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22 ICT 10대 뉴스] 일상 속 디지털 소중함, 카카오 먹통 사태

백지영

[디지털데일리 편집국 종합] 2022년에도 코로나 팬데믹이 지속되면서 국내 ICT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역동적인 한해였다. 이제 ‘코로나 엔데믹’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가운데, 지난 5월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며 ‘디지털플랫폼정부’를 새로운 도전과제로 내걸고 국민 맞춤형 서비스 제공을 약속했다.

그런가하면 지난 10월 발생한 데이터센터 화재는 카카오톡 등 일상 속 디지털의 소중함을 절실히 느낀 계기로 작동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가 계속되는 가운데,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발표하며 국내 자동차업계에도 영향을 줬다.

우주과학 분야에선 경사도 있었다. 지난 6월 21일 첫 한국형 발사체인 ‘누리호’가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제2발사대에서 힘차게 우주로 날아오르며 우리나라를 세계 7대 우주강국 반열에 들게 했다. 연이어 8월엔 대한민국 첫 달 탐사궤도선 ‘다누리’가 발사되며 우주 탐사가 본격화됐다.

통신분야에선 사상 초유의 주파수 회수가 이뤄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KT와 LG유플러스에 할당했던 28㎓ 주파수를 전격 회수키로 하면서 충격을 줬다.

<디지털데일리>는 올해 우리 IT산업에 의미와 과제를 던져준 사안을 중심으로 각 분야별 전문가 및 전문기자들의 의견을 중심으로 ‘2022년 ICT 산업, 10대 뉴스를 다음과 같이 선정했다.

▲“디플정·자율규제”…윤석열 정권 출범 후 변화된 ICT 정책 ▲“카카오가 멈췄다” 서비스 먹통부터 정상화까지 127시간33분 ▲전기차 시장 뒤흔든 美 IRA 발효…K배터리 위기와 기회 ▲삼성 이재용 시대 개막 ▲누리호 발사 성공…7대 우주강국 발돋움 ▲테라·위믹스 사태…코인시장 민낯 ▲5G 28㎓ 주파수 할당 취소된 KT·LGU+…초유의 사태 ▲'과대 광고' 논란…삼성전자 GOS 논란 일파만파 ▲결국 해넘긴 넷플릭스-SKB ‘망사용료 공방’ ▲카카오게임즈 ‘우마무스메’ 이용자 마차시위 사태 순으로 정리했다.


◆“디플정·자율규제”…윤석열 정권 출범 후 변화된 ICT 정책

올해는 윤석열 정권이 새롭게 출범한 해다. 국정과제중 하나로 내세운 ‘디지털플랫폼정부’는 디지털 시대에 맞춘 새 정부의 첫 도전과제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행정분야에서 과학적 의사결정을 내리고 기업들이 혁신서비스를 추진하도록 지원, 국민에겐 찾아가는 정부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취지다.

또다른 키워드였던 ‘자율규제’는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에게 가뭄에 단비와 같았다. 지난해까지 온라인플랫폼공정화법 중심 규제 일변도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희망 때문이었다. 하지만 카카오 먹통 사태로 온라인플랫폼 독과점 규제에 힘이 실리기 시작했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가 온라인플랫폼 대상 독과점 심사지침, 인수합병(M&A) 심사기준을 강화하면서 자율규제 기조를 폐기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카카오가 멈췄다” 서비스 먹통부터 정상화까지 127시간33분

경기 성남시 SK C&C 판교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한 화재로 지난 10월15일 오후 카카오톡을 비롯한 카카오 주요 서비스들이 전면 중단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서비스가 안정화될 때까지 걸린 시간은 최대 127시간 33분. 지하 3층 배터리실 내 리튜이온배터리가 화재 원인으로 꼽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SK C&C와 카카오 모두 책임이 있다. 리튜이온배터리가 일부 무정전전원장치(UPS)와 물리적으로 분리되지 않은 공간에 있었고, 그 위에 카카오 쪽으로 공급되는 전력선이 있었다.

전력을 차단하면서 서비스 장애가 일어났던 배경이다. 판교데이터센터에는 카카오 인증과 카카오톡 등 대부분 핵심 기능이 집중돼 있었다. 카카오 경우 하나의 데이터센터에 의존하는 구조적 한계와 부실한 이중화 문제점이 드러났다. 카카오 경영진은 대국민 사과를 하고 대책 방안 발표에 나섰다. 하지만, 이번 사태가 국정감사로 번지면서, 카카오먹통방지법이 통과됐고 무료서비스 보상안 요구까지 수면 위에 올라왔다. 보상 문제 논란은 내년에도 이어질 예정이다.


◆전기차 시장 뒤흔든 美 IRA 발효…K배터리 위기와 기회

올해 8월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발효했다. 핵심은 북미 지역에서 생산한 전기차, 북미 또는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에서 확보한 원재료를 사용해야만 보조금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 전기차 시장을 주도해 온 중국을 견제하려는 목적이다.

이에 따라 전 세계 완성차업체와 배터리 제조사 등은 비상이 걸렸다. 기존 공급망을 유지하면 막대한 지원금 혜택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북미 전기차 공장 구축까지 시간이 필요한 현대자동차가 직격탄을 맞았다. 정부와 함께 유예 기간 확보를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배터리 3사 역시 소재 조달처 다변화 과제 해결이 불가피해졌다. 이에 캐나다, 칠레, 호주, 독일 등 업체와 연이어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한편으로는 중국 경쟁사의 위협을 피할 수 있는 기회로 여겨졌다. 북미 투자를 가속화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삼성 이재용 시대 개막

지난 8월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광복절 특사로 복권되면서 경영 복귀에 시동을 걸었다. 이후 반도체 연구개발(R&D) 단지 착공식 참석, 유럽 및 북미 출장 등을 통해 현장 경영을 이어갔다.

지난 10월에는 회장으로 승진하면서 그룹 총수로서 역할을 본격화했다. 이 회장은 부임하면서 “돌이켜 보면 위기가 아닌 적이 없었다.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기회가 될 수 있다. 어렵고 힘들 때일수록 앞서 준비하고 실력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1~2달 새 반도체 바이오 2차전지 등 그룹 핵심 먹거리 챙기기에 나서면서 ‘뉴삼성’ 재편 의지를 드러냈다. 글로벌 거물들과 연쇄 회동하면서 사업 기회를 엿보기도 했다. 회장 취임 첫 정기인사도 단행했고 연말까지 UAE 베트남 등을 방문하면서 광폭 행보를 지속하는 중이다.


◆누리호 발사 성공…7대 우주강국 발돋움

지난 6월 21일 첫 한국형 발사체인 ‘누리호’가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제2발사대에서 힘차게 우주로 날아올랐다. 누리호는 성능검증 위성과의 교신까지 모두 성공하며, 우리나라를 세계 7대 우주강국으로 발돋움하게 했다는 평가다. 현재 1톤급 이상 위성을 발사할 수 있는 나라는 한국을 포함해 미국, 러시아, 유럽, 중국, 일본, 인도 등 7개국 뿐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내년부터 2027년까지 4차례의 추가 발사를 통해 발사 신뢰도를 높일 예정이다.

현재 계획대로라면 내년 상반기엔 누리호 3차 발사가 이뤄지고, 2032년까지 2조원 이상을 투입해 차세대 발사체를 개발해 독자적 우주탐사 기술을 고도화한다. 또, 연내 우주항공청 설립 특별법을 제정, 우주경제 전담 거버넌스를 완비할 계획이다. 다만 조직개편을 둘러싼 항우연의 내홍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누리호’와 함께 지난 8월 5일엔 대한민국 첫 달 탐사궤도선 ‘다누리’가 발사됐다. 다누리는 예정보다 빠른 12월 27일 달 상공 100㎞ 궤도에 진입했다. 향후 1년 간 하루 12번 달 상공을 돌며 달 착륙 후보지 물색 등 과학임무를 수행한다.


◆테라·위믹스 사태…코인시장 민낯

국산 스테이블코인 이었던 테라USD(UST)와 테라의 가치를 고정해주는 역할을 했던 루나(LUNA)가 약 7일 만에 최고가 대비 99% 하락해 거의 0원에 가까운 가격에 수렴했다.

이는 금리인상이라는 대외적 불안에 대한 내성이 없는 코인시장의 민낯을 보여줬다. 담보가 아닌 알고리즘으로 1달러 가치를 유지했던 UST가 성공하기 위해서 지속해서 UST와 루나 수요가 발생했어야 했지만,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본래 앵커 프로토콜이라는 탈중앙화금융(De-Fi) 서비스를 통해 UST 수요를 지속해서 발생시키는 전략을 취했던 테라폼랩스의 설계 구멍이 드러난 것이었다. 시장에 UST 매도 물량이 대량으로 나오자 디페깅이 발생했고, 이에 뱅크런이 나타나면서 생태계가 붕괴됐다.

테라 사태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국산 코인 위믹스에서도 문제가 발생했다. 국내 4대 가상자산거래소로부터 부정확한 유통물량을 이유로 상장폐지 된 것이다. 실제 유통량 문제의 큰 원인은 코코아파이낸스에 맡긴 위믹스 담보의 존재였다. 위메이드는 투자유의종목 지정 기간 코코아파이낸스 담보대여금을 전액상환하면서 위믹스를 되찾아오는 등 방법을 취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법원이 끝내 기각하면서 상장폐지 절차를 밟게됐다. 위믹스가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된 지 7주 만에 난 결정이었다.


◆5G 28㎓ 주파수 할당 취소된 KT·LGU+…초유의 사태

과기정통부는 KT와 LG유플러스에 할당했던 28㎓ 주파수를 전격 회수하기로 했다. 이들 사업자가 28㎓ 구축 이행 실적·계획 심사에서 점수가 미달됐다는 이유에서다. 한마디로 28㎓ 투자를 게을리 했고, 앞으로의 구축 의지도 보이지 않았다는 뜻이다. SK텔레콤은 턱걸이 점수로 주파수 이용기간 단축 처분에 그쳤지만, 내년 5월까지 1만5000개의 28㎓ 장치를 구축하지 않으면 역시 주파수가 취소된다. 다만, 28㎓를 백홀로 활용하는 지하철 와이파이는 최초 할당기간인 내년 11월까지 예외적으로 주파수 사용을 허용키로 했다.

이번 주파수 취소 사태는 통신사와 정부 양쪽의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다. 지난 2018년 28㎓ 주파수를 할당하면서 정부는 통신사에 3년간 4만5000개 장치 구축 의무를 부과했는데, 결론적으로 판단 실수였다. 28㎓ 대역은 어마어마한 투자비가 투입되면서도 정작 수익모델은 없다는 게 문제였다. 결국 통신사는 약속을 지키지 못했고, 정부 정책은 실패했다. 남은 관건은 신규 사업자 진입 여부다. 과기정통부는 취소된 주파수 두 개 중 하나를 통신사가 아닌 사업자에 할당하기로 했지만, 통신사도 실패한 28㎓ 투자를 실행할 사업자가 있을지 의문부호가 달린다.


◆'과대 광고' 논란…삼성전자 GOS 논란 일파만파

삼성전자 ‘갤럭시 S22 시리즈’에 적용된 ‘게임 옵티마이징 서비스(GOS)’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GOS는 S22 시리즈의 운영체제(OS) ‘원UI 4.0’에 포함된 기능으로, 고사양 게임을 구동할 때 성능을 일부 낮춰 발열과 배터리 사용을 막는 시스템이다. 소비자들은 원하는 게임을 제대로 구동할 수 없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제품을 사용하기 전 공지를 받아보지 못 해 과대광고를 했다고 주장하며 집단소송에 나섰다.

논란이 커지자 삼성전자는 원UI 4.0 업데이트를 통해 GOS를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업데이트가 배포된 후에도 세계 최대 스마트폰 성능 측정 사이트 긱벤치에서 S22 시리즈를 퇴출하는 등 논란이 지속되자 삼성전자 디바이스익스피리언스(DX)부문장 한종희 부회장이 “GOS 관련 주주와 고객에게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라며 직접 사과하기도 했다.


◆결국 해넘긴 넷플릭스-SKB ‘망사용료 공방’

망사용료를 두고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가 끝없는 소송전을 이어가고 있다.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가 자사망에 과도한 트래픽을 유발한 데 따른 대가를 일부 부담해야 한다는 주장인 반면, 넷플릭스는 콘텐츠 전송은 통신사의 의무라는 입장이다. 앞서 1심은 SK브로드밴드의 손을 들었다. 2심은 7차 변론기일까지 진행된 가운데, 다음 변론기일은 내년 3월29일로 잡혔다.

정당한 망이용계약 체결 혹은 망이용대가 지불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은 이른바 ‘망무임승차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입법 논의도 내년으로 미뤄졌다. 이 법안은 최근 세계 각국에서 다량의 트래픽을 유발하는 넷플릭스 등 빅테크기업에 망사용료를 부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마련됐다. 과거와 달리 빅테크기업이 ISP의 망에 방대한 양의 트래픽을 유발하기 시작하자, ISP는 부담을 호소하며 그에 대한 대가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현재 우리나라 국회에서도 총 7건의 ‘망무임승차방지법’이 발의된 상태지만, 올해 마지막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전체회의에서도 해당 안은 안건으로 상정되지 못했다.


◆카카오게임즈 ‘우마무스메’ 이용자 마차시위 사태

지난 6월20일 국내 출시된 ‘우마무스메프리티더비(이하 우마무스메)’ 한국 서버 이용자들이 서비스사 카카오게임즈가 국내와 일본 및 대만에서의 서비스를 차별했다며 지난 8월 서비스 개선 및 환불을 요구했다. 뿔난 이용자들은 판교에 마차시위를 두 차례 진행하고, 트럭시위를 펼치기도 했다.

집단 환불 소송 사태까지 번졌다. 이에, 카카오게임즈는 이용자와 끝장토론을 벌이는 무제한 간담회를 열고 이용자 목소리를 경청했다. 핵심 문제로 지적받은 ‘키타산 블랙’ 서포트 카드 픽업기간을 복각하고 그간 이용자 요구 사항을 이행하거나 개선을 약속하는 등 실천적 행보를 보였다. 화가 누그러진 이용자들은 소송을 취하했고, 우마무스메는 주력 콘텐츠 업데이트로 뒷심을 발휘 중이다.

백지영
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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