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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블록체인] 바이낸스가 고팍스를 인수했다? 아직 끝나지 않은 이슈

박세아

[디지털데일리 박세아 기자] 이번 주 주간블록체인은 가상자산거래소 고팍스에 집중해보겠습니다.

고팍스는 국내 원화 거래가 가능한 5대 거래소 중 하나인데요. 업비트와 빗썸, 코인원, 코빗보다 가장 뒤늦게 실명계좌를 발급받았죠.

이렇게 주목받은 고팍스는 지난해 제네시스 글로벌 캐피탈 인출 중단에 영향을 크게 받았죠. 바로 고파이 서비스 출금 지연 사태였는데요. 고파이는 고팍스의 자체 예치서비스로 지난해 11월 협력사 제네시스 글로벌 캐피탈 인출 중단으로 원리금 지급을 중단해왔죠.

이로 인해 고팍스가 파산할 수 있다는 소문이 무성했었죠. 하지만, 결국 글로벌 가상자산거래소 바이낸스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면서 상황이 마무리됐습니다. 바이낸스는 고팍스가 국내 가상자산 산업 성장에 기여해 온 점을 인정해 산업회복기금(IRI) 투자 대상으로 선정했다고 밝혔죠.

투자유치로 모든 게 끝난 것 같지만, 바이낸스와 고팍스 간 관계에 대해서 집중하는 시각은 이어져 오고 있는데요. 과연 고팍스를 둘러싼 이슈, 어디까지 이어질지 살펴보시겠습니다.

주간블록체인에서 자세히 다뤄보겠습니다.

◆고팍스 이준행 대표 사임?

지난주 업계에서는 고팍스 창업자인 이준행 대표가 대표직에서 물러났다는 기사가 나왔죠. 결국 사실은 아니었지만요.

당시 이 대표는 보유지분 41.22%를 전부 처분하고, 대표직에 말레이시아 국적의 한 인물이 선임됐다는 소문이 돌았었는데요.

고팍스 측에 확인해 본 결과 이 대표는 등기이사에서만 물러나고 대표직은 유지한다고 밝혀왔는데요. 또 취재결과 금융정보분석원(FIU) 역시 고팍스로부터 어떠한 변경신고를 받은 바 없다고 밝히면서 이 대표의 대표직 유지가 사실로 판명 났습니다.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매뉴얼에 따르면 가상자산사업자는 대표자 변경 등 신고사항이 변경되는 경우 변경사항이 발생한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신고해야 하는 의무가 있습니다. 사업자 신고내용에는 정보보호 관리체계 인증, 실명확인 입출금계정, 대표자 및 임원 자격요건 등 일정 요건이 포함됩니다.

사실 당시 말레이시아 국적 인물이 대표로 선임됐다는 소문이 돌면서 전북은행과의 실명계좌 계약에 차질이 생기지 않겠냐는 시각이 강했는데요. 바이낸스가 경영에 참여하는 고팍스에 새롭게 실명계좌를 내어주지 않으려고 은행권을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었죠. 이 가운데 전북은행이 고팍스에 위자료청구를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점치는 사람도 있었는데요. 전북은행 취재 당시, 관계자는 고팍스를 바이낸스에서 인수했다는 소식은 알고 있지만, 실명계좌 해지나, 위자료 청구에 대해서는 금시초문이라고 밝혀왔습니다.

하지만, 거래소업계 관계자들은 원론적으로는 고팍스 대표이사가 바뀌더라도 실명계좌 발급에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의견을 많이들 내놨던 상태였는데요. 외국인이 고팍스를 이끌어 나간다해도 특정금융정보법상 대주주 요건 등을 위반하는 사실이 없기 때문이죠.

어찌됐든 고팍스와 바이낸스 역시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의 생존이 실명계좌와 직결되는 점이라는 것을 감안할 때, 섣불리 실명계좌 발급에 위험이 될 만한 상황을 조형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집니다.

◆바이낸스가 고팍스 구원투수로 나선 이유,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

바이낸스는 최근 고객 예치금을 상환하는데 어려움을 겪어온 고팍스를 인수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는 소문이 많이 돌았었습니다. 바이낸스의 향후 국내 시장 진출에 대해 초점이 맞춰지면서죠.

아직 해외 가상자산거래소의 국내 시장 진출 벽은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바이낸스는 앞서 지난 2020년 국내 진출을 시도하다 금융당국 규제로 철수한 바 있죠. 바이낸스가 이 대표가 가진 지분을 전부 인수하는 방안에 대해 다른 고팍스 주주들의 동의를 구하고 있다는 사실은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공공연한 비밀이었습니다.

현재까지 고팍스가 바이낸스에 인수됐다는 소리는 나오지 않고 있는데요. 지분관계 역시 공개된 바 없습니다. 하지만, 이미 이 대표가 창업한 고팍스지만, 고파이 사태의 책임을 지고 이익을 남기지 못하는 지분 처분이 있었다는 소문이 나오고 있습니다. 또 바이낸스에서 본격적으로 고팍스 경영참여를 위해 만발의 준비를 끝냈다는 말이 새어 나오고 있습니다. 이 말이 사실로 판명되면 바이낸스의 고팍스 인수가 거의 마무리됐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하지만, 바이낸스의 고팍스 인수가 공식화돼도 아직 국내 사업에는 적극적으로 가담하지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바이낸스가 고팍스를 인수한다고 하더라도 허가를 받기 전까지는 가상자산 기반 파생상품 사업을 진행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지난해 크립토윈터 시기 FTX 사태로 고팍스 위기와 함께 투자자 위험에 신경쓰던 금융당국의 고민을 해결해줬다는 측면에서 향후 바이낸스의 국내 사업이 2020년과 어떻게 달라질지 주목해서 보셔야겠습니다.

금융위 토큰증권 가이드라인
금융위 토큰증권 가이드라인

◆조각투자 업체 '전진'

올 한 해 동안 지속해서 눈여겨 봐야 할 이슈로 저는 토큰증권(STO)를 꼽고 있는데요. 이 때문에 지난해 말부터 STO 이슈를 꾸준히 다뤄왔습니다. 쉬운 STO 개념과 금융위 가이드라인이 궁금하시다면, 제 지난주 주간블록체인('업계에 부는 토큰증권 바람, 기본 개념부터 주목해야 할 2가지까지')을 살펴보시면 되겠습니다. 또 기존 STO 용어에 익숙하신 분들을 위해 STO를 써왔으나, 금융위에서 토큰증권으로 명칭을 정한 만큼, 영어 약자도 다음 시간부터는 STO로 통일하겠습니다.

먼저 금융위가 STO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분산원장 기술을 활용해 STO를 발행하고 유통하고자 하는 업체들의 움직임이 급격히 활발해졌습니다. STO를 하려고 물밑 작업 중이었던 증권사를 비롯해, 실물 자산을 기반으로 쪼개기 투자서비스를 해왔던 조각투자 업체가 약진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투자 시장이 만들어 진다는 측면에서 가슴을 설레게 하네요.

우선 국내에서는 부동산 기반 조각투자업체가 제일 눈에 띕니다. 증권사가 가장 빠르게 손을 내밀 수 있는 있는 게 부동산 기반 조각투자 업체인데요. 리츠라는 전통 금융 상품을 다뤄본 금융사들이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기 때문이죠. 따라서 차례대로 음악과 미술 자산 기반 업체도 다루겠지만, 먼저 부동산 기반 업체를 살펴보시겠습니다.

국내에서는 카사, 루센트블록의 소유, 펀블 등이 있는데요. 이들은 금융위원회로부터 규제샌드박스 사업으로 지정돼 불법이었던 STO를 예외적으로 발행하고 유통시켜왔습니다. 이들 역시 국내 규제 시계에 발 맞춰 향후 노선을 정할 것으로 보여지는데요. 카사의 경우 대신증권과 인수를 논의중이고, 세 업체 중 가장 늦게 규제샌드박스 사업으로 지정된 펀블 역시 조건이 충족되면 충분히 인수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는 눈치입니다. 카사는 키움증권과 계좌관리기관 업무제휴 계약이 체결된 상태인데요. 올해 상반기 중 수익 증권을 예탁결제원에 전자등록하는 방식으로 사업구조 재편을 앞두고 있기도 합니다.

조각투자 업계 관계자들은 일단 금융위 가이드라인에 환영하고 있습니다. 사업에 박차를 가할 토대가 마련됐다고 보기 때문이죠. 게다가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서 이미 금융위 가이드라인이 추구하는 것과 비슷하게 사업구조를 만들어놓은 기존 사업자들은 신법령개정까지 시간이 꽤 걸린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데요. 이 말인 즉슨, 법령개정까지는 신규 사업자 진출이 어려운 만큼, 기존 사업자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더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죠.

법령 개정 이후 음원, 미술품, 선박 등 자산을 여러 개로 쪼개 개인투자자가 쉽게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는 측면에서 이번 STO 가이드라인은 환영할만 한데요. 어떻게 새롭게 투자지형이 그려질지 주목해 보시죠.


박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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