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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 지주사 전환 불발…“인적분할 재추진 안한다”

이나연
[디지털데일리 이나연 기자] 현대백화점그룹이 지난해부터 추진하던 현대백화점 지주사 전환 계획이 끝내 좌초됐다. 참석 주주 중 35% 이상이 반대표를 던지면서 지주사 전환을 위한 인적분할 안건이 부결된 것이다.

10일 현대백화점은 임시 주주총회에서 ‘분할계획서 승인의 건’이 최종 부결됐다고 밝혔다. 이 인적분할 건은 지주회사인 ‘현대백화점홀딩스(가칭)’를 설립하고 현대백화점을 분할존속회사로 두는 것을 골자로 한다.

앞서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9월16일 이사회를 통해 투자·사업부문을 분할,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는 인적분할 방안을 결의했다. 인적분할을 통한 지주회사 체제 전환으로 장기간 지속하는 백화점업 성장성 한계를 극복해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제고하려는 목표에서다.

이에 현대백화점은 지배구조 개편과 더불어 지난달 31일 분할 이후 자사주 소각 및 확대된 배당 정책을 포함한 주주환원정책 추진 계획을 공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부 시장과 주주들 반대에 부딪혀 이날 인적분할 의안은 주총 특별결의 정족수에 미달해 통과되지 못했다.

업계에 따르면 주주들이 반발한 이유는 ‘한무쇼핑’ 영향이 크다. 한무쇼핑은 현대백화점과 한국무역협회가 손잡고 만든 현대백화점 자회사로, 현대백화점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을 견인하는 핵심 브랜드로 꼽힌다.

현대백화점이 제시한 인적분할안이 실현되면, 한무쇼핑이 지주회사인 현대백화점홀딩스 자회사로 편입된다. 이에 주주들은 상장사인 현대백화점 실적에 큰 영향이 갈 것을 우려, 반대표를 던졌다. 한무쇼핑이 없는 현대백화점은 기업가치가 크게 떨어질 거라는 전망에서다.

현대백화점은 이번 임시 주총 결과를 수용해 그간 추진해왔던 인적분할을 통한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중단하기로 했다.

현대백화점은 “그간 추진해왔던 인적분할 및 분할을 전제로 시행 예정이던 계획은 진행하지 못하게 됐으며, 향후 인적분할을 통한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재추진할 계획이 없음을 알려드린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시장 우려를 고려해 신중하게 추진했던 분할 계획과 주주환원정책이 주주들께 충분히 공감받지 못한 점에 대해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고 덧붙였다.

반면, 현대그린푸드는 이날 임시 주총에서 인적분할 안건이 통과된 만큼, 인적분할을 통한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계속 추진할 계획이다.

지난해 9월 현대백화점은 주력 계열사인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를 각각 인적분할,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번 결과로 양사는 서로 다른 길을 걷게 됐다.

현대백화점은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는 앞으로도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방안을 심도 있게 모색하겠다”며 “적극적인 자세로 주주와 시장의 다양한 의견에 귀 기울이며 긴밀한 소통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나연
ln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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