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구글, 넷플릭스와 같은 거대 콘텐츠제공사업자(CP)의 망 무임승차를 막는 일명 ‘망무임승차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두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와 문화체육관광위원회(문체위) 간 기싸움이 펼쳐지고 있다.

20일 오전 과방위가 ‘정보통신망 이용료 지급 관련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심사를 위한 공청회’를 개최하고 현재 상정돼 있는 망무임승차방지법 7건에 대해 논의할 예정인 가운데, 같은날 문체위 소속 이상헌 의원(더불어민주당)이 ‘K-컨텐츠 산업과 바람직한 망이용 정책 방향 토론회’를 개최하기 때문이다.

과방위가 이날 오전 10시 개최하는 공청회는 이미 전반기 과방위에서 결정된 상황으로 지난 4월 법안심사소위에서 법안 의결을 보류한 이후 약 5개월 만에 마련된 자리다. 현재의 여야 대치 정국 상황에서도 글로벌 거대 CP의 망 무임승차가 인터넷 생태계에 미칠 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더 이상 논의를 미룰 수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공청회에는 박경신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윤상필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대외협력실장, 최경진 가천대학교 법학과 교수,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 등이 참석해 관련 법안에 대한 논의를 펼칠 예정이다. 현재 진행 중인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 간 소송 등과 맞물려 있어 다소 첨예한 상황이다.

이처럼 과방위가 일정 규모 이상 부가통신사업자의 망 이용계약 체결을 의무화하는 망무임승차방지 법안을 통과시키려하는 가운데, 문체위는 CP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 망무임승차방지법이 통과될 경우, 미국 정부도 국내 콘텐츠 기업에게 망사용료를 부과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이같은 국회 상임위의 상반된 입장차에 따라 통신사로 대변되는 인터넷서비스제공업체(ISP)와 CP 간 갈등으로 격화될 조짐도 보이고 있다. 이상헌 의원이 개최하는 토론회에는 유명 IT 유튜브 ‘잇섭’의 사회를 보고 이필성 샌드박스네트웍스 대표, 최재원 문체부 방송영상광고과장, 이효영 국립외교원 교수 등이 참석한다.

앞서 지난 7월 문체위 소속 김승수 의원(국민의힘)과 ‘K-콘텐츠 글로벌 확산을 위한 네트워크 정책’ 세미나도 개최한 바 있는 이상헌 의원은 전일 토론회 개최를 알리며 “과방위가 이번 공청회를 시작으로 법안 심사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이는데, 조급하게 법안을 통과시킬 경우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미국 정부는 우리 망사용료법안이 '사실상 우리나라가 미국 기업에 세금을 매겨 국내 통신사에 이득을 주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보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망사용료 부과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게 되면 미 정부도 우리 콘텐츠 기업들에게 망사용료를 부과할 가능성이 커지는데 K-콘텐츠가 세계 곳곳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데, 자칫 찬물을 끼얹을까 걱정이 크다”고 우려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