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백과] OTT가 ‘FAST’하게 글로벌 진출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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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패스트(FAST·Free Ad-supported Streaming TV)가 K-콘텐츠의 글로벌 시장 진출 활로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최근 진행된 한 간담회에선 국내 디지털미디어기업들이 규모의 경제가 아닌 콘텐츠 경쟁력 만으로 글로벌 기업들의 공세에 대응하고 있다면서, 장기적으로 규모의 경제가 뒷받침되지 않는 한 시장에서 생존하기 어려울 것임이 지적됐는데요. 이 과정에서 FAST를 통한 글로벌 시장 진출 방안이 언급됐습니다.
FAST는 광고를 보면 무료로 볼 수 있는 ‘광고형 VOD(AVOD)’를 스트리밍하는 서비스로, AVOD 콘텐츠를 하나의 TV채널 형태로 제공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광고 기반의 TV채널들이 모인 플랫폼이라고 이해하면 쉽습니다.
국내에선 생소하지만, 해외에서 FAST는 이미 새로운 콘텐츠 유통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는데요. 이는 비싼 유료방송 요금 때문입니다. 미국 등 해외 주요 국가의 유료방송 요금은 국내와 비교해 8배 가까이 비싼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자연스럽게 광고를 보는 대신 합리적인 가격에 이용 가능한 FAST에 관심이 쏠렸습니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옴디아(OMDIA)는 이런 수요에 힘입어 2025년까지 FAST를 포함한 글로벌 AVOD 스트리밍 시장이 2600억 달러(약 374조66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기도 했죠.
국내에도 FAST 플랫폼은 존재합니다. 삼성전자가 2018년 미국에서 타이젠 전용 앱으로 처음 선보인 ‘삼성TV플러스(+)’는 대표적인 FAST 플랫폼이죠.
김상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담당 부사장은 올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에서 “미국의 경우 TV로 OTT를 보는 시간이 생방송을 보는 시간보다 많아졌다. 앞으로 삼성전자는 TV를 더 많이 판매하는 전략에서 벗어나,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TV에 얹어 서비스하는 기업으로 탈바꿈할 것”이라며 ‘삼성TV플러스’ 관련 사업을 강화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실제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운영체제(OS)인 타이젠의 점유율이 높다는 점에서 전망은 밝습니다. 지난해 2분기 기준 글로벌 TV OS시장에서 타이젠의 점유율은 20.9%로 2위를 차지했습니다. 1위는 구글 안드로이드로, 점유율은 43%였습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전 세계에 (삼성전자의) TV는 1.3억대, 모바일 기기는 3.5억대 배급돼 있다”라며 “‘TV플러스 퍼스트’라는 내부정책 하에 삼성전자의 스마트TV를 켜면 첫 화면이 TV플러스에 대한 추천 화면이 등장하도록 했다. 또 전세계에 보급된 리모콘에 ‘삼성TV플러스’ 핫키(바로가기 버튼)를 탑재해 접근성을 높였다”고 말했습니다.
문제는 콘텐츠의 경쟁력입니다. 이날 간담회에서 언급됐듯이 삼성전자의 경우 콘텐츠 기획·제작 역량이 떨어지는 가운데, 향후 OTT를 비롯한 여러 방송사·제작사와의 상생이 강조됐는데요.
현재 삼성TV플러스에서 서비스 중인 250개의 채널 가운데 K-콘텐츠를 서비스하고 있는 채널은 총 3개로, 이들 채널의 시청률은 모두 최하위권에 속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삼성전자는 콘텐츠제공업체(CP)들로부터 양질의 콘텐츠를 공급받고 있지 못한 것을 그 이유로 꼽았는데요.
하지만 CP는 삼성TV플러스를 통한 콘텐츠 유통에 조심스러운 모습입니다. 리스크가 크기 때문인데요. 글로벌 유통을 위해선 자막 제작 등 수백억원의 비용이 요구되지만, 아직 패스트 시장에서 삼성TV플러스의 성과는 입증된 바 없기 때문입니다.
콘텐츠업계 관계자는 “패스트 시장이 형성되려면 많은 사람들이 봐야하고, 거기에 광고가 붙어야 한다”라며 “제작사들이 아무리 (삼성TV플러스를 통해) 콘텐츠를 유통하고 싶어도 지금 현재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 상황에선 리스크가 있다”라고 전했습니다.
그럼에도 향후 OTT를 비롯한 여러 방송사·제작사가 글로벌 기업을 상대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협력할 필요성이 대두되는데요. 정부가 이들의 상생을 위한 지원을 약속한 가운데, 업계가 현재 직면한 위기를 상생으로 극복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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