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소재

"아우디·마세라티도 쓴다"…대주전자재료, '실리콘 음극재' 초격차 시동 [소부장박대리]

김도현
사진=디지털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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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화물 방식 상용화…경쟁사 주로 탄소 복합체
- 연내 실리콘 함량 8% 도달할 듯
- 국내외 배터리 제조사들과 논의…현대차 등 탑재 예정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대주전자재료가 핵심 먹거리로 자리 잡은 실리콘 음극재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낸다. 수요가 급증하는 데 따른 대응 차원이다. 회사는 10년 넘게 쌓아온 기술력을 내세워 다른 플레이어와 격차를 벌리겠다는 심산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마세라티가 연내 출시할 전기차 ‘그란투리스모 폴고레’에 대주전자재료의 실리콘 음극재가 활용된다. 이미 포르쉐 ‘타이칸’에 이어 아우디 ‘E-트론 GT’에도 투입된 바 있다. 또 다른 공통점으로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를 장착한다는 것.

실리콘 음극재는 차세대 배터리 소재로 불린다. 현재 사용되는 음극재 대부분은 흑연 기반이다. 다만, 배터리 충전 시 리튬이온이 흑연 층 사이사이로 침투하면서 해당 층이 늘어나는 문제가 있다. 이로 인해 내부 구조가 변화돼 배터리 용량이 줄어든다.

대안으로 실리콘 음극재가 꼽힌다. 흑연은 탄소 원자 6개당 리튬이온 1개가 저장되나 실리콘은 원자 4개당 리튬이온 15개를 저장할 수 있다. 흑연계보다 고용량 및 고출력 배터리를 구현하는 데 유리하다는 의미다. 급속 충전 설계에도 용이하다.

다만 실리콘계는 내구성과 팽창 이슈가 있다. 업계에서는 흑연 음극재에 실리콘 함량을 높여가는 식으로 보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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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 음극재는 다시 실리콘 산화물(SiO), 실리콘 탄소 복합체(Si-C) 등으로 나뉜다. SiO는 수 나노미터(nm) 크기 실리콘과 산소, 탄소로 이뤄진 분말이다. Si-C는 수십 nm 크기 실리콘과 탄소가 혼합된 분말이다.

이중 대주전자재료는 SiO 제품을 다룬다. SK 그룹(SKC·SK머티리얼즈그룹14)과 포스코 그룹(포스코실리콘솔루션·포스코퓨처엠)을 비롯해 한솔케미칼, 엠케이전자, 중국 BTR 등은 Si-C 위주다. 포스코퓨처엠과 BTR의 경우 SiO도 일부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오성민 대주전자재료 부사장은 “Si-C는 사이즈가 커서 전기차에 적용하기는 한계가 있다. 아울러 수명과 생산성 등에서 불리한 점도 걸림돌”이라고 설명했다. SiO 입자 크기는 5nm 내외로 Si-C 대비 10배 작다. 쉽게 말해 탁구공과 볼링공 차이 정도다.

대주전자재료는 지난 2011년 실리콘 음극재 개발에 돌입했다. 과거 사업화한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격벽용 유리재료, 나노분말 등에 도입한 기상증착 공법이 실리콘 음극재에 응용되면서다.

2010년대 중반부터 LG화학(현 LG에너지솔루션)과 손을 잡고 전기차 배터리용 실리콘 음극재 연구를 본격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주전자재료가 SiO 물질을 전달하면 LG에너지솔루션이 흑연 음극재와 섞는 방식으로 협업했다. 2019년 첫 납품이 이뤄지면서 타이칸에 들어가게 됐다.

현재 상용화한 실리콘 음극재의 실리콘 함량은 5% 수준이다. 대주전자재료는 연내 8%까지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향후 10% 이상으로 증가시킬 예정인데 이렇게 되면 에너지 밀도가 약 3배까지 높아진다. 현대차 등 완성차업체는 물론 LG에너지솔루션 외 글로벌 배터리 제조사들도 관심을 가지고 대주전자재료와 논의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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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기술력 개선도 준비 중이다. 기존 SiO는 초기 충전에서 비가역반응물 생성으로 초기 효율에 한계가 있었다. 대주전자재료는 마그네슘을 더한 고효율 SiO 개발에 성공했다.

오 부사장은 “마그네슘실리케이트는 리튬하고 반응을 안 하면서 초기 효율을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80%대 초반에 머물렀던 초기 효율은 80% 중후반으로 향상될 전망이다. 내년부터 공급 개시될 것으로 보인다.

대주전자재료는 질적 성장도 이뤄내고 있다. 지난 2020년 400톤이었던 실리큰 음극재 생산능력(캐파)은 현시점에 3000톤까지 증대됐다. 경기 시흥에 구축 중인 신공장을 통해 2025년 2만톤, 2027년 5만톤 캐파를 갖출 계획이다. 시흥캠퍼스는 최대 8만톤까지 확장 가능하다. 향후 세워질 전북 새만금 생산기지까지 더해지면 2030년에는 10만톤 캐파를 확보할 수 있다.
김도현
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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