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에이터 이코노미] 1000억달러 잡아라…새 경제 생태계 뛰어드는 기업들
[디지털데일리 이나연 기자] 주요 정보기술(IT) 기업들이 ‘크리에이터 이코노미(Creator Economy, 창작자 경제)’로 뛰어들고 있다.
크리에이터는 유튜버와 인플루언서뿐 아니라 가수, 작가, 디자이너, 예술가 등 특정 콘텐츠를 창작하는 모든 사람을 뜻하며, 1인 미디어 성장과 함께 대중적인 용어로 자리 잡았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간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는 크리에이터가 자신의 창작물을 기반으로 수익을 만드는 산업 전반을 말한다.
과거에는 기업이 일방적으로 소비자에게 콘텐츠를 제공하는 구조였다면, 이제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누구나 손쉽게 콘텐츠를 제작해 올리고 이를 통해 수익을 얻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미국 벤처 캐피털 시그널파이어(SignalFire)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에서 5000만명 이상 크리에이터가 활동하고 있다. 이와 함께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시장 규모도 몸집을 키우는 중이다. 미국 포브스지는 올해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시장가치가 1000억달러(약 120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비대면 활동이 늘어나면서 크리에이터 생태계도 덩달아 성장 가도를 달리게 된 셈이다.
결국 플랫폼 업계에서는 양질의 콘텐츠와 그 콘텐츠를 만드는 크리에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치열한 시장 경쟁 속에서 생존하기 위해 기업은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에 소비자를 묶어두는 이용자 락인(Lock-in)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크리에이터 생태계에 합류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수익 창출 도와드립니다” 크리에이터 지원 사격 나선 기업들=이에 따라 메타는 크리에이터가 가진 재능이 생계로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펼치고 있다. 이들의 성장과 수익화를 돕기 위해 여러 리소스와 지원 정책, 수익 창출 도구를 제공한다. 지난해 7월14일, 메타(페이스북)는 연말까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서 만든 콘텐츠를 통해 수익을 올릴 새로운 방법을 제공하는 10억달러 이상 이니셔티브와 인센티브 프로그램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먼저 페이스북 크리에이터들은 20억명이 넘는 잠재적 팬들을 비롯한 다양한 작업자와 연결되고 커뮤니티를 형성하며 페이스북 라이브(Live)로 팬과 직접 소통하는 한편, 브랜드 콘텐츠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인스타그램의 경우, 자신이 좋아하는 콘텐츠를 만들면서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브랜디드 콘텐츠와 대체불가능한 토큰(Non-Fungible Token, 이하 NFT) 기능을 활용한 수익 창출 및 발견 기회를 제공한다. 효율적인 계정 관리를 돕는 도구를 지원하며, 창의적인 콘텐츠 제작을 위한 ‘인스타그램 크리에이터 비즈니스 스쿨’도 꾸준히 진행 중이다.
틱톡은 교육, 패션, 푸드, 운동 등 13개 카테고리 전문 크리에이터를 발굴하고 성장을 돕기 위한 '틱톡 파트너 크리에이터'를 운영하고 있다. 팔로워 1만명을 보유하고 5편 이상 영상을 올린 크리에이터라면 누구나 신청을 통해 파트너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다. 매월 주어지는 미션을 달성하는 파트너 크리에이터에게는 카테고리별 순위에 따라 상금을 지급하며, 이외에도 성장을 위한 집중 케어, 신규 기능 사용 우선 적용, 틱톡 광고·협찬 파트너 선정 등 다양한 혜택을 통해 창작 활동을 장려한다.
소셜미디어(SNS) 기업 뿐 아니라 생존을 위해 신사업을 발굴해야 하는 곳들도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로 눈을 돌리고 있다. 구글 유튜브·유튜브뮤직 시장 침투에 더해 인앱결제(앱 내 결제) 리스크까지 겹친 국내 음원 플랫폼도 생존 활로를 모색하기 위한 수단으로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일례로, 드림어스컴퍼니가 운영하는 플로(FLO)는 최근 오디오 오픈 플랫폼으로 변화를 꾀했다. 만 14세 이상이라면 ‘플로 크리에이터 스튜디오’를 통해 누구나 나만의 오디오 콘텐츠를 만들어 올릴 수 있다. 크리에이터와 팬덤 간 커뮤니티를 활성화 및 수익화하는 L2E(Like to Earn)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포부다.
이렇게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시장이 커지다보니, 투자자들 관심도 쏠리고 있다. 이로 인해 크리에이터 영향력과 수익성을 검토해 콘텐츠 제작 자금을 투자하는 스타트업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캐럿 파이낸셜은 콘텐츠 제작비가 필요한 크리에이터 대상으로 신용카드 발급 사업을 한다. 크리에이터 영향력과 수익을 합산한 신용평가모델을 개발한 것이 특징이다. 스프터는 크리에이터가 얻는 콘텐츠 수익이나 채널 성장성 등을 평가해 투자를 집행하는 스타트업으로, 투자 대가로 5년간 콘텐츠 관련 판권 등 주요 권리를 보유하게 된다.
이와 관련 한국콘텐츠진흥원 ‘인터넷시대 제3의 물결,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보고서는 “미국 실리콘밸리 투자자들 사이에서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는 주요 관심사업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지난해 1월부터 6월까지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를 표방하는 스타트업에 벤처캐피털이 유치한 투자금은 13억 달러로 전년 동기간과 비교하면 300% 증가했다. 2021년 한 해 동안 크리에이티브 이코노미 스타트업에 투자된 금액은 50억 달러 이상으로 추정된다”고 전망했다.
이어 “누구나 콘텐츠를 만들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환경인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는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온라인에서 창작한 콘텐츠로 수익을 창출할 것이며, 올해 말까지 1042억달러 규모로의 성장을 내다본다”며 “벤처캐피탈 투자와 스타트업 론칭도 활발하게 일어나는 현재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산업분야”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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