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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봇’기대 꺽어버린 파월의 입…애플 등 빅테크 일제히 급락 [美 증시&IT]

박기록
2일(현지시간) 미국 증시는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사상 초유의 4연속 '자이언트 스텝' 결정과 함께 제롬 파월 미 연준(Fed) 의장의 강경한 입장이 확인되면서 또 다시 급락했다.

이날 다우존스지수는 전장대비 1.55% 하락한 3만2147.76로 마감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도 2.50% 하락한 3759.69로 종료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36% 급락한 1만524.80으로 거래를 마쳤다.

4연속 자이언트 스텝은 이미 시장이 예상했기때문에 그 자체로는 증시가 충격을 받지 않았다.

하지만 파월 의장은 FOMC 정례회의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금리를 더 이상 인상하지 않고 멈추는 것은 '매우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시장이 급격히 냉각됐다. 그는 또한 금리인상 시기를 조절할 수는 있지만 궁극적으로 미 연준의 목표 수준인 5%까지 올릴 것이라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 발언으로 그동안의 강경한 금리 인상 정책 선회, 즉 '피봇'에 기대를 걸었던 투자자들이 주식을 던졌다. 이에 따라 금리인상에 민감한 애플, 테슬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나스닥내 주요 빅테크 기업들이 일제히 큰 폭으로 하락했다.

앞서 지난 9월 잭슨홀 미팅 당시에도 파월 의장은 강경 발언을 쏟아내 미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한 바 있다. 당시 그는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로 내릴때까지 연준의 (금리인상)기조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며 “고통없이 인플레이션을 줄일 수 있으면 좋겠지만 현재로선 의미있는 수준까지 떨어지도록 금리를 인상하는 것”이라고 말했었다.

미국의 고용지표, 소비자물가지수 등 금리인상에 민감한 변수들이 아직 미 연준이 원하는 기대만큼 악화되고 있지 않고 있다. 이는 결과적으로 미 연준의 급격한 금리인상을 제어할 명분을 찾지 못하고 '킹달러' 현상과 미 국채금리의 상승, 증시가 침체되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아울러 미 연준의 또 한번의 금리 인상으로 국내 금리와의 차이가 또 다시 1% 벌어지게 됐다. 결국 한국은행도 원-달러 환율 방어를 위해 미국과의 금리차를 줄이기위한 금리인상이 불가피하게 됐다. 국내 외환시장과 국내 증시에도 악재다.

전기차 섹터는 테슬라가 전장대비 5.64% 하락한 214.98달러로 마감한 것으로 비롯해 리비안(-5.85%), 루시드(-2.06%), 니콜라(-2.94%) 등이 약세로 마감했다.

로이터는 이날 2013년에 문을 연 테슬라의 베이징 판매전시장을 비롯한 중국 주요 도시의 판매 전시장을 줄이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는 테슬라가 비용절감과 함께 코로나19로 인해 도시내 이동이 원활하지 않은 것을 고려한 것으로 오프라인 중심의 판매점 전략에서 온라인 판매 전략으로 전환하기위한 차원이다.

반도체 섹터도 엔비디아(-2.39%), AMD(-1.73%), 마이크론 테크놀로지(-2.57%), 인텔(-3.11%), 퀄컴(-4.12%) 등이 전장대비 2%~4%대로 하락했다.

특히 퀄컴은 이날 장마감후 발표한 3분기 실적과 부정적인 4분기 가이던스로 인해 시간외 연장거래에서 7%의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퀄컴은 매출 113억9000만 달러, 주당순이익(EPS) 3.13달러를 기록해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는 실적으로 거뒀다.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22% 증가한 것이다.

하지만 퀄컴은 올 4분기 가이던스에서 92억~100억 달러의 매출과 주당순이익 2.25~2.45달러를 제시했다. 레프니티브에 따르면, 퀄컴의 올 4분기 시장예상치는 매출 120억2000만달러, 주당순이익 3.42달러 수준이었는데 이 보다 크게 후퇴한 실정 전망을 제시한 것이다.

퀄컴은 시장침체와 함께 올 4분기 거시경제 환경으로 불확실성을 고려해 3G, 4G, 5G 핸드셋 판매량에 예상보다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중국 폭스콘 '아이폰' 생산 공장이 차질이 우려되고 있는 애플은 3.73% 하락했으며, 올 3분기 실적이 좋지않았던 마이크로소프트(-3.54%), 아마존(-4.82%), 알파벳(-3.87%)등도 비교적 큰 폭으로 하락 마감했다. 넷플릭스도 4.80%하락했다.
박기록
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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