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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 IT] 한풀 죽은 메타버스 열기 되살릴까…소셜 앱 ‘본디’가 뜬다

백승은

- 앱스토어 무료 앱 1위…2030세대 중심으로 인기 돌풍
- 싸이월드·카카오톡·인스타그램 기능 한 번에…열풍 이어갈까

[디지털데일리 백승은 기자] 뜨거웠던 메타버스 열풍이 한풀 꺾였다. 코로나19로 비대면 활동이 키워드로 떠오르면서 개인과 기업들은 일제히 메타버스를 차세대 공간으로 점찍었다. 메타버스가 일상의 모든 것을 바꿀 듯했지만, 지난해부터 엔데믹이 시작되며 관심도가 확 떨어졌다. 구글 트렌드 데이터에 따르면 작년 2월 메타버스 검색량은 100이었지만, 이달 초에는 18으로 급락했을 정도다. ‘메타버스 거품론’이 고개를 들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싱가포르 정보기술(IT) 스타트업 메타드림이 출시한 애플리케이션(앱) ‘본디(bondee)’의 인기가 급상승하며 차세대 메타버스에 대한 기대감도 차오르고 있다. 지난 9일 기준 앱스토어 무료 앱 순위에서 1위, 같은 날 구글플레이 소셜 앱 1위를 기록했다.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캐릭터와 방을 꾸미고, 상태를 업로드하며 친구 맺은 다른 사용자와 소통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다른 사용자와 대화를 나누거나 방명록을 남길 수도 있다. 싸이월드의 고차원 버전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주변에서도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을 통해 ‘본디에 가입했다’라며 본디에서 친구를 맺자는 공유 포스팅도 하나둘 눈에 띄기 시작했다. 본디 사용자 중 한 명은 “기사나 ‘테마주’로만 접했던 메타버스를 가장 잘 경험할 수 있었다”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궁금증이 커졌다. 본디 앱을 다운받아 아바타를 꾸미고, 며칠 동안 친구들과 직접 소통해 봤다.

◆싸이월드와 카카오톡, 인스타그램 기능이 메타버스 세계관 안에

거대한 지구가 웃으며 가입자를 반긴다. 다양한 옷차림을 한 친구들이 한두 명 늘어나더니 젤리처럼 생긴 조형물에 뛰어들어 눕는다. 앱을 다운 받고 회원가입을 하는 과정에서부터 3차원(3D) 애니메이션 한 편을 시청하는 듯했다.

가장 먼저 나를 표현할 수 있는 아바타를 만들어야 한다. 피부색부터 얼굴형, 눈과 머리 모양, 옷차림과 가방과 같은 아이템이 다양하다. 일상에서 흔히 만나볼 수 있는 옷부터 이벤트 아이템까지 선택할 수 있다.





아바타가 완성됐다면 나만의 방을 구성해 볼 시간이다. 독특한 점은 스마트폰 갤러리에 소장한 사진을 활용해 실제 액자처럼 벽에 걸어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내 사진이나 친구들과 함께 찍은 사진도 벽에 전시하면 한층 실감나는 나만의 공간이 완성된다. 싸이월드처럼 배경음악(BGM) 설정도 가능하다. 내 방을 구경하는 친구들은 그 위로 방명록 개념인 ‘메모’를 남길 수도 있다.

싸이월드와 같이 방을 꾸미는 기능도, 카카오톡과 같이 메시지를 나누는 기능도 있다. 메시지를 나누는 과정은 꽤 남다르다. 친구의 아바타와 나의 아바타가 3차원으로 표현된다. ‘슬픔’을 누르면 내 아바타가 눈물을 흘리고, ‘사랑해’를 보내면 하트가 만들어진다.



친구들의 상태를 보는 곳, 메시지를 나누는 곳, 내 방과 내 상태를 볼 수 있는 곳. 탭은 총 세 개가 있다. 첫 번째 탭을 들어가 보면 친구들이 어떤 상태인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본인의 상태를 사진으로 찍어 공유할 수도 있다. 상태나 사진에 좋아요, 댓글을 남기는 것도 가능하다. 타임라인을 남기는 건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과 유사하다.

◆친구 한도는 ‘50명’…‘반짝 인기’로 끝날까

본디의 소개 문구는 ‘찐친들의 메타버스 아지트’다. 무한대로 팔로워를 모을 수 있는 다른 소셜미디어와는 달리 본디는 최대 50명만 친구로 초대할 수 있다. 싸이월드, 카카오톡, 인스타그램과 다른 유일한 부분이다. 만약 15명의 친구를 맺었다면, ‘앞으로 35명의 친구를 추가할 수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뜬다.

폐쇄성 때문에 좀 더 가감 없이 내 일상을 전달할 수 있다. 출근이나 퇴근 시간, 점심에 들렸던 가게, 새로 접해 본 공간들을 올리는 게 가능하다. 인터넷 공간에 내 일상을 올리는 게 부담스럽거나 도용 등 사이버 범죄의 위험에서 한결 자유롭다.


50명의 친구에게 내 일상을 전하는 게 아쉬울 때는 ‘플로팅’ 기능을 활용해볼 수도 있다. 트위터처럼 본인의 의견을 작성해 불특정 다수에게 남기는 행위다. 본디는 이를 ‘해류병 던지기’라고 표현한다.

기사를 작성하는 동안에도 본디 계정을 생성하고 공유하는 지인들의 숫자는 빠르게 늘어났다. 한 명이 세 명으로, 세 명이 열 명으로 확대됐다. 대세 앱이라는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을 정도다.

본디 사용자 중에서는 ‘새롭다’는 반응이 가장 많다. 뜬구름과 같이 느껴졌던 메타버스를 소셜미디어에서 활용하는 게 신선하다는 의견도 다수다.

그렇지만 코로나 기간 클럽하우스가 그랬던 것처럼 본디의 인기는 ‘반짝’ 현상으로 끝날 가능성도 있다. 특히 수익 창출이 관건으로 여겨진다. 새로운 아이템이나 컬라버레이션 상품의 꾸준한 출시, 이벤트, 새 기능 등이 꾸준히 뒷받침 되어야만 현재의 인기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백승은
bse1123@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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