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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갓길 나타난 수리부엉이, 놀라지 마세요"....서울시, 생활안심디자인사업 완료

양원모


[디지털데일리 양원모 기자] 서울시가 디자인을 입혀 환경을 개선, 시민의 안전·안심을 유도하는 ‘생활안심(범죄예방) 디자인’ 사업을 추진 완료했다.

사업 대상지는 강남구 논현1동, 광진구 자양2동, 중랑구 면목4·7동이다.

이번 사업은 지역 내 물리적 환경, 인구학적 특징, 범죄 유형 등을 고려한 맞춤형 환경 개선으로 범죄 심리를 위축시키고 범죄를 예방하는 게 목적이다.

사업은 2021년 자치구 예산과 연계해 서울시가 3개 대상지에 대한 디자인 기본 설계를 진행하고, 자치구가 구현하는 방식으로 추진됐다. 서울시는 자치구, 경찰과 함께 지역 특징, 범죄 유형, 두려움 요소 등을 함께 분석하고 전문가 자문과 검증을 통해 디자인 해결책을 도출했다.

먼저 강남구 논현1동은 경사가 심한 다가구 주택 단지에 형성된 여성 1인 가구 밀집 지역으로, 24시간 배달 문화와 심야 시간대 음주 귀가 등으로 외부인 유입이 높은 곳이다.

또 경사 지형 특성상 담장과 화단 등으로 침입 범죄가 일어나기 쉽고, 출입구가 측면과 1층 기둥 안쪽 깊숙이 있어 심야 시간대 사각지대를 형성하고 있었다.

이에 시는 건물 측면 입구의 사각지대 두려움을 완화하기 위해 조명, 반사경, IP 카메라로 구성된 ‘수리 부엉이 안전 시설물’을 설치하고, 출입구로 유도하는 바닥 표시를 통해 택시 귀가 시 최대한 출입구 근처에서 하차함으로써 범죄 발생 환경에 놓이지 않게 했다.

이 밖에도 ▲담장 위 회전 원형 구조물 안전 울타리(펜스) 재귀반사 띠(시트) 쓰레기 무단 투기를 막기 위한 분리배출 안내 사인 생활 예절(에티켓) 안내 사인 등을 설치해 논현1동 다세대·다가구 주택 거리 일대의 안전 체감도를 향상시켰다.

광진구 자양2동은 실제 범죄율은 높지 않으나 3개의 초·중학교가 연결된 길고 높은 옹벽과 좁은 인도, 재개발 경계부의 슬럼화 등으로 자연 감시가 잘 이뤄지지 않아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었다.

시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옹벽길을 포함한 걷기 코스를 개발했다.

걷기 코스의 시작점이나 조명 취약 지역에 ‘코스 안내, 걷기 운동 정보, 코스 내 안전 시설 정보’ 등의 내용이 담긴 안내 사인과 조명을 설치해 산책에 대한 주민 욕구를 해소할 뿐만 아니라, 길거리에 보는 눈을 많게 함으로써 자연 감시 기능을 높이고자 했다.

자양4동에 설치해 주민 반응이 좋았던 태양광 조명 우편함도 설치했다.

이 밖에도 비정형 골목의 사각지대를 보완하기 위한 조명형 안심 반사경 공동 현관에서 뒤를 살필 수 있도록 돕는 안심 거울(미러시트)를 설치했으며, 감시 카메라(CCTV)·비상벨도 생활안심 디자인 기준(가이드라인)을 따라 디자인을 적용했다.

중랑구 면목 4·7동은 지역 내 환경에 따른 심리적 불안감, 통일감 없는 시설물, 공업사 영업 시간 이후 어두운 보행로 등의 문제로 주민들의 두려움이 증대되는 곳이었다.

아울러 CCTV 및 비상벨 작동에 대한 불신, 경찰의 24시간 순찰에 대한 인식 부족 문제 등이 있어 안전 시설·활동에 대한 신뢰를 높여 주민 불안감을 낮추는 해결책이 필요했다.

이에 시는 여성안심귀갓길을 중심으로 대상지 내 주요 안전 시설과 중점 순찰 구역을 알리는 ‘우리동네 안심게시판’을 설치했다.

이어 중랑구 CCTV종합관제센터에서 이 길에 대해 야간 시간대 집중 관찰하고 있음을 알리는 안내 사인, 거주자 우선 주차 구역의 사각지대 조도가 약한 외벽 구간·영업시간 이후 어두워지는 공업사 골목 등에 태양광 투광기를 설치해 야간 보행 환경에 대한 두려움을 줄였다.

아울러 수년간 실행된 안전 관련 사업으로 색상, 형태, 서체 등이 서로 달라 시민에게 혼선을 주던 안전 시설물에 대해 생활안심 디자인 기준에서 제시한 디자인을 적용, 시인성을 높임으로써 시민들 체감도를 높였다.

서울시는 올해에도 자치경찰위원회 예산과 연계해 강북구 수유3동, 구로구 구로2동, 관악구 신림동을 대상으로 1인 가구 안전을 위한 생활안심 디자인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디자인 기본 설계를 마쳤으며, 실시 설계 및 시공을 앞두고 있다.

김규리 디자인정책담당관은 “이번 사업은 그동안 추진해온 사업의 비법을 담은 생활안심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적용했을 뿐만 아니라, 자치구별 범죄 유형 및 두려움 요소들을 해결하는 맞춤형 디자인을 개발해 지역 주민들의 체감도를 높이고자 했다”며 “앞으로도 생활안심 디자인의 기본 원칙과 가이드라인을 활용해 사업을 확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양원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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