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물류 경쟁력을 확보한 네이버와 쿠팡이 내년 본격적으로 배송 전면전을 펼치게 된다. 물류·정보기술(IT) 인프라에 투자해 온 양사는 단순히 ‘빠른배송’을 넘어 고객이 가장 궁금해하는 도착 예정일을 정확히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28일 네이버에 따르면 다음달 14일 ‘네이버도착보장’ 서비스를 시작한다. 지난 16일부터 네이버는 스마트스토어 운영 사업자 대상으로 관련 내용을 안내하고, 풀필먼트 서비스 및 연동 신청을 위한 약관 동의를 받고 있다.
네이버도착보장은 주문 데이터, 물류사 재고, 택배사 배송 등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해 사용자에게 정확한 상품 도착일을 보장한다. 53만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판매자와 국내 배송 판매자들은 인공지능(AI) 개발자나 데이터 분석 전문가를 영입하지 않고도, 고객들에게 정확한 상품 배송일자를 제공할 수 있다.
다음달 중엔 도착보장 상품을 모은 전용관과 신규 배송필터도 순차적으로 선보인다. 혹여 고객에게 안내된 배송시간보다 상품이 늦게 도착하면 네이버가 고객에게 네이버페이 1000포인트 지급 등 직접 보상한다.
먼저 고객에게 ‘도착보장’ 알림을 제공했던 건 쿠팡이다. 급하게 상품을 구매해야 하는 소비자에게 쿠팡 선호도가 높았던 이유는 빠른배송 뿐 아니라 언제 상품이 도착하는지 정보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쿠팡도 도착보장 시간보다 지연된 경우 쿠팡캐시 1000원을 지급한다. 여기에 와우 멤버십 회원이나 1만9800원 이상 주문 고객에겐 상품을 무료로 제공해준 영향도 컸다.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역시 현재 도착보장에 등록할 수 있는 상품은 무료배송 상품에 한정하고 있다. 사용자가 배송비 부담 없이 먼저 네이버 빠른배송과 도착보장 서비스를 경험하도록 만드는 데 우선순위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상품 자체가 무료배송이어야 ‘도착보장’ 태그를 달 수 있는 게 현재 네이버 정책”이라며 “대기업과 달리 개인 판매자들에게 진입장벽이 될 수 있지만, 네이버가 수수료를 받지 않는 데다 상품 중 일부만 도착보장에 등록할 수 있어 관심도는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네이버와 쿠팡 지난해 시장점유율은 각각 17%. 13%로 국내 이커머스 시장내 독보적 1위가 없다. 네이버가 먼저 생활소비재(FMCG) 카테고리 중심으로 도착보장을 제공하면서 쿠팡과 배송 전면전을 택한 모습이다. 쿠팡이 강점을 보이는 카테고리가 바로 생활소비재다.
물론 네이버와 쿠팡이 도착보장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운영 방식은 큰 차이가 있다. 쿠팡은 대다수 상품을 직매입한 후 자체 창고에 판매 물량을 구축해두고 주문 때 이를 직접 배송한다. 쿠팡이 전국구로 물류센터를 구축하고 풀필먼트부터 라스트마일까지 통합하는 데 대규모 투자금을 사용한 이유다. 머신러닝을 활용해 지역별 고객 수요 변화를 예측하고 수만명 배송기사·직원 흐름을 조율하며 빠른배송·도착보장이 가능한 로켓배송을 키워왔다.
네이버는 쿠팡처럼 직매입 상품을 배송하는 1p(fisrt party) 중심 모델에서 더 진화한 플랫폼·물류 결합한 모델을 선보인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CJ대한통운과 파스토·품고 등 스타트업이 포함된 ‘NFA(네이버 풀필먼트 얼라이언스)’를 고도화해왔다. 특히 파트너사들이 판매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게 쿠팡과 가장 큰 차이점이다.
네이버는 판매자 대상으로 “네이버 도착보장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약관 동의 후 스마트스토어 전시 상품과 재고관리 단위(SKU)가 자동 매칭된 판매량 예측 솔루션을 이용해볼 수 있다”며 “판매량 예측 솔루션은 도착보장 프로그램을 이용하면서 CJ대한통운을 이용하는 판매자에게 우선 제공되며, 솔루션 제공 가능 물류사는 순차 확대할 계획”이라고 안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