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티맵, 출시 1년도 안 돼 ‘픽업’ 중단…연계 매장 한계·인력 부족

오병훈
-적자 심화 속 선택과 집중…대리운전·미들마일에 자원 투입


[디지털데일리 오병훈 기자] 티맵모빌리티가 SPC그룹과 야심차게 내놓은 ‘티맵 픽업’ 서비스를 출시 1년도 안 돼 중단한다. 연계 매장이 SPC 소속 브랜드에 한정되고 서비스에 필요한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티맵은 픽업 서비스를 종료하고, 시범 운영 중인 대리운전 배차 서비스와 올해 하반기 출시 예정인 미들마일 관련 서비스 개발에 집중하기로 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티맵모빌리티는 차량 출발 전 티맵 내비게이션으로 물품을 주문·결제하고 가는 길에 찾아가는 ‘티맵 픽업’을 다음달 12일 종료한다고 공지했다.

티맵 픽업은 티맵모빌리티와 SPC그룹 협업 서비스로 지난해 10월 출시됐다. 이용자는 티맵 앱을 통해 ▲파리바게뜨 ▲베스킨라빈스 ▲던킨 ▲쉐이크쉑 등 12개 브랜드 상품을 방문 전 주문·결제할 수 있다. 티맵모빌리티는 티맵 앱과 SPC그룹 음식 주문 앱 ‘해피오더’를 연동해 해당 서비스를 운영해 왔으나, 오는 12일 이후에는 서비스 이용 및 이용 내역 조회가 불가능하다.

티맵 픽업과 연동된 매장이 SPC그룹에 한정돼 있어 이용률이 저조한 점이 첫 번째 이유다. 티맵모빌리티가 고려 중인 다른 신사업 대비 수익성이 높지 않다는 판단을 내릴 수 있는 부분이다. 다만, 티맵모빌리티는 정확한 티맵 픽업 이용자 수나 거래액을 밝히지 않았다.

당초 티맵모빌리티는 SPC그룹뿐 아니라 다양한 브랜드와 자영업자 대상 공공 배달앱 제휴까지 검토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으나, 이번 서비스 중단으로 결국 공언에 그쳤다. 인적 자원이 한정된 만큼, 픽업 서비스 개발 인력을 티맵모빌리티 주력 신사업 업무에 투입하는 선택지를 고른 셈이다.

티맵모빌리티는 관련 인력을 현재 시험 운영 중인 ‘대리운전’ 서비스와 올해 중 출시 예정인 화물·여객 서비스 개발 등에 투입한다. 이는 티맵모빌리티에서 수익성 개선과 성장성을 담보하는 핵심 신사업으로 분류돼 있다. 티맵모빌리티 지난해 영업손실이 약 678억원으로, 전년 약 186억원에서 적자 심화된 점도 눈여겨 봐야 한다.

한국대리운전총연합회 반발에도 로지소프트 인수를 강행한 배경이기도 하다. 최근 티맵모빌리티는 로지소프트 인수 이후 대리운전 배차 서비스를 시범운영 중이다. 로지소프트는 대리운전기사 유선콜 배치 관제 시스템을 개발·운영하는 회사다. 로지소프트 대리운전 시장 내 콜 점유율은 70%~80%에 달한다. 카카오모빌리티도 영업이익률이 높은 대리운전시장에 진출 후 흑자전환을 꾀할 수 있었다.

티맵모빌리티는 화물 운송 관련 서비스 개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티맵모빌리티는 화물차 운전자를 겨냥한 화물차 물류 중개 서비스와 화물·여객 관련 자율주행 개발에도 투자를 진행했다. 지난해 5월에는 미들마일 물류 회사 와이엘피를 인수하고, 지난 6월에는 자율주행 솔루션 개발 스타트업 ‘마스오토’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티맵모빌리티는 연내 미들마일 관련 서비스를 새롭게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기준 국내 미들마일 물류 시장 규모는 30조원으로 추산되지만, 아직 디지털전환이 이뤄지지 않고 주력 플랫폼이 없는 기회의 땅으로 불린다.

티맵 관계자는 “이동 관련 서비스 개발에 인력을 집중하려고 한다”며 “현재 시범운영 중인 대리운전 배차 서비스와 물류 관련 서비스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오병훈
digimon@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