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DD’s톡] 코스피 떨어져도 오르는 KT…“외국인 끌고 기관 밀고”

백지영
- 올 상반기, 외국인·기관 순매수 6위·4위 기록
- 종가 기준 3만8300원 넘기면 9년 만에 시가총액 10조원
- 시킹알파 평가 5600개 회사 중 20위, 국내 기업 중 유일
- 로봇, 클라우드 등 디지털플랫폼 사업 성장세 주가 반영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작년 6월 3300 포인트선을 넘나들던 코스피 지수는 7월 현재 2300선이 위협받고 있는 등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이 와중에 KT의 주가는 올해만 20% 이상 상승하며 그 배경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KT 주가는 올해 들어 3만350원에서 지난 5월 31일 장중 한 때 3만8500원까지 오르는 등 다른 종목 대비 두드러지는 상승세를 보이며 시가총액 10조원을 바라보고 있다. 지난 12일 KT 주가는 3만7250원으로 장을 마쳤으며 13일 오전 10시 현재 3만7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만약 KT 주가가 종가 기준으로 3만8300원을 넘기면 2013년 6월 이후 약 9년 만에 시가총액 10조원에 복귀하게 된다. 이같은 성장 배경에는 특히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수가 눈에 띈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 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KT는 코스피·코스닥 상장 종목 중 외국인과 기관 순매수 각각 6위, 4위를 기록했다.

실제 외국인과 기관 모두 순매수 10위권 내에 든 종목은 KT가 유일하다. 지난 5월 26일부터 6월 30일까지 25거래일 연속 외국인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같은 추세를 반영하듯 최근 미국 재무분석사이트 ‘시킹알파(Seeking Alpha)’ 분석에 따르면, KT는 미국 증시에 상장된 5600개 기업 중 상위 1% 수준인 20위 랭크됐다.

이는 수익성과 성장성, 주가 상승률 등 5가지 요소를 고려해 평가한 것으로 KT가 여전히 저평가 상황이라고 판단한 셈이다. 즉, KT의 주식이 아직까지 제대로 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또한 이는 미국에 상장된 10여개 국내 기업 가운데 가장 높은 순위다.

이와 함께 KT의 주주친화적인 배당 정책과 자사주 매입 등도 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KT는 지난해 주당 배당금을 전년대비 22.7% 올리며 1350원으로 지급한 데 이어 3월 제40기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지난해 대비 41.5% 늘어난 주당 1910원으로 확정했다.

시가배당률은 5.9%, 배당금 총액은 약 4500억원 수준이다. KT는 3년 연속 배당금을 올리며 주주환원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하고 있다. 2020년~2021년엔 약 3000억원에 달하는 자사주 매입을 완료했다. 2021년에만 430억원어치 자사주를 매입해 직원들에게 지급했다.

궁극적으로 이같은 KT의 주가 상승 배경으로는 구현모 대표의 ‘디지코(디지털플랫폼기업)’로의 체질 개선 전략이 시장에 먹히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2020년 10월 통신기업 ‘텔코’에서 벗어나 ‘디지코’로의 변화를 선언한 KT는 성장이 정체된 통신 시장에서의 경쟁 대신 인공지능(AI)·빅데이터·클라우드 등 ABC 역량을 기반으로 플랫폼과 B2B 산업을 주도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를 위해 AI, 로봇, 미디어 콘텐츠, 디지털 금융 등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 초에는 신한은행과 4375억원의 지분을 상호 취득하며 금융 디지털 전환(DX)에 힘을 쏟고 있으며 작년 6월에는 현대로보틱스에 500억원을 투자해 지분 10%를 확보했다.

미디어와 콘텐츠 사업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현대HCN과 현대미디어를 품에 안았고 작년 9월엔 글로벌 데이터 전문기업 ‘엡실론’을 인수했다. 이같은 성과에 따라 구현모 대표 취임 이후 현재 주가는 7월 12일 종가 기준 약 89% 상승한 3만7250원을 기록했다. 구 대표 취임일인 2020년 3월 30일 기준 KT 주가는 1만9700원에 불과했다.

KT는 최근 KT스튜디오지니와 스카이TV 채널을 중심으로 미디어콘텐츠 분야에서의 성과와 함께 AI 로봇, 클라우드 등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지난 4월 출범한 ‘KT클라우드’의 경우 8000억원 규모의 공공 클라우드 전환사업에 집중하는 등 오는 2026년까지 매출 2조 규모의 회사로 성장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실제 이는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KT는 올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한 6조2777억원, 영업이익은 자산 매각에 따른 일회성 이익 등 약 746억원을 반영해 전년 동기 대비 41.1% 증가한 626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0년 이후 약 12년만에 분기 최대 실적으로 ‘어닝 서프라이즈’로 평가받고 있다.
백지영
jyp@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