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메모리 한파에 ‘속수무책’…SK하이닉스, 작년 4분기 10년만에 적자 전환

백승은
- 4분기 영업손실 1조7012억원…2012년 3분기 이후 첫 적자

[디지털데일리 백승은 기자] SK하이닉스가 10년 만에 적자의 늪에 빠졌다. 작년 한해 데이터센터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제품군 등에서 좋은 성적을 냈지만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메모리 한파를 피하지 못했다.

올해 상반기 전망 역시 어둡다. 다만 하반기부터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는 올 한 해 투자 축소 및 감산 기조를 유지하고, 하반기 시장 수요 반등을 노리겠다는 방침이다.

1일 SK하이닉스(대표 박정호 곽노정)는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 2022년 4분기 매출 7조6986억 원, 영업손실 1조7012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38% 하락했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SK하이닉스가 분기 적자를 낸 것은 2012년 3분기 이후 처음이다.

2022년 한 해 매출액은 44조6481억원, 영업이익 7조66억원이다. 매출액은 전년대비 4% 올랐고 영업이익은 44% 떨어졌다.

지난해 SK하이닉스는 서버·PC 시장에서 고용량 D램 제품 공급을 늘리고, 인공지능(AI)·빅데이터·클라우드 전용 고객으로 더블데이터레이트(DDR)5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제품 판매를 확대했다. 특히 데이터센터용 SSD의 경우 전년대비 4배 증가한 매출을 거뒀다.

그렇지만 하반기부터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한파가 닥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메모리 수요가 큰 폭으로 줄고, 이에 따라 제품 가격이 떨어지면서 지난해 4분기 적자 전환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매출 성장세는 이어졌으나 하반기부터 반도체 다운턴이 지속되면서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감소했다”라고 분석했다.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짐에 따라 투자와 비용을 줄이고, 성장성 높은 시장에 집중해 업황 악화로 인한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방침을 앞세우고 있다.

올해 상반기 역시 다운턴이 심화되고 있다. 그렇지만 2023년 한 해는 ‘상저하고’ 기조로, 하반기로 갈수록 시장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 상반기까지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메모리 반도체 사용량을 줄여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의 재고가 상반기 중 정점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이후 점차 줄어들고, 점진적으로 IT 기업들이 메모리 사용량을 늘리며 시장 수요가 반등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 김우현 부사장은 “최근 인텔이 DDR5가 적용되는 신형 중앙처리장치(CPU)를 출시하고 AI에 기반한 신규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발생할 수 있는 긍정적인 시그널이 시장에 나오고 있어 주목하고 있다”며 “당사가 데이터센터용 DDR5와 176단 낸드 기반 기업용 SSD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확보한 만큼 시장 반등시 빠르게 턴어라운드를 해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0월 실적발표에서 밝힌 바와 같이 올해 투자 규모를 2022년 19조원 대비 50% 이상 줄인다는 기조를 유지할 계획이다. 다만, 회사는 DDR5와 LPDDR5, HBM3 등 주력제품 양산과 미래성장 분야에 대한 투자는 지속하겠다는 계획이다.

김우현 부사장은 “당사는 이번 다운턴을 잘 극복함으로써 더욱 견고한 체질로 무장하여 글로벌 초일류 기술기업으로 더 크게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백승은
bse1123@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