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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찍먹] 방치형과 퍼즐의 절묘한 조화…네오위즈 ‘브라운더스트 앤 퍼즐’

오병훈

[디지털데일리 오병훈 기자] “자동플레이 버튼만 누르면 알고리즘이 알아서 퍼즐을 풀어준다?” 네오위즈가 최근 내놓은 신작 게임에선 가능했다. 네오위즈는 이러한 강점을 앞세운 퍼즐형 역할수행게임(RPG) ‘브라운더스트 앤 퍼즐’을 지난 11일 출시했다. 기자는 ‘퍼즐을 자동으로 풀어주면 무슨 재미가 있을까?’ 걱정이 앞섰지만, 새로운 캐릭터를 수집·육성하는 재미가 쏠쏠할 것으로 보였다.

직접 해본 브라운더스트 앤 퍼즐은 3매치 퍼즐게임이라는 게임성을 앞세우고 있다. 그러나 이는 곁들임 반찬이었을 뿐, 메인은 방치형 RPG이었다. 이는 네오위즈가 지난 2017년 출시한 모바일 턴제 RPG ‘브라운더스트’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퍼즐게임이란 데에서 기반한다.

브라운더스트는 네오위즈가 지난 2017년 4월에 출시한 자체 개발 게임이다. 브라운더스트는 국내 출시 이후 ▲일본 ▲동남아 ▲대만 ▲홍콩 ▲마카오 등 해외에도 진출했다. 지난 2019년에는 매출 400억원을 올리며 네오위즈 대표 IP로 자리잡았다.

이렇듯 대표 IP를 활용한 퍼즐게임이라 해서, 새로운 이용자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브라운더스트 세계관을 잘은 모르고 있었지만, 게임 스토리를 이해하는 데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게임은 주인공이 ‘카리안 왕국’ 마석 축제에 참가한 뒤, 아무도 옮기지 못했던 마석을 움직인다는 배경 속에서 시작된다.


스토리가 어느 정도 진행이 되고 나면 튜토리얼이 시작된다. 조작 방법을 익히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꽤 친절하게 느껴졌다. 기본적인 기존 3매치 게임에 턴제 전투가 가미됐다. 이용자는 블록 3개를 맞춰 적에게 대미지를 줄 수 있다. 캐릭터 스킬을 통해서도 대미지를 줄 수 있고, 캐릭터가 강해질수록 더 큰 대미지가 가해진다.

처음엔, 이 게임이 가진 재미가 ‘퍼즐을 맞추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게임이 내세우고자 하는 진짜 재미는 ‘육성’이었다. 퍼즐은 수단이고 캐릭터를 육성하는 게 목적인 셈이다. 이러한 사실을 깨닫게 된 시점은 캠페인 스테이지 2를 지날 쯤이었다.

‘자동 플레이’ 기능을 안내해주는 문구가 화면에 등장했다. 우측 상단 ‘자동플레이’ 버튼을 누르면 블록 맞추기는 물론 캐릭터 스킬까지 자동으로 발동시켜 준다. 최근 모바일 게임 인기장르가 방치형 RPG라는 건 알았지만, 퍼즐을 자동으로 풀어주는 ‘방치형 퍼즐’이라니 다소 생소하게 다가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치형 RPG라는 점에 집중하니 이 게임을 어떻게 즐겨야할지 감이 잡히기 시작했다. 특히 멀티플레이가 불가능했던 이용자라도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기자는 아이패드로 넷플릭스를 실행했다. 눈으로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시청하고, 엄지손가락으로는 ‘다음 스테이지’ 버튼을 반복해서 눌렀다. 스테이지는 스스로 적당한 수준에서 클리어됐다.


주의해야 할 점은 자동플레이 알고리즘이 그렇게 믿을만 하지는 않다는 것이다. 퍼즐을 이상하게 푸는 경우도 있었다. 때문에 스테이지를 클리어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했는데, 그때만 잠시 드라마 시청을 멈추고 직접 플레이했다.

특히 캐릭터 레벨업 후엔 자동플레이 기능을 통해서도 스테이지를 쉽게 클리어할 수 있었다. 캐릭터를 강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레벨업 ▲스킬 레벨업 ▲한계돌파 ▲상위등급 캐릭터 계약 등 요소를 모두 활용해야 한다.

브라운더스트 앤 퍼즐은 ‘등급이 낮은 캐릭터가 강화 효율이 좋다’면서 플레이 하는 내내 이용자에게 깨알 같이 팁을 알려주기도 했다. 등급이 높은 캐릭터는 강화하는데 더 많은 재화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등급이 낮은 캐릭터들을 중점적으로 강화하기 시작했다. 소과금·무과금 이용자라도 일정 범위 콘텐츠는 즐길 수 있도록 나름 신경을 쓴 것 같았다.


이렇게 육성한 캐릭터들을 데리고 이용자 간 전투(PvP)도 진행해봤다. 아쉽지만 실시간 대결 PvP는 아니었다. 화면 안에 상대방 캐릭터가 등장할 뿐, 상대방이 어떻게 퍼즐을 풀고 있는 지는 볼 수가 없다. 일본 고전 게임 ‘뿌요뿌요’처럼 실시간 퍼즐 액션이 있다면 조금 더 흥미로운 지점이 됐을 법하다.

12시간 남짓 플레이 해본 이 게임은 복잡한 지식이나 컨트롤 없이 누구나 쉽게 진입할 수 있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었다. 무엇보다 드라마나 영화, 유튜브를 시청하면서 동시에 게임도 편하게 즐기고 싶은 이용자라면 더 좋다. 다만, 3매치 퍼즐게임 특성보다는 수집형 RPG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이 단점이 될 수도 있겠다. 카카오게임즈 ‘프렌즈 팝’이나 위메이드플레이 ‘애니팡’과 같이 퍼즐게임 자체를 즐기기 위해 유입된 이용자 입장에서는 게임이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병훈
digimo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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