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양원모 기자] 10대 중학생이 "게임을 못 하게 한다"는 이유로 고모를 흉기로 살해하는 강력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일각에선 이번 사건을 계기로 또 '게임 책임론'이 불거질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30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27일 밤 서울 용산구 한 주택 3층에서 40대 여성 A씨가 흉기에 찔린 채 발견됐다. 가족에 의해 발견된 A씨는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사망했다.

경찰은 A씨의 조카인 중학생 1학년 B군을 용의자로 긴급 체포했다. B군은 A씨가 태블릿PC로 게임을 못 하게 한 것에 불만을 품고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조사됐다.

발달 장애가 있는 B군은 수년 전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뒤 고모, 할아버지와 함께 이 빌라에서 생활해왔다고 한다. B군은 형사 처벌을 받지 않는 만 14세 미만 촉법소년으로, 현재 불구속 상태에서 조사받고 있다.

보도 이후 일부 네티즌은 애꿎은 게임이 원흉으로 몰릴 것을 걱정했다. 실제로 과거 강력 사건이 터질 때마다 '게임'이 원인으로 지목된 바 있기 때문이다.

2018년 온·오프라인을 떠들썩하게 했던 '강서구 PC방 살인 사건'이 대표적이다. 당시 윤종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피의자 김성수가 이전에도 PC방을 방문해 5시간 이상 게임에 몰입했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며 사건이 마치 김씨의 게임 중독 때문에 일어난 것처럼 말했다.

그러나 게임보다는 김씨의 '분노 조절 장애'가 원인이라는 게 당시 대다수 범죄 심리 분석가의 분석이었다. 특정 상황에서 감정의 방아쇠(Trigger)가 당겨져 끔찍한 살인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한 네티즌은 사건 기사 밑에 댓글로 "이상 행동은 하고 싶은 것을 못 하게 할 때 나온다. (이번 사건을 놓고) '게임이 문제'라고 하는 사람은 본질을 모르는 것"이라며 "게임이 원인이라면 전 세계 대다수 남자는 잠재적 범죄자냐"고 반문했다.

경찰은 미성년 피의자에 대한 통상적인 신병 처리 절차에 따라 B군을 서울가정법원 소년부로 송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