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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홀딩스, 올 4분기도 우울…갈수록 뼈아픈 '태풍' 사전대응 미흡

정혜원

포스코 포항제철소 전경. <사진=포스코그룹>
포스코 포항제철소 전경. <사진=포스코그룹>

- 4분기에도 영업이익 1조원 미달 전망 우세

- 사고 여파, 포스코 경영진 책임론도 커질듯

[디지털데일리 정혜원 기자] 포스코홀딩스가 올해 말까지도 실적 반등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증권업계를 중심으로 커지고 있다.

포스코의 주력인 철강시장의 글로벌 업황 부진이 길어지면서 지난 8월말 태풍 '힌남노'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던 후폭풍이 결국 올해 회사의 전체 실적에 직격탄이 될 것이란 예상이다. 철강 시장업황이 좋지 않으니 태풍 피해에 따른 손실이 더욱 두드러지는 모양새다.

앞서 포스코홀딩스가 발표한 올해 3분기 실적은 어닝 쇼크 수준이다.

결기준 매출액 21조1550억원 영업이익은 92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2.9%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71.0%가 급감했다. 1조원에 미달하는 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 이후 6분기 만에 처음이다. 이는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국내 증권사 예상치인 1조4764억 원보다 39%나 밑도는 수치다.

태풍 '힌남노'로 포항제철소 설립 이래 최초로 가동을 중단한 결과, 포스코홀딩스는 지난 3분기 그 여파로 발생한 영업손실을 총 4355억원으로 집계했다. 여기에 유형자산손상을 포함한 영업 외 손실 1477억원까지 포함하면 재해 관련 손실은 3분기에만 약 5832억원 수준에 이른다.

이 뿐만 아니다. 올해 4분기에도 피해복구 등에 따른 비용으로 최대 3000억원 수준의 손실비용이 반영될 것이라고 컨퍼런스콜을 통해 밝힌 바 있다.

포항시와는 별개로, 최정우 회장을 비롯한 포스코그룹 경영진이 사전에 조금 더 경각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대응했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손실이라는 점에서 두고 두고 아쉬운 대목이다. 연말 결산시점에서는 포스코 경영진에 대한 책임론도 커질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포스코홀딩스는 지난 4일 공시를 통해 보통주 1주당 2000원의 현금 분기배당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시가배당율은 0.9%이며 배당금총액은 1516억9835만원이다.

◆증권업계, "포스코홀딩스 4분기 성적표도 고전"예상

최근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제시한 포스코홀딩스에 대한 4분기 전망은 비관론이 많다. 태풍 '힌남노'에 따른 영향이 지속되고, 전반적인 경기 둔화의 영향으로 좋은 성적표를 받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다.

유안타증권 이현수 연구원은 “지난 3분기 철강제품 판매량을 830만톤 정도로 잡았지만 생산 및 판매차질 영향이 더 크게 발생해 790만톤의 판매량을 기록했다”며 “냉천 범람에 따른 영향이 2022년말까지 이어지고 연결 영업이익 역시 전분기에 이어 1조원을 하회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이베스트증권 안희수 연구원은 포스코홀딩스의 올 4분기 매출 전망과 관련, 기존 전망치 대비 매출은 28% 낮은 21조610억원으로, 영업이익은 39% 감소한 9400억원으로 잡았다. 안 연구원은 매출의 경우 3분기보다도 낮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각각 1.3% 60.3% 하락한 수치다.

이어 하이투자증권, 대신증권도 포스코홀딩스의 4분기 실적 예상치를 부정적으로 잡았다. 이들 4개 증권사의 예상치 평균을 보면 매출은 21조173억원, 영업이익은 8093억원이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은 1.5% 영업이익은 65.8% 각각 떨어진 수준이다.

이와 관련 대신증권 이태환 연구원은 “포스코그룹이 계획한 복구 일정을 감안하면 생산 차질이 반영되는 4분기 판매량은 3분기 대비 추가 감소할 것”이라며 “생산 감소에 따른 고정비 증가분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이투자증권 김윤상 연구원도 “포스코홀딩스의 4분기 실적은 포항제철소 침수 영향이 지속되면서 부진할 전망”이라며 “여기에 연말까지 회사를 둘러싼 철강 업황 역시 쉽지 않아 보인다”고 전했다.

철강업황과 관련해, 최근 미국 부동산 둔화 및 유럽연합(EU)의 스태그플레이션 진입 등의 지표를 살펴봤을 때 당분간 경기 침체가 지속될 것이란 판단이다. 또 현재 중국의 ‘디플레이션 국면’이 유지돼 연말까지 중국의 철강 수요가 개선되기 어렵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다만 내년부터는 철강 업황의 개선 가능성도 나온다.

◆포항제철소 완전정상화 언제쯤?

포스코는 10월 24일 3후판공장 복구를 마쳤다. 이로써 2·3전기강판, 1냉연, 1열연, 1선재 등 총 6개 압연공장이 재가동에 들어가게 됐다. 이를 통해 포항제철소 주력 제품인 전기강판, 냉연박물, 선재, 후판제품에 대한 수급 차질에 대한 우려가 해소될 것이란 게 회사측의 주장이다.

포스코는 11월에는 3·4선재, 2후판과 전기도금 공장을 12월에는 2열연, 2선재, 2냉연, 스테인리스 2냉연공장 등을 재가동해 연내 전 제품 생산을 재개할 예정이다.

정혜원
wo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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