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테라’ 빈자리 채우고 ‘넥스트 배그’ 만들고…갈 길 바쁜 크래프톤

왕진화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크래프톤 갈 길이 바쁘다. PC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테라’가 서비스 종료된 가운데,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는 현지에서 삭제 조치됐다. 이 와중에, 보호예수 해제도 오는 10일로 다가왔다.

신작 부재가 생각보다 길어지고 있는 크래프톤에겐 캐시카우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크래프톤은 올해 하반기 최대 기대 신작인 호러 장르 게임 ‘칼리스토 프로토콜’을 필두로, 대형 신작을 차근차근 선보일 계획이다.

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오는 12월2일(북미 기준) 플레이스테이션4·5, 엑스박스 원, 엑스박스 시리즈 X·S 등 콘솔 플랫폼과 스팀 및 에픽게임즈 스토어 기반 PC 게임으로 글로벌 출시를 확정 지은 ‘칼리스토 프로토콜’ 외에도 다수 신작을 준비 중이다.

먼저 최근 크래프톤은 ‘눈물을 마시는 새’ 제작을 예고했다. 눈물을 마시는 새(이하 눈마새)는 한국 판타지 소설계 거장 이영도 작가가 집필해 20년간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소설이다. 4개 선민 종족인 ▲인간 ▲레콘 ▲도깨비 ▲나가가 우연한 사건을 통해 얽히게 되면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크래프톤에 따르면, 소설 세계관 속 가장 독특한 종족인 나가는 과거 대전쟁을 통해 대륙의 남쪽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나가는 다른 세 종족과의 교류를 중단한 채 폐쇄적인 문화를 영위하고 있다. 그러던 중 어느 나가 종족 협력자에 의해, 나가가 꾸미고 있는 무서운 계략이 알려지게 된다.

북부 세 종족은 ‘셋이 하나를 상대한다’는 옛 격언에 따라, 길잡이, 대적자, 요술쟁이로 이루어진 구출대를 결성한다. 이후 나가 종족의 밀림 속으로 뛰어들어 나가 협력자를 구출한다는 스토리다. 눈마새는 앞서 지난 2019년에도 크래프톤이 개발에 적극 나선 바 있으나, 원작 세계관과 맞지 않는 해석으로 팬들의 아쉬움을 샀다.

크래프톤은 이를 게임으로 재탄생시키기 위해 신규 게임 프로젝트 ‘언어나운스드 프로젝트(UNANNOUNCED PROJECT)’를 공개했다. 눈마새가 지니고 있는 독창적 판타지 세계관과 새로운 종족, 아름답고 처절한 서사를 게임 경험으로 담아내는 것이 목표다.

또한, 크래프톤은 앞서 지난해 10월 인수했던 언노운월즈와도 대형 신작을 준비 중이다. 언노운 월즈는 2001년 미국에서 설립된 게임 개발사다. ‘하프라이프 MOD’, ‘내추럴 셀렉션’ 시리즈, ‘서브노티카’ 등 크리에이티브 기반 PC 및 콘솔 게임을 선보인 바 있다.

언노운 월즈는 크래프톤 아래 다양한 PC·콘솔 게임 개발에 나서기로 한 가운데, ‘프로젝트M’을 신작 타이틀로 내세우고 있다. 이는 공상과학(SF) 세계관의 턴제 전략 게임으로 개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대형 신작들을 쏟아낼 준비 중인 크래프톤은 사실, 여느 기업보다도 하반기 모멘텀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지난해 11월 출시됐던 배틀그라운드:뉴스테이트 실적이 예상보다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최근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가 현지 모바일 양대마켓 다운로드 목록에서 삭제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상장 당시 직원들의 청약물량 1년 보호예수 해제도 오는 10일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직원들은 지난 1년간 보호예수로 묶여 처분할 수 없었던 우리사주를 시장에 매도할 수 있게 된다. 공모 물량의 4.1% 수준이지만, 8일 크래프톤은 26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공모가(49만8000원)의 절반 정도에 이른다. 신작들의 어깨가 갈수록 무거워지고 있는 가운데 크래프톤이 하반기 대장주로서의 명예회복을 해낼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이소중 SK증권 연구원은 “크래프톤은 3분기부터 기존 게임 매출이 전분기 대비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기존 게임의 신규 맵·모드·콘텐츠 확장으로 견고한 트래픽이 유지되고 신작들로 인한 외형 성장이 기대된다”라고 예상했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 서비스 중단에 따른 3분기 성장둔화가 우려되지만, 해당 게임 매출이 전체 매출중 6~7% 수준이고 이익기여도가 높았던 것은 아니어서 이로 인한 주가 하락은 10% 이상을 넘지 않을 것”이라며 “칼리스토 프로토콜에 대한 글로벌 콘솔 유저에 대한 높은 기대감과 실제 성공여부가 결정적인 터닝 포인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왕진화
wjh9080@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