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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허공 터치하니 설계도가 ‘쫘악’, 메타버스가 산업현장을 만나면

오병훈

[디지털데일리 오병훈 기자] “학생들을 위한 심폐소생술 교육 수업 등에 활용되면 아주 유용할 것 같아요.”

지난 4일 방문한 ‘2022 메타버스코리아(이하 메타버스코리아)’ 박람회 현장에서 만난 사범대학교 학생은 혼합현실(MR)기술을 접한 감상을 전했다. 교육, 건설, 의료, 군사 등 다양한 분야 산업현장에 메타버스가 접목된다면 어떤 모습일까?

메타버스코리아는 한해 동안 메타버스 산업에서 주목 받은 기업이 한데 모여 기술을 소개 및 공유하는 자리다. 박람회는 이날부터 오는 7일까지 진행된다. 박람회장에는 메타버스 핵심 기술인 ▲대체불가능한 토큰(Non-Fungible Token, 이하 NFT) ▲블록체인 ▲디지털 휴먼 ▲항공 ▲유통▲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산업에 걸쳐 적용되고 있는 메타버스 기술을 보유한 기업 소개 부스가 마련됐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기업은 케이씨아이엠(KCIM)이다. KCIM은 마이크로소프트가 개발한 ‘홀렌즈2’를 국내 기업에 보급하고, 관련 콘텐츠를 개발하는 회사다. 홀렌즈2는 MR 기술을 기반으로 산업, 교육 등 현장 이미지와 가상 홀로그램 영상을 합성해 업무 효율성을 강화한다.

기자가 홀로그램 기기 체험존에서 직접 홀렌즈 2를 착용해보니 텅빈 부스 공간에 건물 홀로그램이 띄워졌다. 건물 이미지를 맨손으로 터치하자 건물 설계도가 떠올랐다. 터치를 통해 특정 대상물을 원하는 위치에 놓거나 설계도면을 확대·축소하는 것이 가능했다. 홀렌즈 2 전방에 내장된 모션 인식 카메라가 사용자 손을 인식하기 때문에 홀로그램 전용 마우스 장갑 없이도 이미지를 조작할 수 있었다.

한가지 불편했던 점이 있다면, 홀로그램 이미지를 조작할 때, 검지와 엄지손가락을 중심으로 인식된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홀로그램 화면을 조작하는 과정에서 부자연스러운 손 모양을 취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현장에서 해당 기술을 사용하는 실무자 입장에서는 불편한 지점이 될 수도 있는 부분이다.

해당 기술은 건설, 제조, 의료,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활용된다. 세포 분열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세포 이미지를 홀로그램으로 띄워 수업 몰입감을 높이거나, 의료 종사자가 수술 전 환자 상태를 다각도로 확인할 수 있도록 돕는다.

KCIM 관계자는 “가장 의미 있는 부분은 산업 현장에서 각종 이슈가 발생했을 때, 문제해결을 위해 현장 작업자가 해당 기술을 통해 원격 전문가 자문을 받는 등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점이다”라며 “홀렌즈2는 현재 고려대학교, LG에너지솔루션, 포드 등에 실제로 보급·상용화 되고 있다”고 전했다.

KCIM같이 가상현실(VR), MR 기반 기술을 선보이는 기업도 많았지만, 네이버 ‘제페토’, SK텔레콤 ‘이프랜드’와 같은 웹 혹은 앱 기반 메타버스 플랫폼을 소개하는 기업도 있었다. 박람회장에서 메타버스 플랫폼을 선보인 기업 중 하나로 한국온라인데이터랩을 들 수 있다.


한국온라인데이터랩은 지자체와 협업을 통해 각종 지역 축제 현장을 메타버스 공간에 구현했다. 이날 한국온라인데이터랩이 선보인 지역 축제는 고창시가 주최한 ‘모양성제’ 현장이다. 모니터 속 아바타는 전북 고창에 위치한 모양성을 본떠만든 맵을 뛰어 놀고 있었다.

다만, 1회성 이벤트 콘텐츠라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많은 기업이 한국데이터랩과 유사한 방식으로 온라인 메타버스 행사를 주최했으나 아바타가 맵을 돌아다니는 것 외 특별한 콘텐츠가 없어 ‘무늬만 메타버스’란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데이터데이터랩 관계자는 “1회성 이벤트에 그치는 콘텐츠가 아닌 지자체 특산물을 판매하는 이커머스 생태계를 접목시키는 ‘메타장터’ 프로젝트도 개발 중”이라며 “해당 맵에서 지역 특산품을 고르고 구매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구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외에도 다양한 분야 메타버스 접목 기술이 박람회장에서 소개됐다. 대한민국 안보와 항공전력 기업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군사 훈련 목적 4D 시뮬레이션 기술을 선보였다. KT그룹 정보기술(IT) 서비스 기업 ‘KT ds’는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 솔루션 ‘K-바람’을 소개했다. K-바람은 기업이 메타버스 플랫폼을 구축하고자 할 때 기획부터 제작까지 컨설팅해준다.


버추얼 휴먼과 아바타를 집중 조명한 메타버스 코리아 특별관 ‘메타레나’도 마련됐는데, 여기서는 3D 버추얼 휴먼 개발기업 온마인드의 ‘수아’, ‘하나리’ 등이 소개됐다. 인공지능 가상얼굴 전문기업 디오비스튜디오도 아바타‘루이’, ‘아일라’, ‘지오’를 선보였다.

메타버스코리아는 이날 박람회와 더불어 ‘2022 메타버스 코리아 컨퍼런스’도 개최했다. 컨퍼런스는 ‘디지털 대전환의 중심–메타버스’를 주제 진행됐으며, 메타버스 관련 최신 기술과 다양한 산업 변화 분석을 통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및 비전이 제시됐다.

컨퍼런스 기조 연설자로는 최용호 갤럭시코퍼레이션 대표가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메타버스’에 대해 발표했다. 갤럭시코퍼레이션은 메타버스 아타타 제작 기업이다. 이후로는 ‘메타버스 시티’ 저자 심재국 박사가 ‘메타버스와 미래도시’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메타버스코리아는 주최 측은 “메타버스코리아에서는 현시점 다양한 메타버스 기술 및 하드웨어 테크놀로지 콘텐츠를 한번에 체험해 볼 수 있다”라며 “메타버스 산업 및 IT기술 최신 트렌드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오병훈
digimo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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