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 IT] 1등 복권 당첨되자 탈북…OTT박스도 '오리지널 콘텐츠' 시대
[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케이블TV업계가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박스’를 다시 띄운다. 올초 SK브로드밴드가 올인원박스를 표방한 ‘플레이제트(PlayZ)’를 선보인데 이어, CMB도 내년 1월1일부터 ‘레인보우TV’ 운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10여년 전 국내에 처음 등장한 OTT박스는 말은 거창하지만, 사실상 초소형 셋톱박스다. 특히 과거 OTT박스는 케이블TV업계에 의해 IPTV(인터넷TV)를 견제하기 위한 수단으로도 활용됐다. 유료방송을 번들링상품으로 저렴한 가격에 내놓는 통신사에 대항해, 케이블TV업계도 OTT 대세 흐름에 편승해 이들과 손잡고 OTT박스를 선보였다. 전국 지역에서 판매 가능하다는 부분도 권역사업자인 케이블TV가 OTT박스를 선택한 또 다른 이유다.
물론, 10년 전과 지금의 OTT박스는 달라졌다. 당시 OTT박스는 OTT 서비스를 통합 제공하는데 의미를 뒀다면, 최근엔 종합엔터테인먼트 플랫폼을 표방하고 있다. 오늘날 IPTV와 차별화된 OTT박스의 장점은 무엇일까. 2016년부터 OTT박스의 흐름을 주도해온 딜라이브TV ‘딜라이브 OTT’v’를 사용해봤다.
◆ 간단한 설치, 시청 편의성 높인 기능들 '눈길'
“셋톱박스 방향을 향해 리모컨의 OK와 Home 버튼을 5초 동안 함께 누르세요"
딜라이브 OTT’v 설치는 간단하다. HDMI 케이블을 꽂은 딜라이브 OTT’v 본체를 TV HDMI 포트와 연결하면 거의 완료다. 이어 본체 측면과 공유기를 LAN선으로 연결하면 위와 같은 문구가 TV화면에 등장한다. 이후 구글 로그인 과정까지 거치고 나면 딜라이브 OTT’v가 본격 실행된다.
홈화면은 깔끔하다. 측면 메뉴에는 ▲앱 ▲넷플릭스 ▲유튜브 맞춤 동영상 등 단 3가지 항목 만으로 구성됐다. 화면 상단 즐겨찾기를 통해 자주 사용하는 앱을 추가 할 수도 있다.
이후 시청데이터가 누적되면 시청방식에 따라 측면 메뉴는 재구성된다. 예컨대 디즈니플러스를 자주 본다면 측면 메뉴에 디즈니플러스가 추가되는 방식이다.
특히 함께 생성된 ‘관심목록’은 시청의 편의성을 높였다. 관심목록에선 OTT에서 이용자가 시청 중이던 콘텐츠 목록이 제공되는 가운데, 해당 콘텐츠를 보기 위해 OTT에 접속하는 과정을 생략하고 홈화면에서 바로 이어서 시청 가능하다.
앞서 입력한 구글 계정을 기반으로 개인화된 서비스도 제공됐다. 딜라이브 OTT’v는 구글의 안드로이드TV 운영체제(OS)를 탑재하고 있는데, 유튜브 등 구글 계정으로 로그인한 앱의 데이터를 그대로 가져와 맞춤형 콘텐츠를 추천해줬다.
◆ 많은 선 연결은 ‘불편’…향후 경쟁력은 콘텐츠
콘텐츠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딜라이브 OTT’v는 넷플릭스는 물론, 티빙·웨이브·왓챠·디즈니플러스 등 모든 OTT의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쿠팡플레이와도 제휴계약을 체결했다. 물론, 모든 OTT를 이용하기 위해선 개별 가입이 요구된다.
케이블TV 사업자의 강점을 살린 지역 콘텐츠들이 눈길을 끌었다. 딜라이브는 딜라이브 OTT’v를 통해 권역 내 시청자만 볼 수 있던 딜라이브의 지역 콘텐츠들을 제공하고 있다. 인생의 황혼기를 살아가는 실버세대들을 통해 세상의 진리를 엿듣는 ‘청춘고백’과 바쁜 일상을 보내는 도시의 직장인들에게 휴식을 선물하는 ‘하루쯤 반차’가 대표적이다.
딜라이브는 연내 딜라이브 OTT’v만의 오리지널 콘텐츠도 선보일 예정이다. 지역채널을 담당하고 있는 딜라이브TV와 미디어프로덕션이 공동으로 제작한 DMZ 자유의 마을 ‘DMZ 대성동’은 액션 코미디가 가미된 휴먼드라마로, 로또 1등 복권에 당첨된 북한군이 탈북하게 되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외 보고싶은 TV채널이 있다면 ‘딜라이브 OTT’v Store‘에서 내려받으면 된다. ▲라이브 채널 ▲방송프로그램 핫클립 ▲키즈·애니·게임 ▲시사·교양·예능 ▲라이프스타일 ▲교육·어학 ▲크리에이터관 ▲다문화zone 등 항목별로 다양한 채널을 제공 중인 가운데, 원하는 채널만을 내려받아 나만의 TV를 만들 수 있다.
방송 콘텐츠 외에도 구글플레이스토어를 통해 TV용으로 제작된 엔터테인먼트 앱 다운로드가 가능하다. 많지는 않지만 ▲블룸버그 ▲TED 등 뉴스앱은 물론, ▲체중 감소를 위한 요가 bodbot ▲개인 트레이너 등의 운동·건강 앱도 지원하고 있다. 게임의 경우 별도의 게임패드 없이는 플레이가 불가능하다.
총평하자면, 가정에서 보단 여행을 자주 다니는 이용자에게 유용하겠다. 본체는 한 손에 들어오는 크기로 무게가 가볍고 휴대가 용이하다. 특히 국내와 같이 많은 기본채널을 제공하고 있지 않은 해외에서 딜라이브 OTT’v는 더욱 빛을 발할 것으로 보인다.
다른 OTT박스도 마찬가지지만, 셋톱박스의 소형화에도 불구 여전히 많은 선 연결이 요구된다는 점은 단점이다. 집에서 OTT박스를 체험할 때면 속된 말로 ‘등짝스매싱’을 유발하는 부분이기도.
그 외 가입자를 확보하기 위한 관건은 향후 딜라이브가 선보일 콘텐츠의 경쟁력이다. 콘텐츠가 OTT박스의 경쟁력이 되는 동시에, OTT박스가 지역콘텐츠의 유통 플랫폼으로 자리잡는 선순환 구조가 구축되길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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