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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이어 테슬라 잡았다"…LG이노텍, 1.66조원 카메라 투자

김도현
- 아이폰 차기작 폴디드줌 공급 예정
- 테슬라 전장용 카메라 모듈 계약 논의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LG이노텍이 핵심 품목인 카메라 모듈 투자 규모를 확장한다. 주요 고객사 애플과의 협업이 확대된데다 테슬라라는 대형 거래처를 확보한 결과다.

24일 LG이노텍은 광학솔루션 사업부의 신모델 및 신사업 생산능력(캐파) 확보를 위해 1조6563억원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해당 사업부는 회사 매출 80% 이상을 담당하며 카메라 모듈이 주력이다. 이 제품은 렌즈, 이미지센서, 구동계(액추에이터) 등을 하나로 묶은 부품이다. 스마트폰 카메라 기능 증대, 자율주행 분야 확장 등으로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LG이노텍은 최근 몇 년간 관련 투자비를 상향하고 있다. ▲2019년 2821억원 ▲2020년 4798억원 ▲2021년 8355억원 ▲2022년 1조561억원 순이다. 올해 처음으로 조단위 자금이 들어간 데 이어 내년에는 상승 폭이 더욱 커졌다.

1년 만에 6000억원을 증액한 데는 크게 2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애플 공급망 내 비중이 커졌고 내년부터 잠망경 형태 광학(폴디드)줌 납품을 시작하는 점. 기존에는 LG이노텍과 일본 샤프, 중국 오필름 등에 아이폰 카메라 물량이 분배됐으나 각각 기술력 저하, 인권침해 이슈로 점유율이 줄거나 아예 배제된 상태다. 일련의 과정을 통해 LG이노텍은 압도적인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아울러 평균판매가격(ASP)도 높아지는 흐름이다. 아이폰13 최상위 모델에 도입된 비행시간거리(ToF) 3차원(3D) 센싱 모듈이 아이폰14 시리즈에서는 모든 기종으로 확대됐다. 아이폰14 상위 2개 모델에는 4800만화소 카메라가 탑재돼 전작(1200만화소)대비 4배 늘어나기도 했다.

아이폰15 시리즈에서는 최상위 모델에 폴디드줌 기술도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폴디드줌은 광학줌 구조를 수평으로 배열해 카툭튀(카메라 툭 튀어나옴) 현상을 줄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LG이노텍은 자화전자 등과 협력해 아이폰용 폴디드줌을 납품할 수 있게 됐다. 아이폰16 시리즈에는 활용 범위가 커질 예정이어서 ASP는 재차 증가할 전망이다.

또 다른 요인은 테슬라다. 테슬라는 라이다(LiDAR)를 사용하지 않고 카메라 중심 시스템으로 자율주행을 구현하고자 한다. 이는 전장용 카메라 모듈 수주 확대로 이어진다.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역별로 다른 협력사를 지정하고 있다. 중국과 유럽은 삼성전기, 북미는 LG이노텍 위주로 관측된다. LG이노텍의 경우 멕시코 공장 등을 통해 테슬라 전기차 카메라 모듈을 생산할 계획이다. 현재 공급계약을 논의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LG이노텍은 내년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2023’에서 창사 이래 첫 오픈 부스를 차린다. 다양한 전자 기기, 자동차, 통신 부품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정철동 LG이노텍 사장은 “차세대 혁신기술을 대중에 처음으로 선보이는 이번 CES는 LG이노텍이 고객 경험을 혁신하는 회사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도현
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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