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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선 아직 시들한 ‘e심’, 해외선 2027년까지 4배 확대 전망 [IT클로즈업]

백지영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지난해 9월부터 국내에서도 이동통신3사와 알뜰폰에서 스마트폰 e심(eSIM·내장형 가입자 식별 모듈)을 이용해 서비스 가입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일부 스마트폰에서만 지원해 아직까지 활성화되지 않은 가운데, 해외에선 오는 2027년까지 e심 시장이 올해보다 약 250% 성장할 것으로 예상해 주목된다.

최근 주니퍼리서치는 e심 시장이 올해 약 47억달러에서 4년 후 163억달러(한화로 약 20조원)로 4.5배 가량 증가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놨다. 또, e심을 내장한 스마트폰도 올해 9억8600만대에서 35억대로 급증할 것으로 분석했다.

스마트폰에는 개인 정보를 저장한 칩 형태의 가입자식별모듈(SIM)이 있다. e심은 ‘임베디드SIM’의 줄인 말로, 유심(USIM)이 내장된 형태다. 칩을 스마트폰에 삽입해 이용하는 유심과 달리 이미 단말에 내장된 칩에 가입자 정보를 다운로드 받아 이용하는 형태다.

이용자는 유심과 e심 중 원하는 방식으로 개통할 수 있는데, e심의 경우 물리적 삽입이나 교체가 필요 없기 때문에 스마트폰에서 다운로드만으로도 개통을 하거나 번호이동, 통신 해지를 할 수 있다는 간편함이 장점이다.

주니퍼리서치는 애플이 출시한 e심 전용 아이폰14가 올해 유럽으로 확대되면서 파급력이 커질 것으로 기대했다. 앞서 애플은 지난해 출시한 아이폰14 미국 모델에선 e심만 쓸 수 있도록 SIM 트레이를 제거했다. 이같은 전용 모델이 e심 기술 수용의 방아쇠가 될 것이란 기대다.

애플은 지난 2018년에 나온 아이폰XS 이후 모든 모델에서 e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는데, e심 전용 모델을 유럽으로도 확대할 방침이다. 분산된 유럽 통신 시장 내에서 e심이 로밍 계약 설정 최소화의 핵심 기술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구글과 삼성과 같은 안드로이드 진영도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유지를 위해 e심 전용 스마트폰을 개발할 것으로 내다봤다.

주니퍼리서치 측은 “e심이 기존 비즈니스 모델에 미칠 파괴적인 영향에 대한 사업자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지원이 증가함에 따라 사업자들은 추가적인 압박을 받게 될 것”이라며 “서비스 제공업체는 사용자들의 기술 인식이 높아짐에 따라, 가입자 감소를 방지하기 위해 e심 연결을 지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중국과 인도는 오는 2027년까지 e심을 사용하는 스마트폰의 약 25%를, 미국은 스마트폰 e심 시장의 약 1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중국시장 내에선 e심 탑재 스마트폰 판매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중국 정부가 요구하는 수준의 모니터링이 e심에선 지원되지 않기 때문이다.

주니퍼리서치는 중국에서의 성장세는 e심이 구현되는 국가별 표준에 달려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에선 별도로 e심 가입자를 집계하고 있지는 않아 정확한 이용 수치는 알기 어렵지만, 올해 알뜰폰 시장 활성화와 해외 로밍 수요 확대 등에 따라 성장세가 점쳐진다. 비대면 개통과 통신사간 이동이 편리한 e심은 자급제폰+알뜰폰 활용이 높아지는 젊은 세대들에 인기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e심 발급 비용은 2750원으로 유심 구매 비용인 7700원에 비해 저렴한 것도 장점이다. 현재 국내에서 e심 사용이 가능한 스마트폰은 애플 아이폰XS시리즈·아이폰11시리즈·아이폰12시리즈·아이폰13시리즈와 삼성전자 갤럭시Z플립4·폴드4 뿐이다.
백지영
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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