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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영원한 전설로 남은 ‘피자왕’ 성신제…'피자 시장'은 또 다른 지각변동

오현지
고 성신제 회장 <2017년 SBS스페셜 유튜브 영상중 캡쳐>
고 성신제 회장 <2017년 SBS스페셜 유튜브 영상중 캡쳐>
[디지털데일리 오현지 기자] 2023년을 기준으로 놓고 본다면 ‘성신제 피자’를 익히 들어본 사람도 있겠지만 전혀 생소한 사람도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성신제’라는 이름은 국내 피자 역사, 나아가 외식업의 역사를 얘기할때 빼놓을 수 없는 전설이다.

‘피자=피자헛’의 공식을 깨고 자수성가한 ‘성신제 피자’는 외식할 때 꼭 먹어야 할 국내 토종 프랜차이즈 브랜드였다.

지난 1998년 ‘성신제 피자’를 창업한 성신제 씨가 암투병중 지난 2일 75세로 별세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성신제 씨가 피자와 인연을 맺은 것은 198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미국 펩시코 인터내셔널로부터 피자헛 한국 라이센스를 획득했다.

하지만 1993년 보유지분을 펩시코로 넘기면서 피자헛의 국내 사업은 접었다.

이후 여러 외식 브랜드를 국내 시장에 도입했으나 실패했고 1998년에는 IMF 외환위기를 겪으며 심각한 사업난을 겪었다.

그러나 성 씨는 여기에 굴하지 않고 1998년 자신의 이름을 딴 ‘성신제 피자’를 열었다. ‘성신제 피자’는 고객이 매장에 방문하는 레스토랑 형태로 운영됐으며 피자헛 위주의 피자 시장을 개편하는 데 성공했다는 받게된다.

50대에 자수성가한 사업가의 이미지로 그는 스타덤에 올랐다. 성공신화의 주인공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모든 것이 그렇듯 영광의 시간이 빛날수록 그림자도 함께하는 법이다.

어느 순간 피자 시장이 배달 위주로 개편되고 미스터피자, 파파존스 등 경쟁업체가 속속 등장하면서 ‘성신제 피자’의 거침없는 성장세도 꺾이기 시작했다.

결국 2007년 ‘성신제 피자’ 법인이 문을 닫으면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물론 ‘성신제 피자’는 문을 닫았지만 성 씨의 외식사업에 대한 열정은 한 번도 꺼진 적이 없었다. ‘원래 사업이란 실패도 하는 것’이라는 그의 철학은 결코 꺽이지 않는 도전의 화신임을 방증한다.

특히 지난 2014년 미국 프랜차이즈 지지스 사와 협력해 ‘지지스코리아’를 창업하고 서울 강남가 역삼동에 지지스컵케이크 한국 1호점을 오픈했다. 컵케이크 사업에 도전하는 그의 모습은 여러 방송을 통해 소개되며 소상공인들에게 큰 위로가 되었다.

하지만 지지스컵케이크 한국 1호점도 2016년 폐업으로 끝나고 말았다.

앞서 고인의 투병은 2011년부터 시작됐다. 당시 직장암 4기로 간, 폐에 전이돼 6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았지만 치료를 포기하지 않았다.

고인의 주요 저서는 ‘창업자금 7만2천원’, ‘나는 50에 꿈을 토핑한다(성신제 경영 수필)’, ‘달콤한 모험’, ‘괜찮아요 - 조금 덜 젊은 이가 조금 더 젊은 이에게 전하는 사연’ 등이 있다.
<출처>인터넷 블로그
<출처>인터넷 블로그
◆배달 피자 시장도 정체… 이젠 대기업들 '냉동 피자' 시장으로 재편

한편 우리나라 배달 피자 시장은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성신제 피자’ 이후에 우리나라 피자 시장이 배달로 전환되면서 빠르게 자리를 잡았던 도미노피자의 경우, 여전히 업계 1위지만 매출은 정체 상태를 보이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도미노피자를 운영하는 청오디피케이는 코로나19로 배달사시장이 활황이었던 2020년 232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2021년에는 2235억원으로 매출이 다소 줄어들었다.

한국피자헛 매출도 2020년 1197억원, 2021년 966억원으로 역시 정체 상태를 보이고 있다.

물론 이같은 '배달 피자'의 매출 부진이 국내 피자 소비의 위축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피지 시장에 또 다른 변화가 생기고 있는 것이다.

즉 포장 전문 피자 브랜드가 급성장하고 있으며 특히 오뚜기, 풀무원 등 대기업에 뛰어든 냉동 피자 시장 역시 커지고 있는 것이다.
오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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