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양원모 기자] 순수 국산 기술로 개발된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 2호기가 35분간의 시험 비행을 마치고 성공적으로 지상에 돌아왔다. 지난 7월 1호기 초도 시험 비행 성공에 이어 2호기까지 무사히 이·착륙하면서 한국형 전투기 개발이 순항하고 있다는 평가다.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10일 오전 KF-21 시제 2호기는 개발업체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본사 인근의 경남 사천 공군 제3훈련비행단 활주로에서 이륙해 최초 비행에 성공했다.
KF-21 2호기는 오전 9시 49분쯤 이륙해 35분간 창공을 누비면서 각종 비행 성능을 시험한 뒤 10시 24분쯤 지상에 안전하게 착륙했다. 최고 속도는 1호기 초도 비행 때와 비슷한 수준인 시속 약 407㎞(220노트) 정도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종간을 잡은 KAI 소속 진태범 수석 조종사는 "1호기 비행 경험을 축적한 후 비행이라 2호기도 친숙했다"며 "조종 안전성 위주의 비행이었으며 비행 특성은 1호기와 유사해 비행이 용이했다"고 말했다.
시제 2호기 동체는 1호기보다 조금 더 어두운 색상이 도색됐다. 수직 꼬리날개는 검은색 바탕에 흰 선을 그은 1호기와 달리 검정 바탕에 노란색을 칠해 차이를 뒀다. KF-21 시제기들은 앞으로 양산할 전투기에 적합한 도색을 검토하기 위해 시제기별로 다른 도색이 적용됐다.
KF-21은 2021년 4월 시제 1호기 출고 이후 다양한 지상 시험과 올해 6월 최초비행 준비검토회의(FFRR) 등을 통해 안전한 최초 비행이 준비됐음을 확인했고, 7월 19일 시제 1호기가 첫 비행을 수행했다. 총 2000여회의 비행 시험이 예정돼 있으며, 이를 통해 각종 비행 성능 및 공대공 무장 적합성 등을 확인하면 2026년 체계 개발이 종료된다.
KF-21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0년 11월 '첨단 전투기 자체 개발'을 천명하며 개발에 착수했다. 이후 군이 2002년 KF-16을 능가하는 전투기를 개발하는 장기 신규 소요를 결정한 지 20년 만에 날아올랐다. 방위사업청은 사업 타당성 분석, 탐색 개발, 작전 요구 성능(ROC) 및 소요량 확정 등을 거쳐 2015년 12월 KAI와 체계 개발 본계약을 체결하고 이듬해 1월 체계 개발에 착수했다.
앞으로 KF-21은 2호기 비행 성공에 따라 항공기 2대로 비행 시험을 수행하게 된다. 시제 3∼6호기는 지상 시험과 비행 시험 준비를 마치면 올해 말부터 내년 전반기까지 차례대로 비행시험에 투입할 예정이다.
한편 KF-21 개발·비행으로 한국은 세계 8번째 초음속 전투기 개발 국가에 성큼 다가섰다. 지금까지 초음속 전투기를 개발한 국가는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 프랑스, 스웨덴, 유럽 컨소시엄(영국·독일·이탈리아·스페인)뿐이다.
최종 개발에 성공하면 공군은 2026∼2028년 초도 물량 40대에 이어 2032년까지 추가 80대 등 총 120대를 배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