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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경기 바닥쳤다”… 마이크론·인텔, 이유있는 급등 [美 증시 & IT]

박기록
29일(현지시간 미국 증시는 '은행 리스크' 진정에 대한 믿음이 더욱 강화된데다 '마침내 반도체 경기가 바닥을 쳤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반도체 및 빅테크 주를 중심으로 3대 주요 지수가 큰 폭으로 반등했다.

특히 시황이 악화로 메모리 반도체가 주력인 마이크론과 파운드리 설비 투자 확대로 약세를 보여왔던 인텔의 주가가 각각 7% 이상 급등했고, 또한 램리서치 등 주요 반도체 관련 장비업체들의 주가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반도체 경기가 살아난다는 것은 곧 글로벌 경기도 침체를 벗어나 회복 국면으로 진입한다는 낙관적인 시그널을 증시에 제시했다.

이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1% 오른 3만2717.6으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42% 상승한 4027.81로 종료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79% 급등한 1만1926.24로 장을 마쳤다.

물론 은행 리스크의 진정세와 경기 활성화 기대가 커진 만큼, 아직 인플레이션을 잡지못하고 있는 미 연준(Fed)의 금리정책 기조가 다시 강경해질 수 있다는 점은 여전히 증시의 변동성을 키우는 부담 요인이다.

이런 점에서 31일(현지시간) 예정된 미국의 2월 개인소비지출 데이터가 중요해졌다. 아울러 시장에서는 5월 FOMC에서 미 연준이 한 차례 더 베이비스텝을 단행할 것이란 전망이 높아졌다.

이날 나스닥 시장의 급등으로 전기차, 빅테크, 반도체 등 핵심 섹터가 모조리 강세를 보였다.

전기차 대표주 테슬라는 2.48%오른 193.88달러로 마감했다. 리비안(+9.88%)이 큰 폭으로 올랐고, 루시드(+1.99%)와 니콜라(+1.35%) 강보합으로 마쳤다.

리비안은 월가의 투자금융사인 니덤이 긍정적인 시장 전망을 내놓으면서 급등했다. 이날 니덤은 자동차산업 통계를 인용해, 올 1분기 리비안이 8145대의 차량을 고객에게 인도함으로써 시장 예상치인 7161대를 크게 상회했다고 분석했다.

반도체는 엔비디아(+2.17%),AMD(+1.62%), 마이크론 테크놀로지(+7.19%), 인텔(+7.61%), 퀄컴(+3.09%) 등 주요 기업들이 일제히 상승했다.

이날 반도체 섹터에서 가장 주목받은 것은 그동안 반도체 재고와 업황 사이클의 극심한 부진으로 주가가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마이크론과 인텔의 급등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게도 긍정적인 시그널이다.

전날 마이크론은 2023 회계년도 2분기 실적발표에서 전년대비 50% 넘는 매출 감소를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올 하반기부터는 낙관적인 실적 가이던스를 제시하면서 급등했다. 주가는 과거에 미련을 두지않고 언제나 미래를 향한다는 격언대로다.

반도체 시황에 대한 낙관론이 확산되면서 마이크론의 주가 뿐만 아니라 인피니언 등 유럽의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도 일제히 강세로 마감했다.

전날 마이크론이 발표한 2분기 매출은 36억9000만 달러로 전년동기(77억 9000만 달러) 대비 50% 이상 급감했다. 비GAAP 기준 순손실도 20억8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영업현금흐름은 3억4300만 달러로 전년동기(36억3000만 달러) 대비 급감했다.

마이크론의 최고경영자인 산제이 메로트라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인공지능(AI) 수요의 확산에 힘입어 오는 2025년에 기록적인 해를 맞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물론 마이크론은 이같은 낙관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올해 안원감축 목표를 기존 10%에서 15%로 늘리는 등 재무개선 노력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인텔도 반도체 시장 낙관론이 커지면서 오랜만에 급등세를 보였다. 인텔은 전력효율을 강화한 데이터센터 시장 공략을 위해 내년 상반기 차세대 데이터센터 칩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로이터에 따르면, 인텔의 데이터 센터 및 AI 그룹의 샌드라 리베라 대표는 이날 IR행사를 통해 4세대 제온 프로세서인 '사파이어 래피드'와 5세대 제온 프로세서인 '에메랄드 래피즈'가 올해 말에 납품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애플(+1.98%), 아마존(+3.10%), 알파벳(+0.36%), 마이크로소프트(+1.92%), 넷플릭스(+2.63%), 메타 플랫폼스(+2.33%) 등 주요 빅테크 기업들도 지수에 수렴하면서 대부분 강세로 장을 마쳤다.

이날 투자금융사 웨드부시는 아마존이 대규모 극장 체인인 AMC 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할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이 회사의 부채 규모와 최근의 인플레이션을 감안할 때 아마존이 인수할 실익이 떨어졌다는 것으로,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는 아마존의 사업 축소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박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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