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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KT가 MZ세대 IT인재를 사로잡는 법

강소현

 KT IT전략기획담당 정찬호 상무
KT IT전략기획담당 정찬호 상무

[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IT업계가 극심한 인재난를 겪고 있다. 인재를 유치하기 위한 경쟁이 날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가운데 업계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KT의 인재양성프로그램에 관심이 모인다. KT는 지난해부터 ‘테크캠프’라는 인재양성프로그램을 만들어 디지코(Digico·디지털플랫폼) 인재를 직접 육성 중이다. KT IT전략기획담당 정찬호 상무와 만나 ‘테크캠프’에 대해 들어봤다.

◆"MZ세대 겨냥…KT에 맞는 인재 직접 육성"

테크캠프는 20∼30대 주니어 직원들을 겨냥한 KT의 인재양성프로그램이다. 지난해부터 시행된 이 프로그램은 KT 임직원들이 인공지능(AI)·클라우드 등 IT 개발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앞서 KT는 2020년 통신사에서 디지털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이에 디지털플랫폼기업의 기반이 되는 ABC(AI‧빅데이터‧클라우드) 기술 개발에 집중해왔다. 체질 개선에 따른 인력 확보도 요구됐다. 통신사 특성상 이전까진 네트워크 인력들이 주를 이뤘기 때문이다.

정찬호 상무는 “디지털전환(DX)이 짧은기간 진행할 사업이었다면 프로젝트 형태로 추진할 수 있었겠다. 하지만 KT가 생각하는 DX는 장기간에 걸쳐 차근차근 실행해야 하는 과제였다"라며 "이 과제를 지속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내부 인재’를 육성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했다"고 테크캠프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KT는 이전에도 다양한 인재양성프로그램을 시도해왔다. AI300·AI인증제·AI마라톤 교육 등이대표적이다. 그렇다면 테크캠프는 이전의 프로그램들과 어떻게 다를까. 정찬호 상무는 그 차이점으로 ‘지속성’을 꼽았다. “기존의 프로그램들은 일회성으로 끝났던 반면, 테크캠프는 장기적인 플랜을 가지고 진행된다. 인재양성을 위해선 성장 목표를 잡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됐다. 이에 KT는 테크캠프가 목적 지향적인 활동이 되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직원 아이디어, 사업으로 연계도…프로그램 고도화 예정

(오른쪽부터) AI시스템엔지니어링TF 이슬기 과장, 모빌리티솔루션개발TF 곽요한 대리,
(오른쪽부터) AI시스템엔지니어링TF 이슬기 과장, 모빌리티솔루션개발TF 곽요한 대리,

테크캠프는 ▲에자일 캠프(맞춤형 짧은 교육) ▲카라반(자발적 학습길드) ▲캠프파이어(카라반 역량 활동 공유) ▲소프트웨어캠프 2.0(소프트웨어본부 역량강화) 등 크게 4개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KT임직원은 모든 프로그램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이 중에서도 핵심 프로그램은 카라반이다. 카라반은 3개월 단위로 목표를 정하고 추진하는 자발적 학습 공동체다. 예컨대 백엔드 개발이 배우고 싶다면 스터디원을 모아 신청하면 된다. KT 내 전문인력이나 전문교육기관의 강사로부터 교육을 받을 수도 있다. 활동비는 따로 지급된다,

프로그램에 대한 내부 반응도 괜찮은 것으로 알려졌다. KT에 따르면 IT부문 인력 800명 가운데 60~70%가 현재 테크캠프에 참여하고 있다.

AI시스템엔지니어링TF 이슬기 과장은 “내부 프로젝트 진행을 위해 백엔드 개발이 요구됐지만 역량이 부족했다”라며 “테크캠프를 통해 역량을 키우면서 업무도 같이할 수 있어 좋았다”라고 말했다.

모빌리티솔루션개발TF 곽요한 대리는 “모바일앱 개발 기술이 부족했는데 맞춤형 교육을 통해 업무를 수월하게 할 수 있었다”라며 “카라반 프로그램 덕분에 동기부여도 됐다”고 평가했다.

내부 인재를 양성하려는 목적으로 기획됐지만, 테크캠프를 이유로 외부에서 KT를 찾는 인재도 늘었다. 여기엔 카라반 내 비정기적 프로그램인 ‘사장님게임’이 한몫했다. 사장님게임은 직원의 개발 아이디어를 사업부서와 협업해 실제 사업으로 연계하는 프로그램이다.

올해의 경우 ‘소상공인을 위한 서비스’를 주제로 사장님게임이 진행된 가운데 음식점에 남는 식재료를 싸게 팔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한 ‘할인의 추억’팀이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최종 우승팀에게는 456만원을 상금으로 수여했다.

정찬호 상무는 “올 하반기 KT의 소상공인 서비스인 잘나가게와 연계해 서비스하는 것으로 기획하고 있다”라며 “다양한 주제로 사장님게임 다음 시즌을 기획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테크캠프는 아직 시작단계다. 체계도 아직 완벽히 갖춰지지 않았다. 이에 직원들의 피드백을 반영해 연내 프로그램을 고도화하겠다는 목표다. 정찬호 상무는 “조직적으로 정기 프로그램화하는 작업들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연말 조직개편 때 반영할 예정”이라며 “장기적으로 전체적인 경력개발계획(CDP)에 맞게 설계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강소현
ksh@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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