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소재

尹도 바이든도 찾았다…SK실트론, 日 제치고 '세계 1위' 도전

김도현

- 구미 사업장에 2조3000억원 투자
- SiC 웨이퍼 韓美 생산시스템도 가동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생태계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핵심 원재료를 담당하는 SK실트론의 위상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그 방증으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 이어 윤석열 대통령이 SK실트론을 방문했다. 회사는 조단위 투자를 통해 업계 1위 도약에 나서겠다는 의지다.

1일 SK실트론의 경북 구미 사업장에서 ‘반도체 투자협약식’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윤 대통령을 비롯해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철우 경북도지사, 최태원 SK그룹 회장, 장용호 SK실트론 사장 등이 참석했다.

지난해 SK실트론은 오는 2026년까지 3단계에 걸쳐 약 2조3000억원을 투입해 구미에 신공장을 짓기로 했다. 당시 1차 투자(1조495억원)에 대해 양해각서(MOU)가 체결한 데 이어 이날 2~3차 투자(1조2360억원)를 공식화한 것이다. 이곳은 2024년 2분기부터 순차 가동한다.

윤 대통령은 윤 대통령은 “반도체는 우리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자 국가 안보 자산”이라며 “현재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가 많지만 정부와 기업이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늘 이뤄진 협약은 반도체 소재 국산화와 공급망 확보는 물론 1000여명 고용 창출로 지역경제 활성화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며 “정부는 과감하게 선제적 투자하는 기업에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세액 공제를 대폭 높이고 정책적 노력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SK실트론은 반도체 원판인 실리콘(Si) 웨이퍼를 만든다. 웨이퍼 위에 증착, 노광, 식각 등을 주요 공정을 거치면서 반도체가 되어간다. 이를 자르고 포장(패키징)하면 실제 사용할 수 있는 칩이 된다.

현재 SK실트론은 웨이퍼 시장 3~4위로 추정된다. 1~2위는 일본 섬코와 신에츠로 두 회사 점유율은 50%에 육박한다. SK실트론은 상대적으로 후발주자이나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고객은 물론 해외 반도체 기업과 거래를 확장하면서 빠르게 몸집을 키워가고 있다.

이번 2조3000억원 투자로 인해 일본 업체들을 바짝 추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SK실트론은 차세대 제품인 실리콘카바이드(SiC) 웨이퍼도 생산 중이다.

해당 분야는 지난 2020년 미국 듀폰 SiC 웨이퍼 사업부를 인수하면서 진입했다. 기존 듀폰 생산시설에 이어 미국 미시간주 베이시티에 그로잉 공정, 구미 2공장에 웨이퍼링 및 에피 공정을 처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작년 12월부터 본격 가동되고 있다.

이에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베이시티 공장을 찾은 바 있다. 당시 그는 “한국 반도체 유치로 미국 공급망이 복원되고 있다. 반도체 기업들을 앞으로 10년 동안 수천억 달러를 투자할 것이며 공급망 외 영역도 미국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SK실트론은 Si와 SiC 투트랙으로 산업 내 지위를 높이겠다는 심산이다. 최 회장은 “정부의 첨단전략 사업 육성 정책에 감사드린다”며 “6년 전 SK실트론이 웨이퍼 업계 5등이었는데 이번 프로젝트가 끝나면 2등으로 올라설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회사는 여기서 머무르지 않고 세계 1위를 목표로 사업 확장에 나설 방침이다.

한편 SK실트론은 한국수자원공사, 한국환경산업기술원 등과 반도체용 고순도 공업용수 관련 사업도 진행 중이다. 총 사업비 480억원 규모로 2025년까지 일 2400톤 초순수를 생산하는 실증플랜트를 설치하는 게 골자다. 설계와 운영 기술 100%, 시공 및 기자재 60% 국산화가 목표다.
김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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