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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컨콜] 화재와 먹통, 카카오에 미친 영향…단기 성장전략 지연(종합)

최민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 기자] 카카오가 올해 3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내놓은 가운데, SK C&C 판교데이터센터 화재에 따른 서비스 장애 사태가 향후 단기 성장전략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카카오는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 2022년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1조8587억원과 1503억으로 집계했다고 3일 공시했다. 매출은 전분기보다 2% 전년동기대비 7% 늘었다. 영업이익은 전분기보다 12% 전년동기대비 11% 감소했다. 한자릿수 매출성장률과 지난해 4분기 이후 첫 영업이익 감소는 카카오 성장 정체를 의미한다.

여기에 더해 지난달 15일 발생한 서비스 장애 사태는 향후 카카오 성장에 단기적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용자 보상 및 사회적 책임을 위한 비용 증가가 불가피하며, 이 과정에서 신규 성장 전략도 지연될 수밖에 없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카카오 전체 인프라를 견고하게 만들고, 이는 카카오톡 등 주요 서비스에 대한 신뢰를 높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홍은택, 단기적 재무 영향 400억원…자체 데이터센터 건설=이날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2022년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이번 화재 사건은 카카오가 국민생활에 필수적인 서비스임을 재확인하는 계기이자 동시에 이러한 중요한 서비스를 원활히 제공하지 못한 상황에 대한 자아성찰과 책임감을 일깨워주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카카오가 현재까지 파악한 매출 손실과 이용자 보상에 따른 단기적인 재무 영향은 약 400억원 규모다. 오는 6일까지 이용자와 파트너 대상 사례를 접수할 예정이고, 이후 적절한 지원가이드를 마련해 공유한다.

홍 대표는 “이용자와 사회에 대한 책무를 다하는 과정에서 비용이 발생할 수 있지만, 재무적인 영향은 단기적이고 일회적인 비용”이라며 “보상정책과 대응이 카카오에 실망한 이용자들에게 카카오를 더욱 신뢰하고 더 많이 이용할 수 있는 계기가 되면, 장기적으로 서비스가 안정적인 성장을 할 수 있는 토대”라고 설명했다.

현재 카카오는 이번에 불이 난 SK C&C 판교데이터센터 등 민간 데이터센터들을 임대해 인프라를 운영하고 있다. 카카오가 외부데이터센터를 임대해서 발생한 비용은 연간 1500억원 규모에 이른다.

카카오는 자체 데이터센터를 설립 중이다. 경기도 안산에 위치한 한양대 캠퍼스에 짓고 있는 제1데이터센터는 내년 준공 예정이며, 2024년 1월부터 운영된다. 서울대 시흥캠퍼스에 위치한 제2데이터센터도 계획 중이다. 카카오는 자체 데이터센터를 통해 인프라 역량을 강화하는 동시에 장기적으로 비용 효율화까지 기대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착공에 따라 유형자산 투자 금액이 증가하고 있으나, 장기간에 걸쳐 안분 인식하는 형태로 향후 카카오가 창출할 현금 흐름 내에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봤다.

배재현 카카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자체 IDC(인터넷데이터센터) 인력 등 운영 비용과 건물에 대한 감가상각 비용이 추가적으로 발생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자체 데이터 센터를 통해 외부 임대료 등 비용을 효율화하고 서비스를 보다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학교 캠퍼스 내 데이터센터를 짓는 사례는 해외에서도 찾기 힘든데, 산학협력과 우수한 클라우드 인재 교육‧개발을 대학과 함께 하기 위해서다. 학교 유휴부지를 우호적 조건으로 지원받아 투자비용 부담을 낮췄다”고 설명했다.

◆사고 수습‧재발방지 ‘최우선’…서비스 출시 일정 1~2달 지연=
이처럼 카카오는 서비스 장애 사고를 수습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것을 전사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이로 인해 주요 서비스 출시 일정은 일부 지연될 수밖에 없게 됐다. 다만, 남궁훈 대표 사임에도 내년까지 수립된 서비스 변화 로드맵을 지속 실행할 예정이다.

지난 9월30일 베타서비스로 선보인 ‘비즈보드CPT(Cost per time)’는 현재 중단됐다. 비즈보드CPT는 광고주들이 브랜딩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자유도 높고 풍부한 소재 활용에 대한 니즈가 있는 상황에서 출시됐지만, 현재는 해당 지면을 피해 접수 사례 창구로 활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카카오는 오는 4분기에도 매출 성장 둔화와 보수적인 영업이익률을 예상했다. 이에 따라 연간 마케팅비는 매출 대비 7% 수준으로 집행할 전망이다.

배재현 CIO는 “톡비즈 광고 경우 4분기 광고주 마케팅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매출이 회복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경기 불확실성에 따른 대형 광고주의 예산 축소와 IDC 화재로 인한 기존 매출 감소, 신규 비즈니스 매출 반영이 일부 지연됨에 따라 4분기는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성장은 다소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톡비즈는 올해 3분기 누적으로 전년 대비 18% 성장률을 달성해야 했으나, 화재로 인한 매출 역량과 서비스 개편 일정 지연으로 올해 연간 전체 매출은 전년 대비 15% 성장하는 수준에 그칠것으로 예측된다.

◆광고시장 둔화까지…카카오 돌파구는?=경기침체와 함께 온라인 광고시장 성장률이 둔화도 난관으로 꼽힌다. 이 경우 대형 광고주들이 광고 예산을 축소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실제 나타나고 있으며, 카카오뿐 아니라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도 광고시장 둔화를 우려하고 있다.

홍 대표는 톡채널을 기업 마케팅 전달 주요 수단으로 부상시켜야, 광고 예산이 아닌 필수적인 기업 활동 관련 마케팅 예산으로 책정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마케팅 활동은 쿠폰, 할인, 마일리지 혜택과 관련 있는데, 이를 잘 알릴 수 있는 채널이 카카오 톡채널이 돼야 한다는 의미다.

홍 대표는 “톡 채널이 강화되면 광고 예산 축소에 영향을 덜 받고, 오히려 필수적인 기업 활동으로 속하게 된다”며 “톡 채널 메시지 비즈니스를 잘하려면 카카오톡 자체가 튼튼해야 하기에, 이번에 비상대책 세우면서 카카오 메시지가 탄탄한 기반에서 발송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톡채널 수입이 비즈보드 광고 예산을 추월할 날이 곧 올 거라고 생각하고 빠르게 성장시켜 안정적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또한, 카카오는 1% 광고주가 70% 매출을 견인하는 현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중소형 광고주 및 소상공인까지 확대될 수 있는 방안을 고안 중이다. 현재 디지털광고 시장 내 카카오 점유율은 15% 수준이기 때문에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에 카카오는 이에 내년 초까지 주요 ECP(쇼핑몰 호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자상거래 플랫폼들과의 연동을 통해 쉽게 싱크를 채택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적용한다. 중소형 광고주의 페인포인트를 해결해줄 수 있는 비즈니스 솔루션인 싱크를 도입하려면, 개발자가 필요했었다.

홍 대표는 “현재 톡스토어 내 4% 정도인 3000여개 스토어만이 톡채널 마케팅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톡스토어 판매자들이 쉽게 톡채널을 개설하고 메시지를 발송할 수 있는 도구를 개발 중”이라며 “내년에 1000명 이상 친구 수를 가진 톡채널을 30만개까지 늘리고, 그 이후 50만개 이상까지 확보한다면, 경기 둔화나 비수기 영향을 방어하면서 견조한 매출 수준을 이어 나갈 수 있는 체력을 갖출 수 있다”고 제언했다.

◆문어발 논란 “30인 미만 소규모 계열사 80%”=한편, 이날 카카오는 문어발 자회사 논란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배 CIO는 “단순한 숫자가 아닌 계열사 특성과 구성에 주목해 달라”며 “카카오 전체 계열사 중에서 30인 미만의 소규모 회사가 80%에 이르며, 이들은 글로벌 IP 콘텐츠 제작사”라고 말했다.

대부분 웹툰‧웹소설 스튜디오, 게임 개발 스튜디오, 영상‧음악 제작 스튜디오 등이라는 것이다. 일부 스타트업 계열사도 있지만, 소규모 회사를 제외한 카카오 주요 계열사 수는 10개 미만이라는 주장이다.

또한, 카카오는 자회사 상장과 관련해 전체 기업 지배구조 관점에서 다시 살펴보고 있다. 주주를 보호하고 주주가치를 재고하는 방향으로 논의하겠다는 방침이다.
최민지
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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