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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률 154대1’ 웨이브 인턴십, 어떻게 다를까? [인터뷰]

강소현

[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IT(정보기술) 업계 내 ‘개발자 모시기’가 한창이다.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채용 시장에 한파가 불어닥쳤다지만, 우수한 개발자는 여전히 업계에서 귀한 몸이다.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업계에도 이러한 개발자는 중요하다. 서비스 내에서 이용자의 편의성을 높이고 새로운 경험을 끊임없이 제공하기 위해서다.

이 가운데 OTT 웨이브를 운영 중인 콘텐츠웨이브가 업계 최초로 개발자 채용을 넘어, 육성에 나섰다. 웨이브가 최근 두 번째 기술직군 채용전환형 인턴십을 시작한 가운데, 플랫폼기술본부 소속 김태형 그룹장과 장영하 매니저를 만나 개발자 육성의 필요성을 들어봤다.

◆ 업계 최초 채용전환형 인턴십…프론트엔드·백엔드 등 직군 세분화

웨이브는 지난해부터 ‘테크 인턴십’이라는 이름의 기술직군 채용전환형 인턴십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매년 상반기 프로그램을 진행 중인 가운데, 우수 성과자에게는 웨이브에서 계속 일할 수 있도록 정규직 전환 기회를 제공한다. 실제 지난해 선발한 9명 가운데 4명이 웨이브에서 현재 근무 중으로, 장영하 매니저도 1기 테크 인턴십를 통해 채용됐다.

올해는 프로그램 규모를 확대해 서류전형과 코딩테스트, 면접을 거쳐 총 12명을 선발했다. 이들은 앱 개발과 이용자 편의성 UX 구현(프론트엔드), 회원 및 영상콘텐츠 관리 서버 개발(백엔드) 등 각 지원 분야에서 약 10주간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특히 이번 인턴십 프로그램에는 1기 인턴들로부터 받았던 피드백들이 반영됐다. 선발 직군을 세분화하고, 12주였던 프로그램 기간을 10주로 단축했다. 또 업무멘토 외 인턴의 회사생활 적응을 돕는 ‘생활멘토’ 제도가 도입됐다.

김 그룹장은 “두 번째 인턴십 프로그램은 10주동안 진행된다. 참여자가 취준생이라는 점을 고려해, 이들의 부담감을 줄이고자 프로그램 기간을 단축했다”라며 “또 공통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특정 직군에 사람이 모이면 밀도있는 프로그램 운영이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됨에 따라 올해는 선발 직군을 세분화했다”고 말했다.

이어 장 매니저는 “1기 테크 인턴십에 참여하는 동안 회사에 소속감을 느끼기 어렵다는 아쉬움이 있었다”라며 “특히 지난해의 경우 재택근무가 빈번했던 가운데, 업무멘토가 재택근무를 하는 날이면 ‘나 오늘은 뭐하지?’, ‘밥은 누구랑 먹어야하지?’ 등 회사 생활 부분에서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이번 인턴십 프로그램에는 업무멘토 외에도 생활멘토가 배치됐다”고 전했다.

실무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 구성 '강점'…지원자 174% 급증

플랫폼의 경쟁력은 변화하는 소비자의 기대치를 얼마나 빠르게, 또 지속적으로 충족시키냐에 따라 결정된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선 조직과 문화가 뒷받침돼야 한다.

마찬가지로 OTT라는 서비스를 운영하는 웨이브도 이용자의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려는 책임감 가진 조직을 만들고자, 이러한 인턴십 프로그램을 운영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김 그룹장은 “오너십을 가진 구성원이 그 조직의 힘”이라며 “회사에 깊은 애정을 가진 개발자를 양성하기 위해 각 회사가 공채 제도 혹은 인턴십 프로그램을 운영하게 되는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웨이브의 테크 인턴십은 타사의 인턴십 프로그램과 어떻게 다를까. 장 매니저는 실무를 익힐 수 있는 프로그램 구성을 테크 인턴십의 차별화된 강점으로 꼽았다.

10주라는 기간 동안 인턴들은 2가지의 업무를 맡게 된다. 12명이 한꺼번에 참여하는 공통 프로젝트와, 팀별 배정된 프로젝트다. 특히 팀별 프로젝트의 경우 도메인 별로 팀이 구성되는 가운데, 이들은 각각의 팀에 배치되어 현업자와 함께 서비스용 API(앱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 등 각 도메인에 요구되는 개발을 진행한다.

장 매니저는 “사실 인턴의 경우 충분한 리소스가 있지 않는 한 오히려 현업자의 짐이 될 수 있다”라며 “당시 같이 인턴십을 하셨던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타사 인턴십 프로그램의 경우 일방적으로 과제를 받고 해결하는 방식이었으며, 현업자와의 교류도 적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마지막 주에는 데모데이(Demoday) 형식의 자리를 마련해, 인턴들의 결과물을 소개한다. 결과물 중 일부는 실제 웨이브 서비스에도 반영됐다.

예컨대 장 매니저의 경우 당시 콘텐츠관리시스템(CMS) 개편을 맡았다. 콘텐츠를 업로드했을 때 애플리케이션(앱) 화면에서 이용자에게 어떻게 보여지는 지는 개발자 단에서만 확인 가능했던 가운데, 콘텐츠 관리를 담당하는 부서도 변경 후 앱 화면을 미리 볼 수 있도록 CMS를 개편했다.

김 그룹장은 “충분한 잠재력이 있다고 생각해 실무에 참여시키게 됐다”라며 “화재 등 사고 시에도 이용자가 끊김 없이 콘텐츠를 전달받을 수 있도록 메인서버와 보조서버를 분리하는 ‘콘텐츠 허브’ 등 인턴들의 결과물은 현업자들과 검증을 거쳐 실제 상용화됐다”라고 전했다.

이러한 강점을 바탕으로, 테크 인턴십의 인기는 이어질 전망이다. 실제 올해 테크 인턴십은 15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총 지원자 수는 전년도에 비해 174% 급증했다.

김 그룹장은 향후 인턴들이 개발의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테크 인턴십을 꾸려나갈 계획이다. 나아가 테크 인턴십을 통해 선발된 인재들과 함께 즐기며 개발할 수 있는 조직문화를 만들나가겠다는 포부다.

김 그룹장은 "웨이브에 오는 개발자들이 단순하게 돈을 벌기 위한 것이 아닌, 개발의 재미를 느꼈으면 좋겠다"라며 ”시켜서 하는 일은 재미없다. 오너십을 가진 조직원들이 모여 즐겁게 일할 수 있는 곳 만이 지속 가능하다고 본다. 구성원들이 계속 개발에 흥미를 느낄 수 있는 문화를 이끌어 나가고 싶다"고 전했다.

강소현
ksh@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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