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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차기 CEO 최종 후보 윤경림…이달 말 주총에 쏠린 눈(종합)

권하영

[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윤경림 KT 그룹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사진>이 KT의 차기 최고경영자(CEO) 최종 후보로 확정됐다. 구현모 현 KT 대표를 이어 ‘디지코(DIGICO·디지털플랫폼기업) 2.0’을 계승할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KT는 이번 최종 후보 낙점을 통해 정치권 일각의 반대 목소리를 무릅쓰고 정기 주주총회까지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표출한 것으로 해석된다. 대표 공백으로 인한 경영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도, 선임 절차를 원점으로 돌리기엔 부담이 컸을 것이다.

하지만 대통령실과 여당이 이를 가만히 두고 볼지는 미지수다. 이미 수차례 KT CEO 선임 절차에 대해 불만을 표한 만큼, KT를 향한 ‘외풍’의 불씨는 남아 있다. 결국 이달 말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 KT 차기 CEO 윤곽 나왔다

7일 오후 KT 이사회는 차기 CEO 후보자 4명에 대한 면접을 진행하고, 윤 사장을 차기 CEO 단수 후보로 결정했다. KT 이사회는 정관상 대표이사 자격요건과 주요 이해관계자로부터 수렴한 최적의 KT 대표이사상(像)에 대한 의견 등을 고려해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에서 ▲DX 역량 바탕의 지속가능성장 기반 마련 ▲변화와 혁신 추구 ▲기업가치 제고 ▲ESG 경영 강화 등에 중점을 두고 면접 심사를 진행했다고 강조했다.

윤 사장은 신수정 엔터프라이즈부문장(부사장), 임헌문 전 매스총괄(사장), 박윤영 전 기업부문장(사장) 등 타 후보를 제치고 이사진의 최종 선택을 받았다.

1963년생인 윤 사장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LG데이콤에서 경력을 시작해 하나로텔레콤을 거쳐 2006년 KT 신사업추진본부장(상무)로 자리를 옮겼고, 이후 KT 미디어본부장과 서비스개발 실장을 거쳐 CJ그룹 기획팀장(부사장)을 역임했다. 2014년 황창규 전 회장 시절 다시 KT 미래융합전략실장(전무)로 복귀한 이후로는 CEO 직속 미래융합추진실장, 글로벌사업부문장으로 활약했다. 그는 2019년 현대자동차그룹 오픈이노베이션전략사업부장(부사장)을 지내다 2022년 다시 KT 그룹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으로 복귀했다. 지금은 IPTV 등 KT의 먹거리를 발굴하고 성공시킨 전략가로 평가받고 있다.

KT 이사회 강충구 의장은 “윤경림 후보는 DX 전문성을 바탕으로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서 KT가 글로벌 디지털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미래 비전을 명확히 제시했다”며 “또한 임직원들의 변화와 혁신을 이끌고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협력적 관계를 형성함은 물론, 기업가치 제고와 ESG경영 강화를 이끌 수 있을 것으로 평가받았다”고 밝혔다. 궁극적으로는 주주가치를 확대할 수 있는 최고의 적임자라고 판단했다는 게 이사회의 설명이다. KT는 이달 말 주총에서 윤 사장에 대한 대표 선임 승인을 요청한다.

◆ KT, 정치권 ‘외풍’ 뚫고 ‘직진’하나

하지만 남은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권이 윤 사장을 부적격하다고 판단할 경우,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앞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국민의힘 의원들은 지난 2일 성명을 내고 “KT 이사회가 차기 대표 후보자로 KT 출신 전·현직 임원 4명만 통과시켜 그들만의 리그로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대통령실에서도 KT가 4인 후보를 발표한 이후 “주인이 없는 회사는 지배구조가 공정하고 투명해야 한다”며 사실상 KT를 직격했다. 일각에선 정부·여당이 소위 ‘낙하산 인사’를 내려보내기 위해 소유분산기업인 KT를 압박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나왔다.

주총까지 남은 기간, 여당 의원들은 KT의 1대 주주인 국민연금을 향해 적극적으로 의사결정에 목소리를 내라며 스튜어드십코드를 주문할 공산이 크다. 대통령실도 다시 한 번 소유분산기업의 지배구조 투명성을 언급하며 KT를 압박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결국 당락은 이달 말 주주총회 투표를 거쳐야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KT 최대주주인 국민연금(8.53%)은 KT의 대표 후보 4인이 추려진 이후에도 이렇다 할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지금으로선 대통령실과 여당의 불만을 의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KT와 지분을 맞교환한 신한은행(5.58%)과 현대차(4.69%)도 마찬가지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만약 국민연금을 비롯한 주요 주주의 반대로 이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KT의 새 대표 선임안이 부결되면, KT는 다시 처음부터 선임 절차를 밟아야 한다. 그렇게 되면 심각한 경영 공백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KT 소액주주들의 움직임도 눈에 띈다. 정부·여당의 개입 이후 KT 주가가 급락하면서 소액주주들이 집단 행동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개설된 카페 KT주주모임에선 소액주주들이 모여 KT 사장 최종 후보자에 찬성표를 던지겠다는 입장을 모으고 있다. KT 소액주주들의 지분은 57%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윤 사장은 이날 최종 후보 확정 소감문을 통해 “최근 정부와 주주의 우려를 충분히 공감하고 있으며, 본인은 후보자로서 주주총회 전까지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맞춰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권하영
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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