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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행성게임물 규제·제도 보완 필요…합리적 개정 이뤄져야”

왕진화
-하태경 의원, 한국게임법과정책학회와 게임법 개정방안 토론회 개최
-“사행성 게임 관련 규제 법률 2개지만 정의 달라…입법용어 고민 필요”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현 시대 사행성을 지닌 게임을 어떻게 규제하고 바라봐야 하는 지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와 게임물관리위원회, 학계가 한 자리에 모여 논의했다. 이들의 목소리는 사행성게임물 제도 보완을 통해 오래된 게임산업진흥 관련 법률안을 합리적으로 개정하자는 방향으로 모아졌다.

하태경 의원(국민의힘)은 23일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 한국게임법과정책학회와 공동으로 사행성게임물 확인 제도 개선방안을 논의하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하 의원은 “최근 우마무스메 사태가 있었다. 이용자들이 선진화되고 권위 의식이 높아진 데 반해 게임법과 게임사는 시대적 공정을 따라가지 못하고 소비자 권익 문제에 둔감하다. 이로 인해 충돌이 발생하는 것”이라며 “게임사와 게임 이용자 간 고리를 만들어 거칠게 충돌하지 않지 않고 시스템화되는 등 변화된 환경이 마련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또 하나의 이슈는 바로 사행성 게임”이라며 “사행성 관련 법안은 두 가지가 있는데, 사행행위를 서로 다르게 정의하고 있다. 옛날 법이 돼버린 게임산업진행에 관한 법률(이하 게임법)은 최근 다양해진 사행행위 등 사행성 게임들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간 현행 게임법이 ‘사행행위 규제 및 처벌 특례법(이하 사특법)’보다 더 강력한 규제를 시행함에 따라, 본래 목적과 달리 게임산업 진흥을 방해하고 게임이용자까지 불편하게 만든다는 비판은 일각에서 제기돼 왔다.

예를 들어, 경품은 사업자가 소비자 호감을 사기 위해 상품을 무료로 나눠주는 판촉 행위다. 그러나 게임은 대통령령이 정하고 있는 경품 외 어떠한 물건도 소비자에게 선물할 수 없다. 사행성을 조장한다는 이유에서다.

물론 환가성을 띠는 경품을 추첨으로 제공한다면 우연성과 보상의 형태를 띠고 있는 사행성게임물에 해당할 수 있다. 하 의원은 이를 사행성게임물 구성 요건인 보상으로 보기는 힘들기 때문에, 규제가 지금처럼 강력하게 작용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게임사에게 내용수정을 신고하게 만드는 규제 자체도 비효율적이란 지적도 나온다. 게임사는 게임 관련 모든 내용수정 사항을 신고해야 할 의무가 있는데, 이는 합법 게임물을 사후 사행성게임물로 위변조해 유통하려는 시도를 막는 사후관리 조치다.

게임물관리위원회(이하 게임위)는 게임을 등급분류하는 준행정기관이다. 모든 게임을 대상으로 사행성 여부를 확인한 뒤 유통을 허가하는 사전적 방식의 제도를 운용 중이다. 그러나 하 의원 측은 다양한 이벤트와 아이템 업데이트가 잦은 온라인·모바일 게임 경우 국가 기관이 모두 관리하겠다는 발상은 매우 비효율적이라고 보고 있다.

사후관리 기능을 강화했지만, 게임위는 그렇다고 해서 수사기관처럼 영업자의 불법 행위 증거를 수집하거나 감시할 수는 없다. 사행성게임물 유통을 막으려면 모든 게임 내용을 모두 검사하겠다는 발상으로 일괄 규제를 채택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태경 의원실은 “사고가 터진 뒤 땜질 처방으로 게임법 체계를 흔드는 사행성 문제를 더는 지켜볼 수 없다”며 “특히 사행성 문제는 그 내용을 논의하는 데 있어 논란이 많고 이해관계 간 조정이 힘들다는 이유로 정치권을 비롯한 정부 기관에서 논의를 회피한 측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일부 게임업계는 대체불가능한토큰(Non Fungible Token, 이하 NFT) 등 플레이투언(Play-to-Earn·P2E) 게임의 규제를 온라인 카지노 회사들과 연계한 뒤 NFT 기능을 합쳐 사실상 도박을 우회적으로 합법화하려는 움직임이 보인다”며 “사행행위를 모사하는 게임에 대한 형평성 있는 규제를 요구하는 업계의 주장도 일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하 의원실은 ▲게임법상 ‘사행성게임물’ 정의를 사특법으로 이관 ▲사행행위심의위원회를 설치해 사행성 확인 제도 보완 ▲카지노·화투 등 사행행위를 사실적으로 모사하는 게임을 법령상 신설, 규제 관리 대상 정의 ▲사특법상 참가자 처벌 조항을 신설해 사행행위 이용에 대한 관리 실효성을 높이자고 제안했다.

이러한 지적이 나왔었던 사행성게임물 확인 제도와 관련,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정부 및 학계 관계자는 개선방안을 중심으로 논의했다. 정정원 대구가톨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게임법의 실질적인 적용 영역에 있어서도 과도한 대응이 있었다고 본다”며 “입법자가 달성하고자 하려 했었던 목적에 대해 게임법이 맞게 만들어진 것인지에 대해 저는 불분명하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콘텐츠와 디바이스 플랫폼에서 각각 어떤 형태가 사행적으로 활용되는지, 또 사행적인 성격 그 자체를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여부를 확인하는 건 입법영역이 아니다”라며 “결국 이런 불법적인 (사행)행위는 처벌 대상이라고 하는 부분에 대해 힘을 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윤재 문화체육관광부 게임콘텐츠산업과장은 “이번 간담회에서 제안된 내용들은 16, 17년이나 된 게임법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되는 일”이라며 “사행성과 사행심 유발이라고 하는 표현은 빈번하게 사용하고 있는데 입법용어 자체를 보다 정확하게 검토,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소셜 카지노와 온라인 도박이라는 부분은 한국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딱 잘라 구분짓고 있진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행성이란 단어 자체가 어떻게 쓰였는지, 그간 나왔던 대법원 판례 등도 고려돼야 하기 때문에 좀 더 많은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본다”고 부연했다.
왕진화
wjh9080@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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