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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주류에서 필수 기능으로, 치열한 ‘모바일 선물하기’ 경쟁

이안나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주소 없이 연락처만으로 지인들에게 선물을 보내는 ‘모바일 선물하기’ 서비스가 이커머스 업계 필수 기능으로 떠올랐다. 초기엔 카카오가 카카오톡 기반으로 주도해왔지만, 이제 종합몰과 버티컬 앱까지 관련 기능을 추가한다. 선물하기로 이용하는 상품도 저가 위주에서 고가 상품으로 가격대가 확장됐다.

27일 이커머스 업계는 연말과 내년 설 명절을 앞두고 선물 수요가 증가하는 시기에 맞춰 모바일 선물하기 기능을 도입·강화하는 추세다. 선물하기 기능은 카카오가 2010년 일찌감치 도입하면서 그간 틈새시장으로 여겨졌지만,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쇼핑이 대중화되면서 크게 인기를 얻었다. 업계에선 올해 국내 선물하기 시장 규모는 5조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선물하기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건 카카오다. 2020년 기준 전체 선물하기 거래액 80%를 차지한다. 월간 활성 사용자(MAU) 4700만명인 메신저 카카오톡을 앞세운 점이 타 업체가 따라할 수 없는 비결이다. 초반엔 커피·케잌 등 e쿠폰 거래가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엔 명품·패션·주류 등 고가 상품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선물하기 시장이 지속적으로 커지면서 네이버와 쿠팡, G마켓 등 종합몰은 물론 패션·주류 등 특정 카테고리 위주 상품을 판매하는 버티컬 앱도 선물하기 서비스를 도입했다. 구매자가 상대방 이름과 연락처만으로 선물을 보내고, 수령인이 직접 배송지를 입력하는 편리한 시스템이 소비자들 사이 자리잡은 영향이다.

지난 12일 G마켓은 선물하기 서비스를 선보이며 주요 지상파, 케이블 채널을 비롯해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온라인 채널, 영화관까지 CF형태로 홍보하고 있다. G마켓 메인 페이지 상단에도 ‘선물하기’ 전용관을 열어 전면 노출로 접근성을 높였다. 다른 종합몰들에 비해 선물하기 도입 시기가 늦어진만큼,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인지도를 높이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여성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도 이달 선물하기 서비스를 도입했다. 연령대나 가격 등 조건에 따라 선물할 수 있도록 앱 리뷰, 구매 및 검색 데이터 등 다양한 채널로부터 선물 목적 구매 패턴을 꾸준히 관찰해왔다는 설명이다. 전통주 구독 서비스 ‘술담화’를 운영하는 담화컴퍼니는 자사몰에서 구매자와 수령인 정보가 다른 주문이 증가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즉 선물로 보이는 구매가 많아지자 선물하기 기능을 적용했다.
선물하기를 통해 거래하는 상품 종류가 다양해지고 고가 중심으로 형성된다는 점도 다양한 업체들이 진출하게 만드는 배경이다. 티몬은 지난 8월 선물하기 서비스를 개편한 이후, 12월 현재까지 백화점브랜드상품 54%, 가전 디지털상품 47% 각각 상승했다.

최근 카카오톡 선물하기는 샤넬 뷰티와 함께 유형 상품에 무형 서비스를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선물 서비스를 선보였다. ‘기프트엑스(GiftX)’는 상품 구매 시 브랜드사의 다양한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는 선물 서비스다. 내년 3월19일까지 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서 판매하는 샤넬 제품을 구매하면 뷰티 클래스 초대장이 제공된다. 샤넬 향수 제품엔 본인 스타일과 개성에 맞는 향수를 찾는 클래스 초대장이 동반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선물하기를 보면 저가 상품에서 가격대가 확장되고 있는 모습”이라며 “젊은층부터 중장년층까지 사용층도 두터워지고 있어 온라인쇼핑에 있어선 필수 기능이 돼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안나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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