리아 김정균 부장은 <디지털데일리>의 온라인 세미나(웨비나) 플랫폼 DD튜브에서 진행된 ‘데이터에 대한 새로운 방법(A New way to Data)’ 웨비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제조 기업으로 인지도가 높은 씨게이트는 이 분야에서 웨스턴디지털(WD)에 이은 세계 2위 기업이다. 2019년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DD) 시장에 진출, ‘HDD 명가’라는 명성에 걸맞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씨게이트 김정균 부장은 “오늘날 익숙한 HDD의 폼팩터(3.5인치)를 최초로 개발한 것이 씨게이트다. HDD 시장에서 씨게이트의 영향력은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을 정도”라고 피력했다.

스토리지의 저장공간은 가파르게 상승해왔다. 씨게이트는 2021년 20테라바이트(TB)의 HDD를 선보였는데, 이는 1956년 보조저장 장치로 HDD를 사용한 최초의 상업용 컴퓨터 ‘IBM 305 RAMAC’의 저장공간 대비 400만배 큰 용량이다. 씨게이트는 연간 약 350엑사바이트(EB)의 스토리지를 출하하고 있다. 이를 기가바이트(GB)로 환산하면 3500억GB 이상이 된다.

김 부장은 “엣지 컴퓨팅의 시대가 되면서 수집·처리되는 데이터의 양은 더욱 크게 늘어나게 된다. 씨게이트의 제품도 스마트팩토리에서 생성되는데, 생산 과정에서제품 하나당 약 1400장의 사진을 촬영한다. 납댐은 제대로 됐는데, 팔레트에 먼지는 없는지, 자외선이나 적외선 촬영 등을 거친다. 이렇게 촬영된 사진은 바로 폐기되는 게 아니라 인공지능(AI) 분석에 활용되는데, 스마트팩토리 한 곳에서 생성·처리되는 데이터 양만 하더라도 어마어마하다”고 말했다.

자율주행도 대표적으로 데이터의 생성·처리 수요가 높은 분야다. 차량이 주행하며 카메라 및 갖가지 센서에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는 더 나은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 데이터의 저장 및 활용에 대한 수요가 다변화된 상황이다.

이에 씨게이트는 엔터프라이즈 스토리지 시장에서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으로만 제품을 공급하던 과거 방식에서 벗어나 자체 브랜드를 내걸기 시작했다. SSD를 장착한 니트로(Nytro)와 HDD를 탑재한 엑소스(Exos)라는 제품군으로 고객 수요에 따른 여러 스토리지를 공급 중이다. 커스터마이즈가 쉬운 모듈형 구성방식을 택한 것이 특징이다.

씨게이트는 HDD, SSD부터 컨트롤러 및 칩셋, 인클로저까지 스토리지에 필요한 모든 영역을 직접 제조한다. 하드웨어 제조에 그치지 않고 소프트웨어(SW)도 개발하고 있다. 그는 “씨게이트는 하이퍼 스케일 스토리지를 위해 40년 넘게 기술 혁신을 거듭해왔다. 2026년 50TB, 2030년 100TB HDD를 개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 부장은 작년 6월 출시한 블록 스토리지 시스템 ‘엑소스 코볼트(Exos CORVAULT)’도 소개했다. 엑소스 코볼트는 자체적으로 데이터 복원 기술을 갖췄다. 4U 인클로저 장비에 HDD가 총 106개가 탑재되는 제품으로, 씨게이트가 인수한 데이터 스토리지 기술 기업 자이라텍스(Xyratex)의 기술을 바탕으로 개발됐다.

그는 “HDD가 100여개 이상 탑재된다는 것이 뭐 대단한 일이냐고 코웃음칠 수 있다. 100개, 200개, 1000개도 연결할 수 있지 않냐고 하는데, 이게 쉽지 않다. HDD가 작동하는 데 있어서 가장 큰 위험요소는 진동과 열인데, 좁은 영역에 일정 개수 이상의 HDD를 탑재하면 진동이나 열이 서로 중첩돼 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한다. 씨게이트는 이 분야 1위 기업인 자이라텍스를 인수함으로써 기술을 갖췄다”고 밝혔다.

엑소스, 니트로 등은 보편적인 스토리지의 영역이다. 씨게이트는 여기서 한발 나아가 이동형 저장 서비스 ‘라이브(LYVE)’를 선보였다. 엑소스, 니트로 등은 라이브를 떠받치는 기둥일 뿐이라는 것이 김 부장의 설명이다.

라이브는 월 단위 과금을 하는 데이터 이동형 서비스다. 엔드포인트에서 엣지를 거쳐 HDD나 SSD 등으로 구성된 외장 스토리지인 ‘라이브 모바일’과 프라이빗 클라우드에 최적화된 대용량 스토리지 ‘라이브 랙’, 데이터센터 기업 에퀴닉스(Equinix)와 협력해 클라우드 서비스로 제공되는 ‘라이브 클라우드’ 등으로 구성됐다.

김 부장은 “여러 유형의 스토리지 가운데 고객이 더 효율적으로 데이터를 저장하고 이관할 수 있는 웹 서비스, ‘라이브 파일럿’도 제공 중”이라며 “씨게이트는 더 이상 단순 HDD를 제조하는 기업이 아니다. 씨게이트가 준비 중인 스토리지 생태계에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종현
bell@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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