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

‘24조’ 양자통신 시장 후발주자 韓 “기술적 한계 극복해야”

강소현

[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글로벌 양자통신 시장 규모가 2030년 24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관련 시장을 선도하려면 뒤쳐진 기술력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최근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미래양자융합포럼과 함께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2 양자정보기술 백서'를 발간했다.

백서에는 지난 한해 국내외 양자정보기술 개발 동향과 함께,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나라가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과제 등이 담겼다.

◆양자통신 기술 상용화 활발…2030년 ‘24조 시장’ 전망

양자정보기술은 크게 ▲양자통신 ▲양자센서 ▲양자컴퓨팅으로 구분되는데, NIA는 국내의 경우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3사를 중심으로 양자통신 기술의 상용화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봤다. 기존에 깔려있는 광네트워크를 이용할 수 있어 통신사업자들이 사업에 적용하기 유리하기 때문이다.

양자통신은 통신망 구간을 오가는 데이터를 양자의 특성을 활용해 보호하는 기술이다. 이에 의료, 공공, 산업, 금융 등 민감한 정보를 데이터베이스(DB)에 저장하는 분야에서 양자통신은 필수로 요구된다. 글로벌 시장조사전문기관 마인드커머스(MindCommerce)에 따르면 이런 양자통신 시장의 규모는 연평균 39.8%씩 성장해, 2022년 말 1조6886억원에서 2030년 24조 5793억원 규모가 될 전망이다.

특히 양자키분배(Quantum Key Distribution·QKD) 시장의 규모는 2022년 말 기준 5236억원 정도로, 연평균 50.0%씩 성장해 2030년엔 13조4168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 해외는 무선·위성 부문 기술력 확보 ‘시동’…선두주자는 중국

NIA는 우리나라의 경우 출발이 상대적으로 늦은 탓에 다른 나라에 비해 기술 격차가 있다고 봤다. 해외에선 이미 유선뿐 아니라 무선·위성 부문에서도 양자통신 기술력 확보에도 돌입했기 때문이다.

현재 양자통신 분야에서 선두주자는 중국이다. 2003년부터 양자통신에 투자해온 중국은 2016년 8월 양자통신 위성 ‘묵자’(Micius)를 발사, 이듬해 세계 최초로 1200km 거리의 위성과 지상기지 간 양자통신에 성공하면서 이 분야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했다.

최근에는 지상의 유선망과 결합해 총 4600km의 양자통신에도 성공했다. 2030년까지 중국은 글로벌 광역 양자암호 통신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외 유럽이나 일본, 캐나다 등의 주요 선진국들도 위성을 이용한 양자통신 계획을 수립해 진행 중으로, 양자인터넷을 구현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 세계 최초 양자암호 전용회선 구축…초기시장 창출 성과

국내의 경우 과기정통부가 NIA와 함께 ‘양자암호통신 인프라 구축 사업’을 통해 국내 양자암호통신 상용화를 추진했다. 2020년 9월 약 150억원, 2021년 5월 약 140억원, 2022년 약 70억원을 투입해 대·중·소기업의 상생협력과 33개 공공·민간 분야 적용사례를 도출했다.

그 결과 통신3사가 세계 최초로 양자통신 기반 전용회선 서비스를 출시하는 등 초기시장을 창출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양자암호 전용회선은 기존 기업 전용회선에 양자기술 기반 보안 서비스를 적용해 보안성이 뛰어난 가운데, 국가기밀을 다루는 국가기관 뿐 아니라 개인정보와 금융정보 보호가 필요한 공공·금융기관 등에 최적의 보안 서비스 제공이 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2022년 4월 LG유플러스가 양자내성암호(PQC) 전용회선 서비스를 세계 최초 출시한 데 이어 SK텔레콤도 QKD 및 PQC 상용화를 완료해 서비스를 출시했다. 그해 7월 KT 역시 기업간거래(B2B) 양자암호 전용회선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3사 모두 양자암호 전용회선 요금제를 두게 됐다.

◆ 세계 양자기술 4대 강국 목표…QKD·PQC 상호보완 필요

과기정통부는 오는 2030년까지 세계 양자기술 4대 강국으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한 4대 중점전략도 수립했다. ▲도전적 원천연구 강화와 ▲전문인력 확보 및 국내외 협력기반 구축 ▲특화 연구 인프라 확충 및 연계·고도화 ▲양자기술 활용 및 산업혁신 촉진 등이 그 내용이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국내 양자통신의 경우 산학연이 협력체계를 구축했기에 최초로 상용서비스를 출시할 수 있었다. 정부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꾸준히 지원해 나가면 미래시대 양자강국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양자기술 분야 정부 투자 규모는 2023년 984억원으로, 국가 차원의 집중 육성을 위해 지난달 말에는 과기정통부 내에 양자기술 전담조직인 '양자기술개발지원반'을 장관 직속으로 신설했다. 또 국가적 관점에서 전략기술을 기획, 관리하기 위한 산학연 구심점으로 '국가 양자 PM(최고기술책임자)'도 위촉키로 했다.

통신3사는 양자암호통신 시범사업을 통해 지식과 경험을 축적한 만큼 올해는 양자암호 기술의 고도화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현재 지상으로 사용이 한정된 양자암호통신기술을 항공·우주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무선 양자암호통신을 구현하고, QKD 상용화의 걸림돌이 됐던 비용 문제를 해결한다.

이 가운데 NIA는 QKD와 PQC를 하이브리드 형태로 함께 이용해 서로의 단점을 상호보완 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SK텔레콤과 KT는 QKD, LG유플러스는 PQC에 집중해온 가운데 각각의 기술은 서로 다른 장점과 단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NIA 관계자는 “현재 양자통신 기술에 대한 수요는 보안 통신을 적용하는 산업 분야에 한정돼 있다”라며 “양자통신 상용화가 본격적으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추정하는 현재의 매출액 규모는 매우 가변적이며 기술적 난제들을 해결함으로써 시장의 빠른 성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강소현
ksh@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