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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사용료 2R]⑨ SKB 새로운 주장 "2016년 넷플릭스 일방적 연결"

강소현


[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망 이용료를 둘러싼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 간 소송전이 3년째 지속되고 있다. 양사의 소송전은 2라운드에 접어든 가운데 ‘무정산 합의’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가 서로 연결하는 과정에서 무정산에 대해 사전 합의가 있었는지 여부다.

이 가운데 SK브로드밴드가 새로운 주장을 펼쳐 눈길을 끈다.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가 국내 서비스 론칭 이전부터 합의 없이 자사와 연결해 왔다고 주장했다.

지난 15일 서울고등법원 민사19-1부에서는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 확인소송 항소심의 3차 변론이 진행됐다.

이번 변론에선 앞서 예고됐던 바와 같이 과거 양사 간 상호무정산 합의가 있었냐가 집중적으로 거론됐다. 지난 2차 변론에서 넷플릭스는 2018년 일본 도쿄에서 SK브로드밴드의 망과 직접연결할 당시 무정산에 암묵적으로 합의했다고 주장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대해 당시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에 의한 급격한 트래픽 증가에 따른 이용자의 불편을 줄이고자 망 이용대가 지불에 대한 협상을 미뤘을 뿐, 무정산 피어링에 대해 합의한 것은 아니라고 반박해 왔다.

특히 SK브로드밴드는 이날, 2016년 넷플릭스가 국내 서비스를 론칭할 당시 SK브로드밴드와 연결될 사실 자체를 몰랐다고 새롭게 주장했다. 연결 사실을 몰랐는데 어떻게 합의를 이룰 수 있냐는 것이다.


SK브로드밴드에 따르면 당시 넷플릭스는 미국 시애틀의 인터넷연동서비스(IXP)를 통해 퍼블릿피어링 방식으로 SK브로드밴드의 고객들에 자사 콘텐츠를 전송했다. 퍼블릿피어링은 IXP와 이미 계약을 맺은 모든 ISP 혹은 CP와 접속 가능한 방식이다. IXP와 계약하면 포트 비용(FEE)만을 지불하고 다른 ISP 혹은 CP와 연결할 수 있다. IXP와 연결하기로 이미 합의한 ISP 혹은 CP와의 연결로, 이 과정에서 별도의 합의나 포트 비용 외 비용 지불은 필요없다. 결국 합의가 필요하지 않다보니 넷플릭스와 연결됐는지 SK브로드밴드는 몰랐다는 입장이다.

SK브로드밴드 측 법률대리인은 "넷플릭스는 국내 서비스를 론칭하면서 미국 시애틀의 IXP인 SIX를 통해 SK브로드밴드와 연결했는데 우리는 이 사실을 한참 지난 후에야 알았다"라며 "퍼블릭피어링은 소량의 트래픽 교환을 전제하는 가운데, 넷플릭스의 트래픽이 점점 증가하자 2018년 5월 전용망 협의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때도 망 이용대가에 대해선 협상을 유보한 거지 무정산 피어링에 대해 합의한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반면 넷플릭스는 SK브로드밴드가 시애틀에서의 연결 사실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망 이용료를 요구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SK브로드밴드와 주고받은 메일이 그 근거다. 해당 메일에는 “우리(넷플릭스)는 지금 시애틀에서 무상 상호접속 약정(SFI)으로 트래픽을 교환하고 있다”고 적혔다.

또 넷플릭스는 망을 일방적으로 연결했다는 것이 기술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그 사실을 인지한 직후 바로 차단했으면 될 일인데, 몇 년 동안 아무말 없이 콘텐츠를 전송하다가 갑자기 일방적으로 연결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넷플릭스 측 법률대리인은 “SK브로드밴드 측은 넷플릭스가 시애틀에서 일방적으로 연결했다며 지금까지 하지 않았던 새로운 주장을 하고 있다”며 “하지만 최근까지도 SK브로드밴드는 시애틀에서 연결한 뒤에 넷플릭스 데이터를 국내 이용자들에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쌍방이 합의해서 연결한 것”이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이에 대해, SK브로드밴드에 넷플릭스가 일방적으로 연결했다는 주장에 대한 근거 자료 제출을 요청했다.

어느 시점에 정확히 연결 사실을 파악했으며, 당시 넷플릭스와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 지에 대한 자료 제출을 요청했다. 재판부는 "본인들 망에 연결되어 있지 않던 사업자가 연결된 것인데 왜 파악할 수 없냐"라며 "전체변론에서 처음 나온 주장인데 그게 물리적으로 가능한 지 알려달라"고 말했다.

한편 다음 변론기일은 7월 20일 진행될 예정이다.

강소현
ksh@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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